드라마에서 구라질을 워낙에 쳐놔서 그렇지 갑옷 입은 상대(심지어 천을 겹쳐서 만든 누빔 갑옷 조차도...)를 죽이는 일은 쉽지 않아요. 거기다 방패까지 들면 타격점이 거의 없어 개짜증...
중세 바이킹 전투 지역에서 출토된 유골을 보면 대부분이 몸통보다는 팔 다리에 찔리고 베인 흔적이 많습니다. 뭐 전투 불능이 된 다음에 치명타를 받거나 과다 출혈로 꾀꼬닥 했다는 이야기지요.
뭐 닛본도 신봉자들이 체스토~ 그러면서 짚단이건 갑옷이건 댕강댕강 자르는 시연을 보여주곤 합니다만, 실전에서 그런 참격이 가능하겠는가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죠. 칼들고 닥돌하다가 장창에 찔리는 게 다반사일 거고, 근접전에서도 영화 명량에서 보여줬듯이 레슬링에 가까운 개싸움이 될 확률이 다분합니다.
아래 플레이트 아머에 대해 설명해 주신 분이 있지만, 실제 이 물건 화살은 물론이고 총알로도 뚫기 어렵습니다. 플레이트 아머의 강화형인 퀴레이스 아머(베르세르크의 악당 그리피스가 걸친 그 갑옷)의 경우 60kg이상이었고, 투구와 갑옷 전면부의 철판 두께는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과거 영국에서 의회와 국왕 간에 내전이 일어났을 때 어떤 귀족 아제가 튀고 있는 와중에 상대 기병이 쫓아와서 그의 투구에 권총을 대고갈긴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이 귀족 아제 살았죠. 충격으로 정신줄을 잠시 놓긴 했지만 말입니다.
사실상 동서양에서 갑옷이 도태된 것은 비용과 기동력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갑옷 한 벌 만들 쇳덩이로 총을 여러 개 만드는 게 수지타산이 맞았던 거지요. 거기다 아무리 방어력이 원츄해도 기동력이 떨어지면 전장에서 긴밀하게 써먹기 힘듭니다. 특히 전열보병이 자리잡고 포병의 전문적인 운영과 전술의 발달이 이루어지는 근세 시대부터는 더더욱 말입니다.
이는 현대전에서도 볼 수가 있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 비겁한 수준으로 장갑이 두꺼웠던 영국과 프랑스의 전차들이 개전 초기에 어떤 식으로 농락을 당했는 가 생각을 하면 잘 알 수 있는 일이죠.
오토 카리우스 같은 전차 본좌들도 화력과 기동력이 적절한 전차를 좋아했지, 쾨니히스 티이거 같이 발이 느린 놈에 대해서는 안 좋아했죠.(쫓아가기도 도망가기도 힘드니...)
아무튼 갑옷이 마지막으로 사라진 건 1차 세계대전 때였습니다.
이때까지 쓸모없는 기병은 흉갑을 착용했었고, 보병들 중에서도 기관총과 포격의 파편을 대비하기 위해 철판을 누덕누덕 걸친 갑옷을 입기도 했죠. 이탈리아 군의 경우는 조상인 로마군의 갑옷과 비슷한 방탄복을 걸치고 적 참호를 빼앗은 적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경우, 전차병에게 사슬 갑옷 형태의 보호복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뭐 이후로는 깡그리 다 사라지고 현재 존재하는 갑옷이라곤 방탄복 정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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