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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아버지, 어머니...

작성자
Lv.16 유니셀프
작성
13.10.29 21:48
조회
1,101

최근 이설님의 음식에 간맞추는 이야기가 있는 정담글을 보게 되었죠. 그때 저는 ‘나이 드신 분들은 미각이 감퇴되셔서 조금 더 짜게 간을 맞춘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 이후 이상하게 음식의 간 이야기와 제 댓글의 내용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지다가 백유읍장(伯兪泣杖)이라는 고사성어를 찾았습니다.

 

"백유가 잘못을 저질러 그 어머니가 매질을 하자, 백유가 울었다. 어머니가 '다른 날(지난 날)에 매를 들 때는 일찍이 운 적이 없었거늘, 지금 우는 까닭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백유가 '전에 죄를 지어 매를 맞을 때는 언제나 그 매가 아팠는데, 지금은 어머니의 힘이 모자라 능히 저를 아프게 하지 못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울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伯兪有過 其母笞之 泣 其母曰 他日笞 子未嘗泣 今泣 何也 對曰 兪得罪 笞常痛 今母之力 不能使痛 是以泣) 《설원(說苑)》

 

바로 예전에 비해 음식이 짜진 것입니다. 원래 저희 집은 싱겁게 먹기 때문에 바깥 밥과 차이가 커서 금방 눈치 채지 못한 거죠. 이 사실을 깨닫게 되니 문득 슬퍼지더군요. 어머니께서 나이가 드신 것이 확연히 실감이나기 시작했습니다. 고사 속의 백유가 어머니의 매가 아프지 않은 사실에 슬퍼했다면, 저는 어머니의 예전보다 간이 더 된 음식을 먹으며 슬픔을 느꼈습니다.

 

한번 이 사실을 깨닫게 되니 부모님께 시선이 더 가게 되더군요. 확연히 줄어든 아버지의 머리숱(원래 매우 많으셨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어머니의 흰머리, 그리고 두분의 이마에 보이는 주름들...

 

왠지 이 모든 것이 저의 탓인 것 같아 더욱 슬픔이 몰려옵니다. 그나마 이제라도 안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부족하겠지만 더욱 열심히 효도하렵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Comment ' 3

  • 작성자
    믌고기
    작성일
    13.10.29 21:59
    No. 1

    아아, 제가 얼마나 불효자인지 깨닫게 되네요. (저도 제가 불효자인 것을 알지만 이 글을 보고 더욱이 그 사실을 체감하기에 가슴이 너무나도 아프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유니셀프
    작성일
    13.10.29 22:02
    No. 2

    그래도 아직 저희에겐 기회가 있습니다. 그것이 참 행운인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이설理雪
    작성일
    13.10.30 12:10
    No. 3

    그렇습니다, 부모님이 늙는 것은 자식 때문이지요.
    신동엽MC가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그것도 병환 중에. 그래서 2-30대 때는 "가장 부러운 사람이 누구냐" 라는 질문을 받으면 "엄마가 건강한 사람" 이라고 답했고, 40대 현재는 "엄마가 있는 사람" 이라고 답한답니다.

    부모님이 건강히 살아계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야 할 일이지요.

    좋은 거 깨달을 수 있게 해주심,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하나만 더 덧붙이자면.
    저희 어머니는 결혼하실 그 때부터 이미 간 조절을 못 했어요...;;;;;;;;
    (오우 이거 생각할 수록 집안망신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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