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2.01.17 16:19
조회
528

탐정소설은 일찍이 유행했던 다양한 종류의 문학 속에서 진화해 태어난, 보다 새롭고, 심오하고, 통렬한 문학이다. 일체의 예술의 전통정신과 형식에서 이탈하여, 인간의 심리를 보다 깊이 파헤치고, 분석하고, 극약화하고, 독약화하고, 나아가 원자화하고, 전자화하기 위한 예술계의 이단아였다. 예술의 신을 모독함을 전문으로 하는 반역예술이었다.

과거의 예술은 겉치장을 예찬하는 데에만 몰두했다. 그것이 진화해 그 겉치장을 벗겨낸 육체미의 감상을 주류로 하는 중세 예술로까지 진화했다. 그것이 현대……즉 탐정 소설 시대에 들어와서는 더욱 진화하여, 그 육체를 갈기갈기 찢고 폐부를 끄집어내고, 해골을 토막 내, 혈액에서 분요까지 분석하고, 현미경으로 검시하여 그 기괴하고 추악한 아름다움을 폭로하고 전율하려 하는 것이다.

탐정소설의 사명은 거기서 탄생했다. 탐정소설의 진정한 사명은 이에 있다.

(……)

이 때문에 이 천고불멸의 탐정본능을 과학이 낳은 사회기구로 향하게 하여, 이 양심없고 염치없는, 유물 공리도덕이 낳은 사회악을 향해 잠입시켜, 그 기괴하고 추악한 아름다움을 드러내어 그 그로테스크하고 에로틱한 맛을 살린 변태적인 아름다움을 움직이게 하여, 결론적으로 그 깊숙한 곳에 숨은 양심과 순정을 밑바닥까지 전율시키고, 경악시켜, 실신시키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는 예술을 탐정소설이라 이름 붙이게 된 것이다.

(……)

갖가지 허영과 허식에 우쭐대는 공리도덕과 과학문화의 장엄……눈부시게 찬란한 과학문화의 외관을 찢어발겨, 그 밑바닥에 위축되어 꿈틀거리는 작은 벌레 같은 인간성……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초미세 현미경적인 양심을 절대적인 공포, 전율을 느낄 정도로 폭로하는 그 통쾌함, 심각함, 처절함을 맛보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읽을거리여야만 한다.

원문 : 유메노 큐사쿠 '고가 사부로 씨에게 답함' 中

출처 : 유메노 큐사쿠 '소녀지옥'(이타카, 2011) 번역자 후기

이런 사람이 1936년에 죽었다니, 흠좀무.

일본 추리는 옛날부터 변태 폭발이었군요. 아니, 란포부터가 그렇긴 하지만...


Comment ' 2

  • 작성자
    Lv.14 외돌이
    작성일
    12.01.17 16:33
    No. 1

    ...어... 독해력이 후달려서 그런가 저 옛날사람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전 추리... 만화인 명란젓 코난이면 만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용세곤
    작성일
    12.01.17 16:37
    No. 2

    저두 명란젓이라면..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 탐정소설(추리소설)에 대한 1930년대 사람의 말 +2 Lv.29 스톤부르크 12.01.17 529
185792 벌써 휴가가 끝이네요 +4 Personacon 플라워 12.01.17 305
185791 출판사소식에서 '동아' +2 Personacon 용세곤 12.01.17 883
185790 틴탑 남녀차별 발언.. +5 Personacon 용세곤 12.01.17 793
185789 돈슨 +3 Lv.1 오미크론 12.01.17 554
185788 현대 판타지는 재밌습니다. +5 Lv.1 감탄 12.01.17 642
185787 디아블로3가 3월에 나온다고 하는데요 +8 Personacon 追惺 12.01.17 859
185786 낙동강 물 식수로 쓰는 분들은 큰일이네요. +19 Lv.94 에르나힘 12.01.17 1,013
185785 문피아에서 글 읽을때 저 같은 분 있으신가요. +6 Lv.49 무명마검 12.01.17 570
185784 트라우마 1호 +4 Lv.85 Host 12.01.17 469
185783 정담글들을 보다보면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8 Lv.14 외돌이 12.01.17 550
185782 따귀에 관련된 글의 공통점 +8 Lv.8 돈오점수 12.01.17 469
185781 간단한 모작+손그림을 그릴 수 있게되었어요. +13 부서진동네 12.01.17 570
185780 똑똑하고 예쁜 여자가 사업을 한다면 +14 Personacon 追惺 12.01.17 809
185779 설이 1주 남았네요. +1 Lv.53 아즈가로 12.01.17 293
185778 따귀글이 올라왔네요 저 때문인가요? ㄷㄷ +10 Personacon 마존이 12.01.17 498
185777 따귀에 대해서 +8 Lv.39 청청루 12.01.17 591
185776 멍청한가봐요 ㄷㄷ;; +5 Personacon 플라워 12.01.17 505
185775 정담지기님, 전자정령님 건의합니다.(건의게시판에 하긴 ... +10 Lv.39 청청루 12.01.17 748
185774 따귀 이야기가 많은데요. +6 Lv.14 외돌이 12.01.17 427
185773 원고지위의 마왕 6권 에필로그 충격이네요 Personacon 적안왕 12.01.17 511
185772 꼬꼬면이랑 나가사키 짬뽕. +12 Personacon 엔띠 12.01.17 648
185771 lol 초보를 위한 포지션별 추천 챔피언~ +10 Lv.10 무곡성 12.01.17 774
185770 lol에서 킬도하고 순삭당하기 싫으면 +8 Lv.12 악마왕자 12.01.17 531
185769 오늘 하이킥.. Lv.7 알력학 12.01.17 327
185768 어린애한테 따귀는 심합니다. +10 Personacon 여농 12.01.17 682
185767 챔피언에 나오는거 다르나요? +10 Lv.38 거거익선 12.01.17 447
185766 그냥 생존신고? +4 Personacon 히나(NEW) 12.01.17 317
185765 아아, 문득 생각나는 한 프로 +2 Lv.39 청청루 12.01.17 344
185764 lol....중독성이 심하네요. +4 Lv.12 강형욱™ 12.01.16 498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