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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따귀에 대해서

작성자
Lv.39 청청루
작성
12.01.17 02:52
조회
591

흠흠, 바로 밑에 lol얘기좀 그만하라고 해놓고는

따귀 얘기네요. 하하하. ---------------------

때는 바야흐로 국!민!학교 시절. 저는 수업을 마치고 하교중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나서면 정문 앞으로는 논이 쭉 펼쳐져있고 (초등학교 되곤 거이 아파트가)교문을 따라 양옆으로 길이 나 있었습니다.

하교는 양 쪽 길 모두 가능했습니다. 왜냐! 학원을 가야했으니까요.

그때의 학원은 지금과 좀 달랐습니다. 그 당시는 학원을 다니면 학원차를 이용한 통학이 가능했고, 학교에 가기 쉬웠습니다. 그게 아니면 아침마다 부모님께서 태워다줘야했겠지만, 당시는 지금과 달리 차량 보급률이 낮았습니다.  그래서 아무튼 학!원!으로 향하는데, 그 당시는 길이 다 꾸불꾸불했습니다.

그래서 논길을 이용하기도 하고 밭길을 이용하기도 하고 그러던 때였는데,

저는 평소처럼 하교를 하다 밭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밭 길로 가게 되면 나중에 기역자로 꺽게 되는데 그것보다 두둑을 넘어서 가는 게 더 빠를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_-_-_일때, '-'이 부분이 두둑, '_' 부분이 고랑 _-_가 이랑입니다.)

그래서 전 두둑을 폴짝~ 폴짝~ 껑충껑충 뛰어 넘으며 밭길에서 큰 길로 나왔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할아버지(이하xy염색체)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싸대기를! 풀스윙으로! 쫙-!

10살도 안되었었나? 아무튼 그때 싸대기 풀 스윙 맞아보신 분?

멍멍하고 세상이 빙글빙글 돕니다. 어벙벙하고 엄청난 공포감이 느껴지더군요. 그러면서 저에게 훈계를 하더군요. 아니 화를 풀더군요.

'너 어디 학교 다니냐.', '너, 몇학년이냐, 몇 반이냐','부모가 누구냐'

등등 엄청 물어대는데,

전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 xy염색체가 저에게 무슨 일을 벌일 지 몰랐거든요.(게시판 규정이 아니었다면 이 글은 욕설로 가득찼을 것입니다.)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정도의 공포였습니다. 그 당시 주변엔 아무도 없었거든요.  저걸 기억하는 이유도 그때 주변에 누군가 있다면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기에 아직 기억합니다.

전 그 xy염색체의 물음에 모두 답했고, 얼른 풀려나고싶었습니다. 근데 그 xy염색체는 끝을 모르더군요. 이러다 학원시간 늦는데 이거 학원에서 혼나는건 아닌가. 다음 시간에 들어가야하나. 여러가지 생각이 나더군요. '학교에 이르면 어쩌지. 나 혼나는건가. 저 xy염색체가 우리 선생님한테 해코지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두 시간이 흘렀습니다.(사실 10분정도) 그때 xy염색체가 나왔다고 추정되는 집에서 천사가 강림했습니다.

"아, 밖에 무슨 일 있어? 아, 애 붙잡고 뭐하는 거여. 얼렁 안들어와?"

뭐 대충 그런 은총을 내려주신 분이었습니다. 그렇게 그 악마는 천사에게 포박되어 지옥으로 끌려 갔고, 저는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아마 8.15 광복절의 선조들이 느꼈을 그 해방을 전 그 순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아아, 진정 해방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는 생각.

'우리 (외)할아버지가 꽤 쎈데(좀 빠방했습니다.)저 새끼를 어떻게 하지? 어떻게든 갚아줘야하는데'

저는 절대 제가 잘못했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저 느낀 감정은 억울함, 분노 이 둘 뿐이었습니다. 그 뒤 학원은 갔는지 안갔는지도 모르겠고, 집에 돌아갔을때 울었던 생각 밖에는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그쪽을 지나갈때는 그 주변에만 가면 공포에 떨었고, 그 xy염색체가 안 보이면 그 밭을 망가뜨리고 싶은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만약 제가 과거로 회귀해 그 순간에 설 수 있다면, 전 자해를 해서라도 그 xy를 깜빵에 보내고 싶은 감정뿐입니다.

그래서 전 따귀는 절대 때려본 적이 없................나...  동생하고 싸울땐 때렸던 것 같기도... 아닌

흠흠,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 xy는 증오대상 1위이고 그다음이 중학교영어아줌마,그다음이 중학교 과학아줌마네요.

영어아줌마는 숙제에서 스펠링 하나 틀렸다고.(친구꺼 보고 배끼는데 글씨가 엉망이라 r인지y인지 몰라서 y를 r로 적었던 것 같네요.) 그래서 교실 뒤에서 수업내내 그것만 백번썼나. 그래서 수업 참여 못했고, 진도 밀려서 영포자가 되었고 과학도 비슷한이유입니다.

아무튼 저 셋이 우주에서 제일 싫습니다.


Comment ' 8

  • 작성자
    Lv.53 아즈가로
    작성일
    12.01.17 03:09
    No. 1

    전 국민학교 2학년 일 때 제 어머니에게 촌지를 요구하던 반대머리 xy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더불어 3학년 때 저에게 싸대기를 갈기로 인격적 모독을 주어 그 이후 9년 동안 모든 수업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만든 xx염색체를 가지신 분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물론 군대 제대 후 수업과 공부라는 것에 관심을 가져서 무난하게 졸업했으니 다행입니다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아즈가로
    작성일
    12.01.17 03:10
    No. 2

    갈기로->갈기고...약간 흥분했나 봅니다. 오타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에르디시
    작성일
    12.01.17 03:13
    No. 3

    체벌은 인과를 설명한 후에 하는 것이지 체벌 후에는 무슨 얘기를해도 귀에 안 들어오죠. 체벌과 학대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아주 많더군요. 어떤 학자는 이게 일제의 폐해라고까지 표현할 정도로 심하다고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인생사랑4
    작성일
    12.01.17 04:40
    No. 4

    좀 과격한 이야기라고 생각되지만, 뺨을 맞음으로 인해서,
    자기 자신이 그런 경우에 처했을때. 그때와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을까요.
    개인에게는 실이 되겠지만 넓게는 사회전체, 좁게는
    그 사람이 포함된 구성원에게는 득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맨날 맞고 자란 사람에게는 인격을 형성 하는 경험 그 자체가 되기에
    부적정인 입장을 취할 수 있겠습니다만, 일반적인 가정에서 일반적인 경험을 가지고 성장한다면, 충분히 실이되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호돌빵
    작성일
    12.01.17 05:43
    No. 5

    저 같은 경우엔 오히려 독이 되는 경험이였다고 생각이 되네요.. 뺨을 맞았던 순간의 공포감과 두려움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맞는것에 대해서는 제 경험으로는 아무런 긍정적 효과도 이끌어 내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전 그당시 제가 맞았을때 억울했다는 기억이 있을 뿐이지 다시는 그 행동을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은 했던 기억이 없으니까요. 후에 듣기로 제가 잘못했었던 일로 인해서 맞은거였지만 겨우 그까짓 일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라는 의문과 반발심이 더 컸네요. 뭐.. 모든 반응이라는게 사람마다 케바케겠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청청루
    작성일
    12.01.17 08:51
    No. 6

    인생사랑님, 비슷한 경우가 생긴다면, 전 그 밭을 망쳐버릴겁니다.
    그때의 기억때문이죠. 난 크게 잘못 한 것도 없는데 그런 일을 당했으니 밭좀 많이 망쳐야죠.
    ...어쩌면 그때의 기억때문에 제 생각이 삐뚤어져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아직까지도.
    그때 따귀 맞고 느낀 감정은 공포와 억울함, 복수 뿐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인생사랑4
    작성일
    12.01.17 12:04
    No. 7

    제가 특이한 경우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릴적 경험으로 인하여, 어떤 쪽으로 트라우마가 있는데.

    전 커가면서 항상 했던 생각이,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다짐이였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레벨V
    작성일
    12.01.17 12:43
    No. 8

    저는 초딩때 부모님께 따귀맞고, 몇번 체벌받은 기억이 강하게 남아서 사춘기때 부모님과 힘으로 겨뤗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때 저는 언젠가는 복수한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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