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당시, 국제적인 여론은 미국의 침공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관망했다. 얼마전까지 파병 문제가 회자되었을 때만해도 그러했다.
자, 그 시점에서 이라크내의 반미 저항세력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들 중 가장 효율적으로 미국을 고립시키고, 곤경에 처하게 할 수 있는 묘책은 무엇이었을까.
무력시위는 결국 일시적인 방편이다. 아니, 그조차 되지 못한다. 이라크의 저항단체가 먼저 들고 일어선 이상 이라크인들의 헛된 죽음(민간인을 제외한)은 타국의 동정심은 커녕 가식적인 관심조차 기대하기 힘들다.
세계에의 호소. 그것보다 더 확실한 방책이 있었을까.
핵무기 보유를 들먹이며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의 실질적인 목적은 이미 세계 언론을 통해 만천하에 알려졌다. 그러한 당시의 상황에서, 이라크인들이 세계에 자신들의 처지를 알리고자 노력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카메라를 통해 세계에 공개된 이라크의 참상은 그들 스스로 들고 일어서지 않아도 될 법한 수준의 것이었다. 문제는 그 지속성이다.
지속적으로 이라크 침공의 부당함과 미국의 시커먼 속내, 민간인 피해를 주축으로 세계 언론에 호소했다면?
잔인성의 유무를 떠나서, 지금 반미 저항세력인 일신교와 지하드가 벌이는 납치, 참수극은 실로 아둔한 객기에 불과하다.
세계의 미국에 대한 냉담한 시선이 눈에 띄게 사그라진 지금, 그나마 타국이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은 쌍방의 피해상황, 향후의 정책 정도에 불과하다.
우선 저항세력에게 납치된 인물들이 속한 국가는 그 순간부터 적이다.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서(물론 이 시간까지 철회 요구를 확실히 받아들인 국가는 없다) 군사를 철회하든, 하지않든 간에 그 시각부터 저항세력은 국가 하나 하나를 적으로 돌린 셈이다.
그뿐인가? 닉버그와 김선일의 참수극으로 인하여 미국을 등졌던 세계 언론은 이제 이라크 저항단체의 잔인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표면상으로 드러나느 세계인의 공포와 그에 뒤따르는 군대 철수. 그 속에는 일신교와 지하드를 향한 지워지지 않을 적의가 숨겨져있다.
닉버그, 김선일을 희생양으로 삼은 현재, 이라크를 지지할 국가는 하나 둘 씩 줄어든다.
자, 일신교여, 지하드여. 이젠 어떻게 할텐가?
계속해서 피해자를 만들어도, 오체투지하며 사과를 빌어도 그대들은 이미 자멸의 늪에 가라앉고 있을지니.
통탄하라, 이라크여! 이라크의 국민들이여!
자칭, 신의 명과 이라크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애국지사들이 벌인 참극을 빌미로 그대들의 자유쟁취는 머나먼 훗일로 미루어졌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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