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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열쇠고리의 추억.

작성자
Lv.99 살인곰푸우
작성
11.09.24 03:11
조회
584

문득 예전 생각이 나서 글을 써봅니다.

대학생때,고시 공부를 하다가, 실패한후,,취업에도 계속 쓴잔을 마시는 나날이 계속되었습니다.. 10월에 이력서를 내기 시작하여, 그때 당시에는 자필 이력서로, 100군데 넘게 이력서를 내고 10군데 서류 전형에 합격하고, 면접을 보는 즉시, 불합격을 직감하는 .. 우울한 날들의 연속.. 그러다가..백수로 졸업을 했고...

이미 친구들은 거의 은행, 카드회사, 공기업등에 취업이 된 상태에서, 저만 백수;;;자괴감이 크고, 집에 면목도 없었죠..

용돈을 받기는 정말 죄송하고, 그렇다고 조금 있으면, 취업이 될듯한데,, 알바를 하기에도 애매한... 그런 상황에서.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아들을 보는 , 부모님 마음이 생각나, 면접본다고 집을 나와서,, 양복입고 . 이미 졸업한 학교에서 눈치보며,,이력서를 쓰는 우울한 날들..

아침에 밥에다 김치 얹어서 해치우고,,집을 나와서, 돈이 없어 하루종일 굶고 들어왔었던 쓰린 기억들..

부모님 앞에선 면접합격 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그렇지만, 회사가 영~ 아닌거 같아요. 이왕 늦은거 조금만 더 구직활동 해서, 좋은데 들어갈께요.. 뻔한 거짓말을 하던 피말리던 날들..

그러다가,,  5월 7일 종로에서 면접을 보고, 아무래도 예감이 좋지 않아,, 우울한 기분으로 집에 가던 중.. 면접비 받은걸로, 카네이션 사고, 5천원인가 남았더군요.

기분이 너무 우울해서, 종로 가판대를 보며 걷고 있다가, 하트모양 열쇠고리 한세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평상시엔 하트모양으로 되었다가, 힘을 주어서 떼내면, 두개로 분리되는 , 어찌보면 나이어린 여자들이 쓸법한 물건이었는데, 그래 저게 설마 5천원이 넘겠어? 저거라도 어떻게;;;"아저씨.. 저거 얼마에요".."6천원입니다.".........

저 그날 종로 한복판에서 울어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우울증 증세가 있었던 것 같았어요...27살 먹은 남자애가.. 천원 모자라다고 울다니...

리어카 아저씨도 당황해서, 총각 왜 울어요.. 아저씨..제가 지금 취업못한 백수인데.. 어버이날에 애기도 아니고, 부모님한테 열쇠고리도 못사주는 한심한 놈이 된거 같아. 갑자기 눈물이 나왔네요....죄송합니다..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아저씨도 같이 울었어요.. 나도 직장 잘다니다가,, 사업한답시고,, 유세떨다가 어머니 집까지 날려먹고, 여기 나온거에요... 돈 얼마 있어요..?  5천원 있습니다.. 그럼 그냥 가져가요.. 내가 선물로 줄께...아뇨.. 천원만 깍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래요. 5천원에 가져가...

엄청 창피한 일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한바탕 울고나니..가슴에 응어리졌던게 풀어져..마치 오바이트 한 후의 시원함 같은..기분이 났습니다...;;-_-::

집에 들어와서, 그 다음날 카네이션 달아드리고, 부모님앞에 무릎꿇고,, 아버지, 어머니. 제가 지금 비록 백수라서,,이 열쇠고리만 겨우 샀습니다.. 취업하면..제가 괜찮을 걸로 다시 사드릴께요..

아버지, 어머니 좋아하시더군요..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 열쇠고리 사용하셨었고,,어머니는 얼마전까지 사용하셨습니다..

그리고, 그해 6월 .. 재계 10위 안에 드는 회사에 취업을 하고,,첫월급 받는 날.. 월급 탈탈 털어서,,김치냉장고 사서 드렸습니다..

그게 벌써 10년이 다되어가는군요....

밑에 어떤 분이 면접에서 떨어져서,, 속상해 하신것 보고,오늘 문득 예전 생각이 나서, 주절주절 얘기해 보았습니다..

취업 준비중이거나,, 이직 하시는 분들 모두 힘내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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