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하기에 글을 남깁니다.
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자세히는 모릅니다, 평소 비평/감상란 출입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건의 큰 윤곽을 본 지금, 비판해야 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보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게, 문피아 운영진에 대한 공격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한 개인의 표절 의혹이 문피아의 잘못일 수 있는지, 그리고 감상/비평란의 계시판 사용 용도 지킴이 문피아의 잘못일 수 있는지...
한 개인의 문제입니다. 그 문제에 관해서 문피아와 같은 대규모 사이트의 운영진이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작가를 퇴출시켜야 할까요? 글을 삭제해야 하나요?
이번 표절 사건, 확실히 결판이 난 것도 아닙니다. 작가 자신과 많은 독자들이 그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문피아가 직접 행동하기를 바라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비평/감상란 문제... 도대체 이 문제는 언제 어디서 튀어나온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비평은 비평란에, 감상은 감상란에.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보면서 한 단어 물고 늘어지고, 꼬투리 잡고 늘어지고. 의견 표출이 아닌 비난, 조롱. 논리적으로 감상과 비평란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그렇게 힘든가요?
시퍼렇게 날이 선 말들, 그렇게밖에 의견을 말할 수 없습니까?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최소한의 예의 정도는 갖춰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어 몽둥이를 휘두르시는 분들... 그 몽둥이에 맞는 건 단순한 모니터 뒤의 아이디가 아닌 당신과 같은 사람이라는 걸 좀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이미 자정이 넘었지만, 자러 들어가기 전 마지막 한 마디만 더 하고 가겠습니다.
표절이란 단어, 쉽게 입 밖으로 낼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비난하는 사람은 나중에 '어 몰랐네, 미안' 이라는 말 하나로 끝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작가에게는 평생 가는 상처입니다.
글 쉽게 쓰는 작가 없습니다. 자신의 글 사랑하지 않는 작가 없습니다. 그러한 작가에게 표절이란 단어가 어떤 의미일지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머리 쥐어짜가며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간 자신의 보물이 한 개인의 표절 의혹으로 순식간에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글이 되버린 작가의 기분을 생각해보기시 바랍니다.
비난하는 사람은 표절하는 작가를 고발하여 옳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건 개인의 생각입니다. 이 세상에 눈 부릅뜨고 꼬투리 하나 하나 잡으면 표절 아닌 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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