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가 쓴 자질구리한 글들을 저장해두는 습관이 있는데 문득 오늘
하드를 뒤지다가 10년전 썼던 은하영웅전설에 관한 글이 있더군요.
읽다보니 잼있는 주제다 싶어서 함 올려봅니다. 당시에는 이렇게 생각했었나보네요. 확실히 10년전이라 그런지 어린 티가 물씬 나는 문장들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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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주제 : 과연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중 누가 더 인간적인가?
제가 은하영웅전설을 처음 본것이 중학교 1학년 때였을겁니다. 10년도 더 되었군요. 용돈을 조금씩 모아서 소설 전집을 구입했는데(외전포함) 부모님이 공부 안하고 논다고 책을 모두 갈기갈기... ㅠㅠ
당시엔 은하영웅전설이 발간되고 있는 시점이었지요. 8권에서 양 웬리가 그리 되리라고는....
소설을 첨 대했을때 정말 양 웬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왠지 인간미가 있고 평범해보이잖아요. 친근감이 든다고나 할까... 그리고 라인하르트는 너무 사람이 차가워서 싫었습니다. 그래서 동맹측 애기가 나오는 대목을 주로 자주 읽었지요. 읽고 또 읽고...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제국측 애기도 눈이 가더군요. 사실... 제국측 애기는 대부분 음모 같은 싫은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잖습니까? 2권에서 키르히아이스도 그렇게 되고... 정말 눈물이 ㅠㅠ
그러다보니 점점 라인하르트가 좋아지더라고요. 그리고... 양 웬리가 싫어지더군요. 왜냐면, 양 웬리가 무섭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양 웬리 같은 사람이 존재할수 있을까요? 그 태평해 보이는 성격, 그리고 그 뒤로 가려진 치밀함, 사람을 꽤뚫어 보는 안목, 주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알수 없는 카리스마. 무엇보다 더 무서운 건 그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것에서 실수를 한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그가 원하는데로 이루어졌죠. 아..무서워라~~~ 제 글재주가 짧아서 더 이상 이 오싹함을 표현할수 없네요.
반면 라인하르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불완전하게 나옵니다. 솔직히 일종의 시스터 콤플렉스 아니겠습니까? 다르게 보면 머더 콤플렉스라고 할수 있겠네요. 친구는 달랑 하나. 후에 보면 연애에 대해서도 상당히 서투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은 하나둘 죽지요. 아 비참합니다. 화려함 뒤에 가려진 그 수많은 상처들... 그는 언제나 괴로워합니다. 키르히아이스에 대해, 누님에 대해, 백성에 대해, 자신에 대해... 그는 행복했을까요?
양 웬리를 변호하시는 분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는 정말 자신의 신념을 위해 살아가는 멋진 사람이죠. 그리고 어딘가 부족한 면이 사람들을 더욱 더 끌어들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그는 정말 행복하게 살다 갔습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는... 너무 완벽합니다. 물론 여기서의 완벽은 신적인 완벽을 말하는것이 아닙니다. 라인하르트에 비해선 너무 완벽하다는 것이지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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