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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승리가 무서운 이유(2)

작성자
Lv.68 장과장02
작성
16.03.10 03:40
조회
1,133


전문가를 자처하기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기계학습이니 빅데이터니 하는 용어들을 자주 듣는 사람으로서 소감.

일단 네오문 님 생각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컴퓨터공학의 난제라고 불리는 문제에서 경우의 수는 현실적으로 무한한 것과 별 차이 없습니다. 바둑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산 능력이 아무리 좋아져도 아직은 못 풉니다. 최적해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즉 모든 경우를 따질 수 없기 때문에 중요한 건 어떤 방향으로 접근할 것인가-인데, 결국 사람이 시킨 대로 할 뿐인 거죠. 다만 일단 가르친 건 너무 잘 하니까 얼핏 똑똑한 것처럼 보입니다.


한마디로


“가르쳐 준 건 드럽게 잘 하지만 안 가르친 건 전혀 못 한다”


입니다. 제 소견으로는 현재까지의 인공지능이란 단어는 심하게 과대포장된 단어였습니다. 현실이 아닌 공상을 담은 단어라고 할까요. 시킨 그대로만 일하는 게 계산기라면 가이드를 정해 주면 그 가이드를 따라서 일하는 수준이 지금까지의 인공지능이었지요.



인간에게는 있고 계산기에게는 없는 것:

창의성. 직관력. 또는 영감.


인간의 무의식은 정보의 망망대해에서 단 한 순간에 모든 축적된 경험과 사고 과정을 집약합니다. 그로써 자신의 세계 자체를 확장하는 한 발자국을 내디딥니다. 하지만 계산기는 애초에 이 기능이 없습니다. 개념 자체가 없으니 구현이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계산을 빨리, 많이 한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인간에게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 있(었)습니다. 똑똑한 멍청이라고 할까요?



기사를 찾아보니 범용 프로그램인 알파고를 노트북에서 돌려서 슈퍼컴퓨터를 쓰는 바둑 프로그램들을 떡실신시켰다고 하네요.

지금의 대국에서도 얼마든지 CPU GPU를 투입해서 성능을 높일 수 있지만 그런 걸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구글의 이름값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의 자원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알파고가 상징적인 이유는 단순히 바둑 대가를 이길 만큼 성능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르쳐 준 건 드럽게 잘 하지만 안 가르친 건 전혀 못 한다”

에서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학습한다“

로.


이 의미는 큽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정해준 규칙을 적용하는 단계에서 새로운 규칙, 패턴을 스스로 창출하는 단계로 “진화” 했습니다. (왠지 잃어버린 이름, 은빛 어비스의 위버가 생각나죠?)



원리는 공부를 좀 더 해봐야겠지만요.

괜히 설레발 치는 건지는 몰라도 제 소감은 이렇습니다.


 - 인공지능이란 단어가 비로소 진실한 의미를 찾게 되는 시발점

 - 구글은 또 한번 공상과학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Comment ' 5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03.10 07:41
    No. 1

    저도 동감합니다.
    수많은 기보들을 익히고, 그 중에서 가장 최적화된 수를 기계적으로 둘 뿐.

    아주 먼 미래에는 그런 최적화된 수임을 인공지능 자체가 인지하고, 거기에 가치를 둘지 모릅니다만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엄청나게 거대하면서도 빠른 계산기가 인간을 이겼으며
    그렇게 계산기가 바둑이라는 게임을 기계적으로 연산해서 둘 수 있게끔 설계하였다는데서
    '달에 도착한 것'이지요.

    당신은 바둑이 무엇인지 아니? 라고 알파고에게 물어도
    알파고는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모를 뿐더러
    그걸 들을 주체조차도 없을 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ForDest
    작성일
    16.03.10 07:50
    No. 2

    자기가 이긴건 알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석박사
    작성일
    16.03.10 10:21
    No. 3

    Artificial Neural Network, 해당 개념은 1940년대에 나왔습니다
    실질적으로 학계의 관심을 받은건 1970~80년대긴 하지만 어찌됐건 한참 옛날입니다.
    패러다임을 바꾼건 전혀 아니에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장과장02
    작성일
    16.03.10 15:09
    No. 4

    네 압니다. 이론과 실증의 차이 아닐까요?
    초창기 천재들이 웬만한 개념은 이론적으로 다 잡아뒀으니까요.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지만, 실현되는 건 또 다른 문제 아니겠습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사자좌
    작성일
    16.03.10 11:44
    No. 5

    알파고는 이세돌가 맞다이뜨기 전에 백번넘게 다른 기사들과 대국을 뒀습니다 거기서 학습한 데이터량을 바탕으로 최고의 수를 둔겁니다 무서운점은 싸울수록 강해지는거 초사이언도 아니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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