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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3.07.06 15:02
조회
1,514

요즘엔 글 쓰는게 조각처럼 느껴집니다.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흰 백지를 보고 있자면, 저는 마치 커다란 대리석을 마주하는 듯한 기분이 들지요.

이 대리석 어디를 어떻게 깎아 어떻게 다듬을까...하면서 머릿속으로 완성된 조각을 떠올립니다.

그러다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면 정을 놓고 망치를 치는거죠.

커다란 윤곽선만 몇 가닥 그은 채, 대리석을 부수는 건지 조각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때립니다.

그래놓고 나중에 보면,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또 하나의 대리석 덩어리가 하나 서 있죠.

상상했던 것과는 항상 달라서 마음이 아픕니다.

나는 재능이 없구나, 여기를 잘못 부쉈던 걸까, 여기를 이렇게 했었어야 했던가...

하지만 이미 깨부순 조각은 되돌릴 수 없지요. 찰흙처럼 붙일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아쉽게도, 그 이후는 제가 해본 적이 없습니다.

부끄럽지만 저의 인내심이 거기까지 닿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렇게 무너뜨린 대리석이 몇 개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밀 타격(?) 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울퉁불퉁한 대리석 덩어리로 남은 것들이 말이죠.


이제는 그것들을 다시금 다듬어볼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데도 그때는 알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늦게나마 해 봐야죠. 

그래봤자 역사에 남을 조각상들만큼은 나오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언젠가 한번 올렸듯이, 저는 특별한 사람은 아니니까요.)

비록 창고에 쌓이더라도 좀 볼만한 것들을 만들어야겠거든요.


대리석 덩어리 말고 말이죠.




Comment ' 6

  • 작성자
    Lv.10 낭만거북이
    작성일
    13.07.06 15:08
    No. 1

    이제 전설의 달빛조각사가 되는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탈퇴계정]
    작성일
    13.07.06 15:10
    No. 2

    조각이 아니라 조소라고 생각해보세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07.06 15:12
    No. 3

    그나저나 부서진 멘탈은 어떻게 회복하나요.
    멘탈 회복 가능성이 제 전역보다 더 안 보이는것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곁가지엽끼
    작성일
    13.07.06 15:15
    No. 4

    당장은 지루하고 힘든 조각이 될지언정.. 언젠가는 원하는대로 대리석도 흙주무르듯이 쉽게 조각하게 되는 날이 오겠지요.
    희망을 가지고 꾸준히 시도하시길.. 기원합니다.
    누구인들 처음부터 대리석을 쉽게 조각하겠습니까?
    숙달이 될때까지 지루하고 힘든 여정이 있겠지만, 그 고비를 넘기면 "아하 조각은 이렇게 하는구나"하고 언젠가는 전문가 보다 더 잘 조각하게 될것을 굳게 믿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묘로링
    작성일
    13.07.06 18:23
    No. 5

    쓸데없이 큰 뭉치 안에서, 의미 있는 곳만을 남기고 깎아내는 작업을 하는 것은 조각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다만 글도 조각도 쉬운 소재를 쓴다면, 덧대 붙일수가 있지 않을까? 처음부터 대리석을 조각하는건 너무 가혹하잖니. 힘내라 아로야.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시두김태은
    작성일
    13.07.06 19:33
    No. 6

    힘내! 아로고기! 지느러미로도 할 수 있어!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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