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지수 란에 가보니, 취우 님께서 학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셨더군요. 개인적으로 쪽지를 보낼까 하다가, 나쁜 내용도 아니니 되도록 많은 고무림 중학생 회원분들이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올립니다.
중학교란 뭐하는 곳이냐?
- 중학교는 말그대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중간에 있는 학업과정을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바꿔말하면, 초등학교 때 배웠던 기초적인 교육을 좀 더 심화시켜 가르쳐, 고등교육인 고등학교 교육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학교 교육의 본질적인 목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럼 뭘 해야 하는데?
- 요즘 흔히 '입시공부는 유치원 때부터' 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특목고 입시설명회에 참석했다는 것이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요즘 입시는 고등학생만의 문제가 아닌, 중학생, 초등학생의 문제도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극히 제 개인적인 주관이지만, 수능이라는 체제는, 아무런 기초 지식 없이도 1년 6개월 정도만 투자하면 누구나 원하는 대학에 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초적인 예로, 제가 재수하던 시절에, 45 이신 아저씨 한분이 그 동안 다니시던 회사에서 명예퇴직 당하시고는, 한의대 입학을 위해 저희 학원에 들어오셨습니다. 그 아저씨는 딸이 고2에다가 부양가족이 3명임에도, 하루에 16시간씩 공부하시는 투혼을 보여, 결국 11개월 만에, 동국대 한의대에 입학하셨습니다.
그러니, 결국 수능이란, 지금부터 대비한다고 대비해지는 것도 아니고, 또 설사 한다고 하더라도, 그 끈기를 고3까지 이어가기란 어지간히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요원한 일일 것입니다.
제가 학원이나 과외를 안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고등학교 시절은 물론이고, 중학교 시절에 까지 궂이 학원에를 다닐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딱 하나, '영어회화' 에 관한 부분은 학원에 다니시길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다른 과목은 학교 수업만으로도 커버가 가능하지만, 영어회화는 학교수업만으로는 무리입니다.
자꾸 제 예를 들어 죄송하지만, 저같은 경우에는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 미국인 친구가 꽤 여럿이 있었기에 영어로 대화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만, 다른 친구들은 문법과 독해 위주의 교육을 받고 자라서 그런지, 대학교에 들어오면 회화에 특히 약한 모습들을 보여주더군요.
토익, 텝스 만점짜리 친구가 미국인 앞에서 말 한마디도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 합니다.
그러니, 중학교 시절에는 영어공부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하셨으면 합니다. 많이도 필요 없습니다. 하루에 2시간만 영어공부에 투자하시면 됩니다.
그밖의 것은 또 뭐 없니?
- 영어 공부 이외에 다른 중요한 것은 독서입니다. 솔직히 고등학교에 들어서면, 그 때부터 입시에 대한 압박감이 쿵쿵 다가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독서를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이미 시간은 늦은 것입니다.
대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적게는 수백, 많게는 천페이지가 넘어가는 전공 서적 몇권과 씨름하다보면, 독서 할 시간은 낼래야 낼수 없는게 사실입니다.(물론, 자연계의 얘기입니다.)
결국 중학교 시절에 독서에 대한 기본 밑바탕을 깔아 놔야, 고등학교에 가서 크게 부담되지 않습니다.
또하나, 수능의 목적은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한가를 묻는것입니다. 그런면에서, 독서를 하게 되면, 언어뿐만 아니라, 수학, 영어, 사회까지 거의 전 영역이 독서로 인해 커버가 가능합니다.
영어를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그것을 한글로 이어갈 논리적인 능력이 없다면, 영어에고 고득점을 받기란 요원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제가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은, <한국문학중단편집>과 <세계문학중단편집>입니다. 이 두종류의 책들을 다 합한다면 족히 수백권은 나올것입니다. 차근차근, 한권 한권씩 독파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놀랄만큼 사고적인 측면에서 발전한 자신을 돌아볼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학교 성적은?
- 학교 성적은 그야말로 학교 수업에 100%충실하면 자연히 오르게 됩니다. 수업시간 전에, 그날 배울 것을 두어번 훑어보고, 수업이 끝난 후에, 그날 배웠던 것을 두어번 훑어보는 것이 예습과 복습의 전부입니다.
특별히 약한 과목은 집에 가서 1시간 정도 보충한다면, 능히 전교 10등 안에 들수 있습니다.
중학교 시절은 굉장히 귀중한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 수학문제 한문제를 더 풀려고 아둥바둥 하기 보다는, 책 한권을 더 보고, 조금의 명상에 잠기는 것이 여러분께 훨씬 남는 장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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