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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87 몰과내
작성
12.07.17 22:33
조회
1,109

전 제가 쓴 자질구리한 글들을 저장해두는 습관이 있는데 문득 오늘

하드를 뒤지다가 10년전 썼던 은하영웅전설에 관한 글이 있더군요.

읽다보니 잼있는 주제다 싶어서 함 올려봅니다. 당시에는 이렇게 생각했었나보네요. 확실히 10년전이라 그런지 어린 티가 물씬 나는 문장들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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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주제 : 과연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중 누가 더 인간적인가?

제가 은하영웅전설을 처음 본것이 중학교 1학년 때였을겁니다. 10년도 더 되었군요. 용돈을 조금씩 모아서 소설 전집을 구입했는데(외전포함) 부모님이 공부 안하고 논다고 책을 모두 갈기갈기... ㅠㅠ

당시엔 은하영웅전설이 발간되고 있는 시점이었지요. 8권에서 양 웬리가 그리 되리라고는....

소설을 첨 대했을때 정말 양 웬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왠지 인간미가 있고 평범해보이잖아요. 친근감이 든다고나 할까... 그리고 라인하르트는 너무 사람이 차가워서 싫었습니다. 그래서 동맹측 애기가 나오는 대목을 주로 자주 읽었지요. 읽고 또 읽고...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제국측 애기도 눈이 가더군요. 사실... 제국측 애기는 대부분 음모 같은 싫은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잖습니까? 2권에서 키르히아이스도 그렇게 되고... 정말 눈물이 ㅠㅠ

그러다보니 점점 라인하르트가 좋아지더라고요. 그리고... 양 웬리가 싫어지더군요. 왜냐면, 양 웬리가 무섭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양 웬리 같은 사람이 존재할수 있을까요? 그 태평해 보이는 성격, 그리고 그 뒤로 가려진 치밀함, 사람을 꽤뚫어 보는 안목, 주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알수 없는 카리스마. 무엇보다 더 무서운 건 그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것에서 실수를 한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그가 원하는데로 이루어졌죠. 아..무서워라~~~ 제 글재주가 짧아서 더 이상 이 오싹함을 표현할수 없네요.

반면 라인하르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불완전하게 나옵니다. 솔직히 일종의 시스터 콤플렉스 아니겠습니까? 다르게 보면 머더 콤플렉스라고 할수 있겠네요. 친구는 달랑 하나. 후에 보면 연애에 대해서도 상당히 서투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은 하나둘 죽지요. 아 비참합니다. 화려함 뒤에 가려진 그 수많은 상처들... 그는 언제나 괴로워합니다. 키르히아이스에 대해, 누님에 대해, 백성에 대해, 자신에 대해... 그는 행복했을까요?

양 웬리를 변호하시는 분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는 정말 자신의 신념을 위해 살아가는 멋진 사람이죠. 그리고 어딘가 부족한 면이 사람들을 더욱 더 끌어들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그는 정말 행복하게 살다 갔습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는... 너무 완벽합니다. 물론 여기서의 완벽은 신적인 완벽을 말하는것이 아닙니다. 라인하르트에 비해선 너무 완벽하다는 것이지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Comment ' 10

  • 작성자
    Lv.87 몰과내
    작성일
    12.07.17 22:44
    No. 1

    아, 아무도 댓글을 안 달아주다니 ㅠㅜ 슬프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묘로링
    작성일
    12.07.17 22:54
    No. 2

    죄송해요. 전 라인하르트 이름을 1권 마칠때 까지 못외워서 결국 짜증이 나서 그만....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녀르미
    작성일
    12.07.17 23:05
    No. 3

    저는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훨씬 더 인간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양웬리가 소설 속에서는 인간미가 넘치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말이죠.

    양웬리는 이념을 위해 포기하는 것이 너무 많은 반면, 라인하르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독재자가 되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피그마리온
    작성일
    12.07.17 23:06
    No. 4

    은영전!! 옛날에 정말 재밌게 봤었죠, 다나카 요시키의 다른 작품들도 다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완결본본게 이것밖에 없긴 하지만..- 은영전이 제일 유명했죠, 그당시 봤을때 얀 웬리가 완벽해보이는 것은 전투에서 밖에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생각해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네요,좋아하느 여자랑 결혼?(약혼?)하고 양자는 알아서 잘크고,, 하지만 사회적인 면에서는 그렇게 완벽하지 못했죠, 잘못된 민주주의로 인한 폐해를 보면서도 아무것도 못했고 (잘 기억은 안나는데 무슨 학살인가에서 아는 여자가 죽었던가? 그랬던것 같네요) 자기나라의 지도자-이름은 기억안나는데 민주주의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주는 인물이었죠-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방관했죠-막을 힘이 있었음에도,,, 그런면에서 보면 되게 답답하고 우울해지지만 그래서 인간적이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뭐 총맞아 죽은거야 자기 팔자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프로그래머
    작성일
    12.07.17 23:16
    No. 5

    얀은 원하는대로 살지못했습니다.
    오히려 인생은 전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향했죠.
    생애 마지막까지 그가 원하던대로 결과가 나온 적은 없습니다.
    얀의 성공은 원하지 않던 결과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었지요.
    얀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반면 라인하르트는 원하는대로 살았습니다.
    다만 원하는 것을 얻을 때마다 다른 무엇인가를 잃어야했지요.
    누나를 잃고, 친구를 잃고, 부하를 잃고, 결국에는 야망을 잃습니다.
    라인하르트도 그다지 행복했을 것 같지는 않군요.

    어쨌든 둘 다 무조건적 실패를 겪은 사람과 무조건적 성공을 겪은 사람은 지나치게 작위적입니다. 둘다 비인간적이예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렌아스틴
    작성일
    12.07.17 23:18
    No. 6

    앗 은하영웅전설 이야기군요! 전 양 웬리를 좋아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라인하르트가 더 인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인하르트는 감정 표현이 확실해서 좋았어요. 반면에 양 웬리는 좀 끌려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았죠... 그런 면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고검(孤劒)
    작성일
    12.07.17 23:41
    No. 7

    글쎄요.. 전쟁에 참전하게 된 동기만을 보자면
    양웬리가 더 인간적이지 않을까요?..
    원래부터 참전 목적이 없었던 양웬리와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위해서 바꿔야 한다는 일념으로
    전쟁을 하나의 방법으로 이용한다는 점으로 보자면
    라인하르트보다는 양 웬리가 조금 더 순수했다고 보여집니다.

    무슨말인고 하면..
    강태공이 10년동안 낚시질만 하다가 옆 저수지에서
    폐수가 콸콸 나오길래, 왜 폐수가 나오냐?
    그랬더니 공장을 짓는다고 하길래
    화나신 강태공이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팔아서
    더 더 큰 공장을 지어서 공장을 멸망 시켰지만
    정작 자신이 정화시키려 했던 저수지가 완전히
    오염된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여기서 강태공은 재야에서 살고 있었던 평범한 소시민
    이었던 양웬리가 될 것이고 폐수라는게 바로 전쟁
    그리고 공장이 바로 서로간의 싸움이 되겠군요..
    마지막으로 저수지는 어쩌면 그 둘이 추구하려는
    마지막 이상향이라고 비유하자면 뭐그렇다는 겁니다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녀르미
    작성일
    12.07.17 23:50
    No. 8

    이미 계속되고 있던 전쟁에 양웬리가 참전하게 된 이유는 학비가 없어서 공짜로 가르쳐주는 사관학교에 간 것 때문이었으니, 고검님께서 말씀하신 비유는 조금 적절하지 않은 듯 싶습니다.

    사실 양웬리는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 자신의 지적 호기심과 욕구를 채우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이고, 라인하르트는 누나를 황제의 손에서 구해내고, 스스로가 살아남기 위해 전장에서 공을 세우고 권력을 잡게 되는 구도이니, 실상을 따지고 보면 라인하르트가 더 처절하게 산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COMSUBPA..
    작성일
    12.07.17 23:51
    No. 9

    작가의 방식으로 독설을 날려 보자면.
    라인하르트는 시스터 컴플렉스 걸려 있는 철없는 전제군주요, 양 웬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참칭하는 중2병 걸린 군벌 찌끄레기일 뿐이지요.

    한 놈은 잘났다 잘났다 하는데 작중 묘사대로만 따져 보면 도대체 어디가 잘나서 전략의 천재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고.(질풍의 고자나 오드아이 난봉꾼처럼 뭔가 보이는 게 없죠. 뭐, 황제라서 그런 걸지도.)

    한 놈은 개인적인 혐오 때문에 자기가 해야 했던 건 안 하고 시크하게 홍차나 빨며 국개론 펼치고 있다가 타의에 떠밀렸든 안 떠밀렸든 결국엔 자기가 까던 체제와 별반 다름없는 조직의 수장이 된 뒤 암살당하죠.

    그렇게 따지고 보면 양이 더 인간적이군요.

    애초에 다나카 요시키 본인도 그렇고 그 작품들도, 완전 ㅄ같은 상류층도(가쿠슈인의 골빈 화족 자제들, 문벌 귀족, 무능한 일본 관료 등으로 대표되는) 교조되어야 할 하류층을(일본인들, 자유행성동맹의 중우정, 괴기 사건에 휘말린 일반인들 등)천재적인 상류층(라인하르트, 야쿠시지 료코 등)과 유능하고 지적인 중상류층(작가 본인이 생각하는 작가 본인, 양 웬리 일당, 이즈미다 등)이 시크하게 독설을 날리는 모습이 꽤 보이죠.

    물론 건담 시리즈들처럼, 소 뒷걸음질치다 쥐잡은 듯한 리얼리티와 인간다움은 확실히 인정하고. 일본 관료들을 깨알같이 까는 건 확실히 인정합니다만.

    (그리고 뭐가 잘나서 다나카 요시키 까나효? 라고 하신다면 저는 그냥 데꿀멍......)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7 몰과내
    작성일
    12.07.17 23:59
    No. 10

    와, 모두의 좋은 의견 고맙습니다. 행복하게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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