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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2.10.15 02:31
조회
1,285

‘이정환+김수겸?' 슬램덩크로 본 양동근

‘슬램덩크’ 캐릭터 이정환·김수겸과 닮은꼴

플레이스타일-리더십 섞은 현실 속 양동근

농구 만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이노우에 다케히코 원작 인기만화 '슬램덩크(SLAM DUNK)'다.

'슬램덩크'의 인기 비결은 단순하다. 농구만의 매력을 가장 실감나게 드러냈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꿈틀거려 보는 이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애독자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여러 갈래로 나뉠 만큼, 캐릭터 하나하나는 개성이 뚜렷했다.

그렇다면 현 KBL 최정상급 포인트가드로 꼽히는 울산 모비스 양동근(31·181㎝)을 '슬램덩크' 캐릭터에 비교한다면 누구와 가장 흡사할까. 호불호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해남대 부속고 주장 이정환과 상양의 선수 겸 감독 김수겸이 먼저 떠오른다.

둘 다 대단한 리더십과 경기 장악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양동근의 만화 버전으로 손색이 없다. 이정환과 김수겸은 게임 운영은 물론 득점이 필요할 때는 주포로 활약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겸비했다. '에이스'라는 칭호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김수겸은 날카로운 패스와 정확한 슛을 통해 게임을 풀어가는 이른바 정통파 포인트가드다. 꽃미남 외모와 호리호리한 체구를 가진 그는 신체 조건은 썩 뛰어나지 않지만 센스와 전체 경기를 읽는 눈이 좋다. 동료들 움직임에 맞춰 한 박자 빨리 패스를 건네는 것은 물론 슛을 던지는 타이밍 또한 상당히 빨라 매치업 상대를 쉽게 속인다.

반면, 근육질의 이정환은 강한 파워와 스피드가 발군이다. 어설픈 패싱게임으로 경기를 풀어가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선두에 서서 상대팀의 수비진을 허무는 돌격형 투사다.

지치지 않는 체력과 승부 근성으로 뭉친 이정환의 공격 시 위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현란한 드리블과 센스로 상대를 속이는 김수겸과 달리 이정환은 그럴 필요가 없다. 순간적인 스피드가 좋아 동선이 간파당해도 어렵지 않게 뚫는다. 한발 앞서 잽싸게 막아서는 상대는 몸싸움으로 밀어낸다.

워낙 빠르고 힘이 좋아 복잡한 잔기술이 크게 필요 없다. 같은 1번 포지션은 물론 어지간한 포워드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을 정도다. 북산센터 채치수의 골밑수비를 돌파로 뚫고 능남 포워드 윤대협을 상대로 블록슛을 하는 등 탈 가드급 플레이의 소유자다.

일단 플레이 스타일만 놓고 따졌을 때 양동근은 이정환을 좀 더 닮았다.

양동근은 신장은 크지 않지만 탄탄한 근육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파워와 스피드로 매치업 상대를 압살한다. 그와 몸싸움을 벌이는 대부분의 상대 가드들은 월등한 힘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소속팀에서는 이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주문하기도 한다. 여기에 빼어난 슈팅력과 강한 체력까지 갖춰 돌파와 슛을 반복하며 상대를 농락하기 일쑤다.

이는 수비에도 영향을 끼쳐 양동근이 마음먹고 대인마크를 들어가면 어지간한 상대는 평소보다 좋은 움직임을 나타내기 어렵다. 경기 시야가 더 넓고 패싱센스가 좋은 가드라 해도 일단 맞상대에서 밀려 정상적인 플레이가 힘들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양동근의 이런 장점이 일각에서는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플레이하는 스타일상 전통적인 야전사령관들처럼 송곳 같은 어시스트나 넓은 시야로 경기 전체를 이끌어 가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이기 때문. 어지간한 가드들과 비교하면 떨어지지 않겠지만 강동희-이상민-김승현 등으로 간격을 좁히면 그 차이가 뚜렷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국제대회에서의 부진도 저평가에 한몫하고 있다. 양동근은 자신 이상으로 운동능력과 힘이 좋은 상대를 만나면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다. 국내에선 그러한 선수들이 거의 없었기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국제무대는 다르다. 때문에 국제대회가 끝날 때마다 양동근은 팬들의 비난에 시달려야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뛰는 선수라 공격이 안 되면 수비에서라도 역할을 해주지만 팬들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양동근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나 국내 리그에서의 존재감만 놓고 따졌을 때는 다소 서운할 수도 있지만 "화려한 패스로 게임을 지배하고 싶지만 태생적으로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며 이 같은 비판을 수용한다. 어찌 보면 지나칠 정도로 겸손하다고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성격 때문에 상대팀들은 양동근이 더욱 무섭다. 아직도 자신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양동근은 비시즌에도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경기 중에도 공수에서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공격은 물론 수비나 궂은일에서도 마치 신인처럼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는 양동근을 보고 있노라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안주하거나 방심하는 모습은 양동근에게서 찾아보기 힘들다.

성격 면에서는 양동근과 이정환은 다르다. 양동근이 심하게 겸손하다면 이정환은 자부심하나만큼은 만화 속 등장인물 중에서도 손에 꼽히기 때문.

오히려 마인드만 따진다면 양동근은 김수겸과 비슷하다. 겸손한 성격과 달리 양동근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춘 선수다. 겉으로 강하게 카리스마를 분출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 동료들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자질은 아주 뛰어나다.

양동근은 신인 시절부터 필요하다 싶은 순간에는 경기 중에 선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보여주고 얘기하는 선수라 선배라 해도 불쾌해하지 않는다. 순진한 얼굴로 동료들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파이팅을 독려하는 김수겸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궁극적으로 팀 동료들을 하나로 묶고 이끌어 가는 포지션이 포인트 가드라고 했을 때 양동근은 충분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팬들이 생각하는 화려한 패싱 게임을 즐기는 선수는 아니지만, 상대 1번을 철저히 봉쇄하고 자신이 득점을 많이 올려 정통 포인트가드 못지않은 기여를 한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언제나 변함없이 팀을 성실하게 이끌어가고 있는 양동근, 노력하는 그가 있어 모비스 팬들은 든든하다.

-윈드윙-


Comment ' 1

  • 작성자
    Lv.85 Host
    작성일
    12.10.15 08:01
    No. 1

    슬램덩크는 대충봤고, 농구에 대해 아는게 없지만 완전 전문적이네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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