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영화배우에게 가장 중요한게 연기력이라면 작가님들에게는 필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죠.
그래서 전 대여점에서 글을 선택하는 데 작가님 이름을 확인해요.
금강문주님,용대운님,설봉님,좌백님,임준욱님,한성수님,별도님,풍종호님,한백림님,이재일님,운곡님등 이름을 보고 선택하면 가장 실망할 염려가 줄어들죠.
일단 유려한 필체와 탄탄한 필력이 보장 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필력이 좋다고 해서 다 맘에 드는 글은 아니더군요.
그런 생각을 전에는 하지 못했는데 아니 일주일 전까지는 하지 않았는데 아스크란 글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김백호님의 아스크를 보고 느낀건 철저한 매니악한 글이라는 점이에요.
아스크는 사실 필력이 좋은 글이에요.술술 넘어가는 전개, 이야기의 얼개인 서사와 묘사도 좋구요.하지만 아스크가 문제인건 그 중심내용이 문제성(?)이 있다고 해야 하나요?
아스크에서는 인간과 악마,마물은 신의 입장에서는 동일하다 또는 악마는 오히려 약속을 지키지만 오히려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는 식의 거침없지만(?) 위험한 전개를 하고 있죠.
물론 요새 선과 악의 이분법에서 탈피하는건 거의 모든 장르에서의 추세이고 무협에서 역시 정파가 위선의 문파로 자주 등장하고 사파가 사악함으로만 나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건 인간을 소재로 했을 때이고 그 대상이 초자연적인 소재로 넘어오면 그렇지 않죠.
대표적인 예로 이우혁님의 퇴마록과 월야한담으로 유명한 휘긴경의 더 로그를 예로 들면 퇴마록의 주인공 이현암이 강한건 물론 강한 기공이나 도가의 무공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강한 건 이현암이 꾸준히 주창하는 인간의 의지 그것이 무엇보다도 이현암을 강하게 만드는 요소에요.
이현암은 아스크의 주인공 스콜과는 다르게 인간이지 않나구요?그렇담 더 로그의 주인공 로그 마스터 카이레스를-물론 카이레스는 실험으로 만들어진 대천사 미카엘이죠.스콜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아니에요- 예로 들지요.
더 로그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이야기가 뭘까요?
전 12성기사 조디악 나이츠의 이야기라고 봐요.
극중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죠.조디악 나이츠는 인간이 멸시되고 인간의 빛을 읽어갈 때, 가장 절망 속에서 희망의 검을 들고 사람들의 앞에서 마물들과 싸워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었다고요.
그리고 그 조디악 나이츠의 인간의 마음은 시공을 넘어서 카이레스에게 깊은 영향을 주지요.
즉 사람을 우선시 하는 이야기죠.
하지만 아스크에서는 오만의 악마 지드키엘이 악마술로 용병양성 학교의 아이들을 이용해 서로 살육을 저지르게 하고 탐식의 악마 카프지엘이 주점에 있던 사람들을 산채로 잡아 먹어도 스콜과 연합해 다른 마물들을 없애자는 말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카프지엘은 작가님에게도(사람을 잡아 먹다니ㅡ.ㅡ;;)부담이었는지 죽음을 맞이하게 하지만 그곳에서 사람과 같이 마물과 싸우다 죽었으므로사람과 친구라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개념을 주입하지요.
만약에 오만의 악마 지드키엘이 바꿔서 그런 제안을 이현암이나 카이레스에게 했다면 어떨까요?
현암은 바로 월향검을 날리며 지드키엘과 목숨을 거는 싸움을 해서 소멸시킬 것이고 카이레스는 웃으며 제안에 넘어가는 척 하다가 그자리에서 방심을 노려 석궁을 쏘거나 이도류로 자드키엘과 악마들을 공격하며 그래도 나는 벨키서스 레인저 이거든 하고 외친다고 생각하면 과언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무협과 같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아닌 초자연적인 존재와 대적하는데에서 인간을 멸시하거나 악마나 마물의 제안에 넘어간다면 결코 초자연적인 존재와 대적할 수 없다구요.
물론 19권의 퇴마록,12권의 더 로그와 비교 하는 건 너무 하는거 아니냐 할 수도 있겠지만 권수의 문제보다는 주인공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봐요.그리고 주인공을 통해서 대변하는 작가님의 의지가 가장 중심이죠.그런 의미에서 아스크는 좋게 말하면 매니아틱하고 나쁘게 말하면 문제성 있는 작품이에요.
더 로그의 작가 휘긴경의 월야한담에서도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성에 대해서 역설적으로 강조했죠.
물론 퇴마록이나 더 로그에서도 마물보다 못한 인간은 나와요.
퇴마록에서는 힘에 경도된 마스터나 더 로그에서는 벨키서스 대공의 후손이지만 마물이 된 사람도 나오고요.
물론 그들이 마물보다도 못하지만 퇴마록과 더 로그의 주인공은 마물보다 못한 인간과도 싸우지만 마물들과도 한 점의 양보도 없이 싸워 나가죠.
그렇기에 긴박하고 그래서 장엄하죠.
하지만 아스크의 스콜은 꾸준한 싸움이 있지만, 단지 마니아틱한 살육일뿐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린듯한 긴박함도 그리고 묵묵히 역경을 헤치는 장엄함이 없어지죠.
단지 남는것은 순결한 사랑 만 남아 있어요. -그나마 피의 대지 위 에 핀 꽃이 아닌 온실속의 난향이라고 할까요?그래도 그것조차 없다면 더욱 거북했을 내용이지만요-물론 아스크는 간만에 보는 읽을만한 판타지에요.
요새 대다수의 판타지물이 D&D룰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 답습하면서 판타지는 성인이 읽는 책이 아니다.고교 졸업하고 판타지를 읽을 시간이면 무협을 읽어라.이런 대접을 받고 있는 추세에서 좋은 필력과 독특한 세계관(북구신화인 라그나로크)등 뛰어남이 많은 수작이에요.
하지만 이런 근원적인 문제 때문에 아스크는 매니악하다는 생각이에요.
김백호님이 이 글을 볼 지 안 볼지 모르겠지만 김백호님의 필력이라면 보다 퇴마록이나 더 로그 같은 사랑받는 판타지를 쓸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고 생각해요.
아스크를 다 읽고 느낀 점을 적어 봅니다.
음 필력이라는 말이 나와서 그런데 예전에 통신에서 화제작이 표류공주란 책이 있었는데요,요새는 고무림을 거쳐간 많은 좋은 책들이 새로 출간 되더군요.
위에서 언급한 유명 작가님들이 아닌 곽가소사,천애홍엽,검정만리,정검록 다 수작이더군요.
이 네 분 작가님들의 이런 작품이 장기간 사랑을 받고 그 다음작 연재를 할 때는 이름을 아는 작가님들이 됬으면해요.
음 너무 무겁다구요? 쿨한 무협으로는 악제자나 천룡소 같은 작품 이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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