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중대 행보관 3권을 읽고 있습니다. 3권 재미있게 잘 뽑혔더군요. 저도 소설을 연재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렇게 게그 코드를 가지고 계신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 참으로 부럽습니다. 유머란 원래 좀 선천적인 거잖아요.
이건 그냥 잡설이구요.
제가 9중대 행보관을 읽다가 참으로 중요한 것을 새삼느꼈습니다. 사실 문학이란 것이 원래 현실을 반영해야 함은 당연하지요. 그리고 부조리나 현실세계에 대한 냉철한 성찰과 비판의식이야 말로 소설이란 문학이 가져야 되는 주제의식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많은 분들은 판타지 세계관은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이 책들을 문학이라 부르기를 저어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직 한국에선 장르소설을 읽는 것이 떳떳한 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구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작가가 창조한 판타지 세계야 말로, 현실의 부조리나 인간 사회의 문제점들을 극명히 드러낼 수 있는 세계이지 않을까요?
판타지 이니까요. 마법과 무술이 판치는 세계이지만 그곳은 작가에 의해 주제를 강조하기 쉬운 세계이니까요. 음.. 무슨 말이냐 하면, 보통 판타지를 보면 중세의 분위기를 풍기지요. 그리고 그 중세는 참으로 잔인한 시절. 인간의 생명을 존중치 못하고, 대다수의 자유와 권리가 신분이란 굴레에의해 제한 당하는 시절이지요. 즉, 이야기를 잘만 풀어나간다면 얼마든지 '도가니' 보다 더욱 강력하게 인간의 진인성이나 폭력성을 비판할 수 있는 세계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쉽지요. 일반 소설에 비해 장르소설이란 장르는 쉽게 읽히는 것을 중요히 여기지요. 그렇다보니 글이 쉽지요.
다시 말해, 주제를 강하게 표출할 수 있는 세계관에다가, 되도록 쉽고 술술 읽히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바로 이 판타지이니, 이만큼 세상의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면서도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 쉬운 문학이 어디 있겠습니까.
횡설 수설했습니다만.. 결론은 두가지군요. 9 중대 행보관 3권 재미있다. 그리고 판타지, 잘만 쓰면 왠만한 문학보다 더욱 실랄하게 현실을 꼬집으면서도, 독자들에게 친절한 대작이 나올만 하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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