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설님의 음식에 간맞추는 이야기가 있는 정담글을 보게 되었죠. 그때 저는 ‘나이 드신 분들은 미각이 감퇴되셔서 조금 더 짜게 간을 맞춘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 이후 이상하게 음식의 간 이야기와 제 댓글의 내용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지다가 백유읍장(伯兪泣杖)이라는 고사성어를 찾았습니다.
"백유가 잘못을 저질러 그 어머니가 매질을 하자, 백유가 울었다. 어머니가 '다른 날(지난 날)에 매를 들 때는 일찍이 운 적이 없었거늘, 지금 우는 까닭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백유가 '전에 죄를 지어 매를 맞을 때는 언제나 그 매가 아팠는데, 지금은 어머니의 힘이 모자라 능히 저를 아프게 하지 못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울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伯兪有過 其母笞之 泣 其母曰 他日笞 子未嘗泣 今泣 何也 對曰 兪得罪 笞常痛 今母之力 不能使痛 是以泣) 《설원(說苑)》
바로 예전에 비해 음식이 짜진 것입니다. 원래 저희 집은 싱겁게 먹기 때문에 바깥 밥과 차이가 커서 금방 눈치 채지 못한 거죠. 이 사실을 깨닫게 되니 문득 슬퍼지더군요. 어머니께서 나이가 드신 것이 확연히 실감이나기 시작했습니다. 고사 속의 백유가 어머니의 매가 아프지 않은 사실에 슬퍼했다면, 저는 어머니의 예전보다 간이 더 된 음식을 먹으며 슬픔을 느꼈습니다.
한번 이 사실을 깨닫게 되니 부모님께 시선이 더 가게 되더군요. 확연히 줄어든 아버지의 머리숱(원래 매우 많으셨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어머니의 흰머리, 그리고 두분의 이마에 보이는 주름들...
왠지 이 모든 것이 저의 탓인 것 같아 더욱 슬픔이 몰려옵니다. 그나마 이제라도 안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부족하겠지만 더욱 열심히 효도하렵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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