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시간, 이익을 포기한다는 것.
그것도 아무 상관 없는 누군가를 위해서.
말로는 쉬운데...참 힘든 일이더라구요.
겉으로야 나를 포기하는 척 할 수 있어도 진심으로 내 시간과 이익을 아끼지 않고 남을 위해 쓰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지, 평생을 그렇게 사시는 분들이 새삼 존경스러워진 요 며칠이었습니다.
요전 며칠동안 휠체어에 의지해서 사는 동생과 함께 했는데요, 그 전까지는 아무 관계가 없었던 한마디로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제 자의에 의해서 돕게 된 것도 아니고, 정말 귀찮았죠. 그래도 언젠가 세상을 치유하는 사람이 되겠다, 라는 비젼을 가진 놈이 이런 일에 싫은 티를 내면 안된다는 쓰레기같은 자기 포장성때문에 선뜻 그 일을 받아들이는 척 했고 즐거이 돕는 척 했죠. 처음 하루는요.
휠체어 발받침대에 발은 왜그렇게 자주 엉키고, 장애인용 화장실은 사용하기가 왜그렇게 어렵고, 계단은 왜그렇게 많고 높은지. 장애인 복지 수준이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함께 생활해보면 필요시설이 얼마나 부족한지 깨달으실 수 있을 거에요.
대중교통 이용하기도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고...
그렇게 어려운 일들을 아무렇지 않은 척, '나는 착한 인간이다!'티내고 싶어 안달이나 기분좋은 척 하루 해내고보니...휠체어 발받침대에 발이 자주 엉키는 건 보통사람보다 기형적으로 작은 발때문이고, 늘 앉아있기에 화장실에 자주 가야할 수 밖에 없고, 계단이 나올때마다 스스로 걸어올라가고 싶은 눈빛이 느껴지고...하루사이에 남의 시선을 의식해 착한 척 해보려던 내가 오직 그 친구 하나만 의식하게 되더군요.
그 친구(저보다 몇살이나 어린)는 몇일 동안 제게 참 많은 것을 가르쳐줬습니다.
남에게 좋게 보이려고 안달하던 사람이 자신을 한없이 귀찮게하는 장애인 한명에게만 잘보이려고 다른 사람들에게 뻔뻔해지다니...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저는 아직도 남들 시선을 의식하며 억지로 착한 척, 좋은 사람인 척, 척척척 거리고 다녔을 겁니다.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제는 식상해져버린 말 - 자신을 포기하고 남을 도울 때 포기한 것 이상의 것을 배우게 된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직접 체험해 보신 분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쯤...자신을 포기해 보시는게 어떤지요?''
덧. 오랜만에 들린 해성, 그냥 가기 민망해 이상한 글 하나 던져놓고 갑니다.
그럼,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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