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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69 장과장02
작성
16.03.13 01:51
조회
1,010


알파고의 승리가 계산량으로 밀어붙인 거다


-라는 오해는 터무니없습니다. 개발자들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면요.


먼저, 듣기로는 CPU 1200개를 썼다 하는데, 여기저기 반응을 보니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게 많아 보이는 모양입니다.


구글의 규모를 생각하면, 따로 계산은 안 해 봤지만 조금 과장해서 1200개는 백사장을 통째로 가져다 들이부을 수 있는 사람이 모래 한 줌만 퍼다 쓴 것과 같습니다. 소프트웨어를 검증하겠다고 하드웨어 스펙을 팍팍 낮췄는데 양으로 밀어붙였다는 말이 나오고 또 대부분 그걸 사실로 알고 있으니 당사자들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일 듯.


조금 애매한 비교 대상이지만 슈퍼컴퓨터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2014년 기사에 쓰이길, 텐허-2(당시 세계 1위)의 코어수가 312만개라고 하네요.  CPU 개수는 아니지만 1200개와는 아예 단위가 다릅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알파고는 도전자로서 승리가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논했는데 이제는 승부의 공정성을 논하고 있네요. 불가능에 도전하는 도전자가 갖은 수를 다 쓰는 게 도대체 무슨 흠이 될 것이며, 실제로는 스스로 제약까지 건 채로 덤벼서 결국 승리를 따냈는데 여기저기서 치사하게 이겼느니 사기를 쳤느니 왈가왈부하고 있으니 솔직히 좀 불쌍할 지경입니다.




그리고 저번 글에도 썼지만 현재까지 풀리지 않은 문제들은 경우의 수가 사실상 무한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바둑 같은 문제는요. 가도 가도 수평선 밖에 안 보이는 패턴의 바다 한가운데에 똑 떨어져서 길을 찾는 겁니다. 배 자체는 컴퓨터가 훨씬 우월하지요. 하지만 바다가 너무 넓은 나머지 사람이나 컴퓨터나 입장이 다를 바 없어집니다. 내 위치가 어디인지, 어디로 가면 되는지, 해류는 어떤지, 쉴 수 있는 포인트가 어딘지 모든 게 그냥 막막합니다.


배가 아무리 좋아 봤자... 예를 들어 CPU 성능이 지금보다 백 배쯤 좋아진다 치면 배가 미친듯이 빨라지겠지요. 하지만 방향도 못 잡는 배가 아무리 빨라져본들 바다의 넓이에 비하면 티도 안 납니다. 지금까지는 경험과 직관으로 방향을 잡는 인간이 더 우월했던 것이고, 컴퓨터는 자동 항법 장치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성능을 좌우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가 같은 시간에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경우를 따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한참 전에 거진 다 풀렸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brute force 따위로 되는 거였으면 바둑은 적어도 10년쯤 전에 정복됐겠죠.  저는 모 변호사님 말씀이 지렁이 방귀 뀌는 소리로 들립니다.




결론은 이거죠.


만든 사람 천재?



덧) 브루트 포스 진짜 별 거 아닙니다. 생 초짜도 일대일 코치해서 한 달쯤 가르치고 한 달 빡세게 굴리면 바둑 프로그램 충분히 만듭니다. 날고 긴다 하는 천재들한테 할 소리가 아님;;;





Comment ' 7

  • 작성자
    Lv.29 펠로러스
    작성일
    16.03.13 02:21
    No. 1

    바둑의 경우의 수가 10의 170승배라는데, 컴퓨터 백억대 동원해도 각 컴퓨터가 10의 160승배 만큼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됩니다. 물론 정석이라든가 의미없는 경우의 수같은거 배제하는거 감안하면 수가 많이 줄겠지만, 컴퓨터 대수가지고 불공평 얘기하는건 진짜 터무니 없는 얘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페르딕스
    작성일
    16.03.13 08:41
    No. 2

    알파고의 연산능력이야 원래 컴퓨터가 우월하니 별다를게 없고, 이번에 대단한 점은 자기 학습능력이 있다는 점이죠.
    기사를 보니, 이 자기 학습능력이라는 것이 정말 대단하더군요.

    고양이, 강아지 사진을 보여주고 구분하는 것을 예를 들었는데, 이해가 잘 되더군요.
    예전에는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왜 이게 고양이인지, 어느 포인트로 구분하는지를 따로 알려주어야 했습니다.
    그 작업을 수없이 반복해서, 데이터를 확보하죠.
    이 알파고 인공지능은 그냥 고양이 사진을 많이 보여주고 이게 다 고양이라고 하면, 스스로 고양이의 특징이 뭔지 포인트를 유추하는 겁니다.
    말그대로, 데이터의 신뢰성만 확보된다면, 그냥 인터넷에 연결해 놓으면,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 하고, 자신의 고양이 구분력의 신뢰성을 스스로 높일수 있죠.
    뭐, 이건 소설에 있던 인공지능이 진짜 등장했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페르딕스
    작성일
    16.03.13 08:42
    No. 3

    뭐 실제로는 인터넷에 고양이사진 치면, 온갖 애완 동물이 다 올라오니, 오히려 혼돈만 생기겠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개백수김씨
    작성일
    16.03.13 12:12
    No. 4

    단순 경우의 수만을 구한다는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이제 판단의 영역까지 도달했다는게 알파고의 주요 쟁점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무한한 경우의 수 가운데 그나마 최적의 수를 '판단'해서 결정하는게 지금의 알파고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에 의한 최적의 수는 지금까지 보여진 것으로는 이세돌 9단을 능가하고 있었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글도둑
    작성일
    16.03.13 12:39
    No. 5

    알파고를 경우의 수를 구하는 계산기로 판단 하는 것은

    로또 당첨 번호 프로그램에 1 2 3 4 5 6 도 당첨 번호 경우의 수로 넣고 계산 하는

    아마추어 계산 프로그램 수준으로 취급 하는 것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관측
    작성일
    16.03.13 13:11
    No. 6

    그냥 모 변호사 그놈이 이름 알리려 개소리하는거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9 장과장02
    작성일
    16.03.13 17:06
    No. 7

    그 멍멍이 소리가 잘 먹히고 있는 거에 빡돌아서요.. 몇 사람에게 물어보니 계산 다 해서 정답만 찍는데 당연히 AI가 이기는 거 아니냐 이럽디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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