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으로 하는게 아니라 진짜 안방이 피범벅될뻔 했어요.
사실 며칠전에 일어난 일인데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막 자다가 깨고 그래서 여기에 써봅니다. 가정사를 시시콜콜 털어놓는게 좀 꺼려지고 하네요.
할머니가 가끔씩 자살을 시도 하십니다. 진짜로 죽으려는 것은 아니겠지만, 가끔씩 약을 드시지 않으셨을 때나 감정이 격해지셨을 때에 막 가족들 앞에서 칼로 목을 찌르려고 하십니다.
막 칼을 휘두르시는데, 실수라도 진짜로 찌르실 수도 있고 누가 다칠 수도 있어서 칼을 계속 숨겨뒀죠.
그런데 얼마전에는 진짜로 큰 일이 날 뻔 했어요. 이번에도 감정이 격해지셨죠. 막 날 죽여라! 죽여! 이러셔서... 그냥 문을 닫아버렸죠. 진정시키려고 하면 더 나빠질 것 같아서요.
그리고 얼마쯤 지났을까요? 한 1분쯤 지나고 할머니가 문을 쾅쾅 치면서 문열어! 하고 소리치셨어요. 으... 문을 열까 말까 하고 망설이는데, 갑자기 무언가로 문을 콱콱! 찌르시더군요. 놀라서 문을 열었더니 할머니가 손에 가위를 들고계셨어요.
그러고는 방으로 들어오면서 이럴거면 차라리 죽을테다. 죽고 말지. 이러시면서 또 너무 놀라서 기억은 안나지만 또 뭐라고 하시면서 갑자기 어머니를 가위로 찌르려고 하셨어요.
다행히 제가 막았죠. 진짜로 화나더군요. 아니 사람을, 그것도 며느리를 찌르려고 하시는 것은 너무하는거 아닙니까? 사실 어머니가 진짜로 잘못하시기는 했어요. 만약 저라면 때렸을겁니다. 할머니도 화나실 만 하시죠. 하지만 그렇다고 가위로 찌르려고 하는건 너무한 일이죠.
그래도 이해가 가기는 합니다. 할머니는 지금 진짜로 벼랑끝에 몰리셨거든요. 믿었던 딸들은 배신했지 가족들은 홀대하지. 진짜로 불쌍하셔요.
후우... 그렇다고 할머니가 호감이라는건 아니예요. 할머니가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으시거든요.
뭐 어쨋든... 더이상 가정사를 늘어놓는 것도 내키지는 않네요. 원래는 여기에 쓰려고 하지 않았지만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네요. 속에만 쌓여가고... 익명성이란게 좋기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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