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진패랑
작품명 : 장랑행로 3권
출판사 : 청어람
1권에서 수작의 가능성을 보았다.
2권에서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
3권은 실망스럽다.
일단, 전편까지의 과한 손속에 대한 비평을 의식한 것인지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막상 전투에 나서면
야수가 되는 것도 종종 있는 일이라는 둥 뭐 그런 이야기.
심심하면 꺾고 베고 부수고 하더니
이번 편은 좀처럼 그러지 않는다.
3권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용진척은 더디고,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리가 안된다.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읽으면서 스윽 파악이 되어야 하는데,
이것저것 이야기가 많아서 혼란스럽고 일목요연하지 못하다.
무림세가들의 약진을 위한 움직임, 무림맹의 분열과 대립,
세가 후기지수들과 장랑의 원한, 남궁창과 장랑 사이에 얽힌 사연,
황궁의 권력대립, 백마천 이야기, 기타등등... 다양한 측면을
조금씩 조금씩 보여주고 있는데, 읽는 도중에도 헷갈릴 정도다.
거기에는 장랑의 캐릭터를 파악하기가 힘든 점이 한몫 한다.
솔직히 여전히 이 장랑이란 캐릭터의 행동원리를 모르겠고,
그의 언행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그에게 공감할 수도 없다.
도가의 속가제자인 처지에 자신과 친구를 죽이려 한 암살자를
'독하고 끈질기다'는 이유로 맘에 들어하지를 않나 -_-
아무리 상대에 따라 언행이 바뀌는 게 사람이라지만
그게 좀 심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래서 일관성이 없어보인다.
특히 3권 마지막 부분의 제갈뭐시기랑 말싸움하는 부분은...
가관이다.
제갈수천이 군웅들 앞에서 공동파의 체면을 살짝 깎아먹었다는
이유 하나로, 까마득한 강호의 선배이며 연장자인 노인에게
한다는 소리가.. 어이가 없다.
간략하게 그 대화를 간추려 소개해보자.
「공동파를 거론한 이유가 뭡니까?」
강하다. 시작부터 예의같은 건 구석에 밀쳐놓고 대뜸 따진다.
「자넨 누군가? 신분과 성명부터 밝히게」
입바른 소리 하는 제갈수천.
「공동파의 장랑입니다」
일단 대답은 한다..
「그래, 조금 전 뭘 물었지?」
「치매 걸린 것도 아닌데 그새 잊으신 모양이군요」
...... (한숨)
대뜸 '연장자'이며, '강호의 대선배'인 사람보고
수많은 군웅들 앞에서 이런 소리를....
치매 걸린 것도... 치매 걸린... 치매.. 치매.. -_-^
「버릇없군!」
동감이오, 제갈군사.....
「질문을 이해 못하겠어요?
그 정도로 기억력 저하되었으면 그냥 은거나 하시죠?」
이순간 나는 장랑이 미친 게 아닌가 의심했다.
주화입마를 당해서 심마에 빠졌다던가...
「뭐, 뭐야! 허억..」
충격받은 제갈수천. 설마 이정도로 개념없으리라곤 예상못한 듯.
「질문의 의미도 이해 못하고, 기억도 못하는 모양인데,
다시 한번 상기시켜드리죠.
뭐때문에 공동파를 거론했습니까? 그 까닭과 저의는 뭡니까?」
이건 뭐.... 완전히 정신줄을 놓은...
「저, 저, 저...!!」
주저앉아서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제갈수천 -_-
이미 쇼크로 혼이 반쯤 나갔다..
「군사! 제갈군사! .. 자네, 말이 너무 심하군」
말리러 들어온 무림맹주한테..
「심하지 않습니다」
대뜸 한다는 소리가 이거.
아 그러세요.. 별로 안심하군요.. -_-
아햏햏..
장랑이 나선 이유는 정말 하잘 것 없다.
제갈수천이 공동파의 체면을 살짝, 정말로 살짝 깎아내린 거다.
근데 그걸 갖고 주인공님은 옆에 버젓이 눈뜨고 계신
공동파 어른들에겐 의향조차 묻지 않은 채 개무시하고
자기 맘대로 수많은 군웅 앞에서 대선배랑 싸움질이다.
장랑이 무슨 장문후계자쯤 되면 그나마 나을 텐데,
그는 일개 속가제자다.
게다가 말하는 투가 약간 버릇없다 정도가 아니라
아예 대한민국 초딩 수준이다. 정말 이해가 안된다. 뭔가 이건.
이 장면 하나로 장랑행로에 대한 나의 평가는 대폭 하락했다.
안그래도 오락가락하는 장랑의 성정을 파악하기 힘들었는데,
이 부분을 보고는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1권 읽고선 참 큰 기대를 걸었던 작품인데, 지금은.....
http://blog.naver.com/serpent/110022887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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