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즈음에 축 늘어진 채로 교재 복사하고 있는데 그 애가 나타났습니다. 흡사 악마 같은 웃음을 지으면서요. -_-;
저번 주에 저한테서 강제로 번호 따간 녀석 말입니다...
이번에도 "왜 사세요?"를 입에 달고 나타나더군요.
빨리 꺼지라구 쏘아붙이니까 냅다 도망칩디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수업 끝날 즈음에 애들 들들들 볶아서 빨리 교실 정리시키고 도망칠 궁리를 짜고 있었습니다. 빨리 안 튀면 그 애가 또 나타나니까 -_-;
제가 하도 재촉을 해대니까 빌어먹을 애X끼들이 왜 이렇게 들들 볶냐고 신경질을 부리는데, 니들 이상한 친구 오니까 얼른 튀려고 그런다고 실수로 말해버렸죠. 워낙 조급하다보니 -_-
그러니까 이 자식들이 일부러 느릿느릿하면서 약올리대요? 썩을 것들;;
아니나다를까, 교실 나가기 직전에 그 녀석이 씩 웃으면서 등장 -_-
교실문 틀어막고
제 죽음을 눈앞에서 보고 싶다나 뭐라나..
교장 떴다! 하고 훼이크를 넣었는데 걔가 바보같이 속아넘어가서 멋들어지게 밀쳐버리고 교무실로 튀었지요. 날쌔게 출석부 던져넣고 X빠지게 교문까지 튀어갔는데....
얘가 먼저 교문에서 대기 타는 중. -_-
아놔 젠장. 좁은 출입문만 하나 열려 있었는데 거길 자기 자전거를 비스듬히 세워서 막아버림.
-_- 자전거로 쳐서 나가버릴까 했는데 애가 워낙 조그마한지라 그랬다간 당장 제가 쇠고랑찰 것 같고...
확 메쳐버리려고 몸을 잡으면 성폭행하네 뭐하네 -_-;;
하여튼 요새 세상이 흉흉하다보니까 애들이 별 이상한 뉴스만 접해가지고;;;
꺼지라고 제 자전거로 퍽퍽 쳤는데 안 비켜줘요.
이유요? 그딴 거 없습니다. '내가 왜 사는지 궁금하다.' '죽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겠다.' 뭐 이딴 소리만 줄줄줄 읊어대는데 정나미가 아주 뚝뚝 떨어집니다.
나중에는 원하는 게 뭐냐고, 비켜주면 다 들어주겠다고 했는데 애걸복걸했는데도 안 비켜줘요. 원하는 거 없대요. -_-
그냥 저 괴롭히는 게 재미있는 것 같음 -_-
정 열심히 생각해서 내놓은 조건이 무릎 꿇고 빌면 비켜주겠다고 함.
-_- 장난하냐고 쏘아붙이고 또 옥신각신....
도중에 제가 걔 핸드폰을 빼앗아서 안 비켜주면 수챗구멍에다 던져넣겠다고 협박질을 했는데 쓰레기 이자르라 아깝지도 않다네요. -_-; 아놔 젠장;;;
그러다가 이번에는 요구조건을 바꿔서 저더러 '어르신 죄송합니다'를 녹음하게 해주면 비켜주겠다네요.
왠지 여기서 조건 들어주면 지는 것 같아서(내가 미쳤지;;;) 또 안 해주겠다고 꺼지라고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제가 제풀에 지쳐서 원하는 대로 해주고 나왔습니다.
제기랄 장장 1시간 20분을 교문앞에서 그 생쑈를 하고 왔어요.;;; 분명히 아직 밝을 때 학교를 나섰는데 교문 나설 때는 이미 해가 다 져서 어둑어둑... -_-;
근데 대체 '어르신 죄송합니다'를 왜 녹음하려고 했을까요. -_-
어떻게 활용하려는 건지 짐작도 안 감...
다음 주 수요일에 또 가야 하는데 돌아버릴 지경입니다.;;
그리고 번호 따였는데 이상하게 제 핸드폰 최근기록에 걔 번호도 없고(걔가 제 걸로 지한테 통화 검;;), 카톡에도 걔 것이 안 떠요.;;
뜨면 확 차단시켜버려야 하는데 -_- 뭔 수작을 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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