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제 첫사랑 이야기가 또 주제로 나와서 안주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놈들은 만날적 마다 이 이야기를 꺼내서 사람 속을 뒤집어 놓네요.. 매번 똑같은 레퍼토리라 서로 지칠때도 됬고 익숙해 질때도 됬것만 매번 아픕니다.
사실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닐 싱거운 이야기입죠..
뭐 뻔한 이야기인데 초등학생 때 학교에서 이쁘기로 소문난 친구였고 성격도 좋아서 두루두루 교우 관계가 좋았던 아이입니다. 물론 저도 같이 어울려 놀았었고 혼자 애끓는 마음을 갖고서 어쩔 줄 몰라했던 가련한 아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시대를 풍미했던 메신저인 버디버디를 하던 도중 갑자기 그 아이에게서 쪽지가 왔습니다. 쪽지를 확인한 저는 30초 정도 멍하게 있었고 그 뒤에는 미친듯이 펌프질 하는 심장 때문에 어쩔줄 몰라했습니다. 쪽지의 내용은 OO야 사랑해. 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왜그랬나 싶었는데 당시에 저는 아..이 아이가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엇구나 하면서 혼자 감격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침착하게 심호흡을 한 뒤 답장으로 나도..라고 보냈지요. 행복했었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하늘에서 광명이 빛추는 듯 했지요. 아마 1분천하였을껍니다.. 1분뒤 온 쪽지는 저를 나락으로 보내버렸으니까요.
내용이 당신이 상대방에게 사랑해라고 했을 경우 돌아오는 답변들로 궁합을 알아보는 거더군요..
대충 내용이 1위가 나도 좋아해 라고 보낼 경우 천생연분. 정말? 일경우 마음에 있음. 물음표일 경우 관심 없음. 욕 할경우 견원지간 등등..
그 순간 제 순정을 산산히 조각났습니다.
뭐 이정도로 끝났으면 괜찮았을 텐데..
다음날 학교에 등교를 하니 무슨 학교전체가 다 알더군요 제가 고백했다라는 사실을.. 담임 선생님을 비롯해서 다른반 선생님들.. 같은반 친구들. 심지어 선배들까지..
아... 그 날 이후로 제 학교 생활을 지옥이였습니다 ㅠㅠ
무슨 초딩들이 그렇게 무서운지.. 정말 집요하고 지독하게도 놀리더군요. 무슨 세계종말 일어나는줄 알았습니다.
어린 마음에 등교거부 까지 해봤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 이년뒤인가..중학교에 올라가고 나니 그 아이가
미안했다고 정말 미안했다고 이야기를 꺼냈는데 울컥했습니다.
이년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귀에 잘 들어 오지도 않았거든여
당시에는 너무 억울해서 날 약올리나 싶기도 했습니다 ㅎㅎ
아무튼 온 학교가 알게 된 제 사랑 고백 때문에 참 고생을 했습니다 별것도 아닌 사랑 고백이 무슨 대단한 일인것 마냥 그리 이슈였는지 참...
그래서 저는 아직도 초등학교 동창회는 안 갑니다..
흐규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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