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주말이라 다른 날에 비해서
특별히 바쁜 날이었습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집 앞의 그 골프타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밤 9시 50분 무렵이었습니다.
주방 정리하고 잠깐 앉아 있다가
(이 때 모니터 화면을 그냥 지나가듯이 봤기 때문에
3번방 나올 거라는 걸 몰랐어요)
화장실에 갔습니다.
근데 하필 그 때 인터폰이 오는 거에요.
할 건 다 하고 나와서 인터폰 받으려고 후다닥 가는데
4번방 손님께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서
캔맥주 세 개만 달라고 하시는 거에요.
챙기러 간 사이 3번방의 부부는 방을 나왔고,
제가 캔맥주 꺼내는 동안 “저기요!” 불렀지요.
제가 대답을 했지만 부부는 못 들었고
저는 맥주를 갖고 나왔지만 아무도 없길래
방 안의 손님이 불렀나 보다,
하고 맥주와 안주 갖다 드렸어요.
그리고 자리로 돌아와서 모니터 화면 슥 보는데
3번 방이 빈 창인 거에요. 복도에 걸린 방 안의 TV도
게임이 끝났다고 알려주는 거에요.
급히 3번 방으로 가봤지만 방 안은 텅 비었고
커피 잔과 서비스용 과자와 물잔만이 탁자 위에 남아있더라구요.
아뿔싸!!!!!!!! 튀었다!!!!!!!!!!
앞이 깜깜해지고 간이 철렁 내려앉더군요.
예약받는 노트에 번호가 남아 있어서 아무리 전화를 해봐도 안 받아요~
오메 내 일당~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전반 직원이자 친구에게 급히 전화해서 알리고,
사장님께도 보고하구요.
골프타운 회원이니까 받으면 된다고 하시면서 걱정 내려놓으래요.
외상 적어놓으면 된다고.
근데 그러면 뭐합니까,
제가 볼 때는 튄 것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일당~~~~~~~~~~~
안절부절 못 하고 있는데 카운터 전화로 전화가 한 통 와요.
번호가 문제의 그 번호인 거에요!
격앙된 목소리로 받았죠~
아래 층에 클럽 넣으러 갔다가 사모님한테 돈 드렸다는 거에요~
카운터에 직원이 없더라면서요~
(저는 3층 스크린골프 담당이구요,
1층과 2층은 실외골프연습장입니다
해서 3층 스크린골프 6개의 방도 Open mode 이지요.)
“진짜요~ㅠㅠ?”
라고 되물으니 전화 주인이신 사모님이 실소를 터트리며
“우리 여기 회원인데~”
“네, 감사합니다!”
하는데 이미 끊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십년감수했습니다, 정말.
11시에 퇴근하면서 사장님과 교대하면서 그 얘기도 했지요.
6일만에 오늘처럼 긴장타기도 처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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