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우각
작품명 : 일대검호
출판사 :
일대검호 뿐 아니라 요즘 무협을 보면 1/3또는 한두챕터 이상 건너뛰며 읽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주인공과 관련 없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입니다. 일대검호를 예로 든 것은 7권에서 320페이지 중에 150페이지가 주인공이 없는 이야기더군요.
조돈형의 마도십병은 권마다 두챕터 이상, 어떤 분은 주인공이 등장하기 전에 1/3이나 소진하고... 어떤 분은 핵심 주인공 하나에 보조 주인공 둘 셋을 두고 각자에 대해 어떻게 했는지 세세하게 묘사하고..
어떤 작가는 동일 장면을 여러 각도(각 당사자 의 입장)에서 설명하기도 합니다. 처음 진행된 장면을 보면 상대방이 어떤 마음인지 주인공이 상상하는 만큼 독자도 상상합니다. 이 상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뻔한) 내용이 필요할까요?
대체 주인공이 없는 이야기를 왜 쓰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대략적이 결말만 알면 되는데..
일대검호 7권에서 보면 청성산 싸움은 주인공 없이 80여 페이지에 걸쳐 묘사됩니다. 결말이 중요하다면 후송병이나 어떤 누구에게 '치열한 전투를 했고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 곧 적의 최후의 공격이 임박했다'라는 말만 주인공이 들으면 그만입니다. 이정도면 청성산 전투가 어떠 했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전 여기에 어떤 무인, 누구의 제자 등이 어떻게 싸웠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습니다. 단 몇줄이면 되는 내용을 80페이지나 쓰다니... 게다가 각자의 내용이 매우 중요했다면 전투후에 당사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으면 그만인 것을...
조돈형의 마도십병에서도 마교가 정파를 끌어들여 어떻게 싸웠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습니다. 어떤 누군가가 주인공에게 '정파의 한 부대가 구원하러 오다가 마교의 매복에 몰살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라는 말만 들으면 됩니다.
얼마전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읽었습니다. 철저하게 주인공 위주로 되어 있더군요. 우리 나라 무협과 비교하면 너무 차이가 크더군요. 혼혈왕자 4권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덤블도어가 해리를 데리고 볼드모트의 혼이 감긴 물건을 찾으러 갖다 옵니다. 이와중에 덤블도어는 힘을 잃었고 학교에 도착하니깐 죽음을 먹는 자들이 와 있었고 덤블도어는 마지막 힘으로 해리에게 마법을 걸어 보호하고 자신은 스네이프에게 죽습니다. 해리는 덤블도어의 보호 마법을 걷어내고 스네이프를 추격합니다. 그러면서 죽음을 먹는 자와 불사조 기사단이 싸우는 장면과 빌 위즐리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봅니다. 스네이프에 의해 부상을 입은 해리는 병동에 실려가고 거기에서 친구들과 기사단에 의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습니다.
만약 이 장면을 울 작가님들이 쓴다면
- 덤블도어가 학교를 비우고 바깥에서 활동해던 장면
- 기사단이 학교 밖에서 죽음을 먹는 자(이하 먹는 자)들과의 대결장면 또는 회의 장면 등등
- 볼드모트가 어둠 속에서 음모를 꾸미는 장면
- 학교에서 기사단과 먹는 자와의 각자(빌, 지니, 론, 헤르미온느, 기숙사의 학생, 기사단의 각자, 먹는 자들 각자) 싸우는 내용을 양쪽의 심리까지 내세우며 묘사
- 말포이가 왜 덤블도어를 죽이지 않는지에 대한 말포이의 심리묘사
- 스네이프가 덤블도어를 죽이러 가면서의 심리묘사 등
매우 세심하게 글을 쓸 것이고 분량만 매우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독자는 주인공에 몰입하면서 읽습니다. 주인공이 아는 만큼만 알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상상하면서 책을 읽습니다. 너무 친절한 울 작가님들은 독자의 상상력마저 앗아가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없는 장면 뿐 아니라 있는 곳에서도 불필요한 묘사가 너무 많습니다. 주인공은 대화나 오감(특히 시력)에 의해 상대가 어떤 상태고 어떤 마음가짐인지 짐작합니다. 독자도 주인공에 몰입하여 상상합니다.
이젠 독자의 상상력도 어느 정도는 보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은 세권짜리 무협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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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
더욱 재미 있는 무협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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