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퉁한 등짝을 건들건들 흔들며 둔저가 신독에게 다가왔다.
신독, 둔저에게 고개를 돌린다.
둔저의 입이 헤실하니 벌어졌다.
"등짝 좀 보여줘-!"
신독은 바위위에 걸터앉은 채로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너, 쫌 있으면 서당 훈장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텐데...도대체 언제까지 그러구 다닐꺼냐...?"
둔저의 얼굴이 돌연 심각해졌다.
"나, 나도... 이제 자제가 안돼... 어제도 아부지한테 '등짝 좀 보여줘요-.' 그랬다가 죽도록 맞았어...으흐흐흐흑."
땅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는 둔저를 바라보는 신독의 얼굴은 기가 차 어이가 없어 보였다.
"뭐..? 너 그 정도로 심각하냐...?"
"흑흑... 나도 이제 어쩔 수가 없어. 누가 좀 말려줬으면...해...으흐흐흐흑."
신독은 다정스레 둔저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걱정마라...내가 있잖니."
둔저는 그렁그렁 눈물이 가득 담긴 눈동자를 들어 감격에 겨운 얼굴로 신독을 바라보았다.
"저..."
"쉿...! 아무 말도 하지마라. 한 숨 자거라. 내가 널 치료해 주마."
신독은 둔저의 백회혈을 가볍게 점혈했다.
편안한 얼굴로 미소짓던 둔저의 얼굴이 툭 떨어졌다.
"부...탁..."
둔저의 등을 다정스레 쓸어 내리며 신독의 입에 하얀 선이 그어졌다.
"큭큭..걱정마라..내가 훈장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깨끗이 고쳐주마..."
* * *
그 날 이후, 둔저는 더이상 사람들에게 등짝을 보여달라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신독이 어떤 치료를 했는지 둔저는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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