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같은 반은 아니지만 아는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신생학교여서 근처에 사는 아이들이 모조리 전학 갔고 저도 5학년때 전학을 왔습니다.
저희 학교가 작아서 반이 3개 였고, 그 덕분에 그 아이를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말도 없고(그렇다고 무뚝뚝한 건 아니지만) 썩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아 반이 3개 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는애들은 반애들+어쩌다 알게된 애들뿐.
그 아이는 후자였습니다.
그 아이와 썩 많이 이야기를 나눈건 아닙니다.
지나치다 한두번 얘기나누기만 했을 뿐이죠.
그 아이는 모든 아이들의 성을 빼고 부릅니다.
그렇니깐, 원종아!
이렇게 말이죠.
괜히 그렇게 불리는게 어색해 그렇게 부르지말라고 해도 그 아이는 계속성을 뺀체로 저를 불렀습니다.
그러던 중학교 진학 발표하는 날이였습니다.
저는 한 남녀공학(하지만 후에 쌍둥이 형제 문제로 남중으로 갔지만)
으로 배정받았습니다.
집에 가던 길, 그 아이를 만났습니다.
별 얘기 안 했습니다.
어디 중학교가냐, 잘 지내라 등등...그리고 그 후론 못 봤습니다.
썩 예쁘지는 않지만, 말고 땡그란 눈을 가진 아이였지요.
삼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어쩜 저는 그 아이를 좋아한걸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번호도, 집도 모릅니다.
진학한 학교도 기억나지 않고요.
이것이 사랑이였을까요.
이것이 사랑이였는지조차 모르는 제 자신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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