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3 건들지맛
작성
11.05.17 02:36
조회
1,098

어떤 게임기획책에 이런 말이 적힌걸 기억합니다.

기획이 80% 짜이면 개발을 시작하고, 나머지 20%는 개발하면서 진행하라고요.

그리고 남자의 자격에서 이런 장면이 떠오릅니다.

부활의 리더 김태원은 남자의 자격 밴드에서 쓸 곡을 8분만에 생각해냈지만, 그 결과물은 수개월 후에 내게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얘기를 처음에 왜 꺼내냐면 결국 어떻게 해서든 설정은 꼭 들어가게 마련이고 결코 무시를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일단 설정이 참신하냐 마느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어떤 컨셉이든 설정이 확실하고 탄탄하게 짜지 않으면, 천재가 아닌 이상 결과물은 완벽하게 나오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물론 꼭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하는 건 없습니다.

아까 처음 예시를 든대로 하면서 설정을 만들어가고 다듬을 수도 있고,

처음에 확실히 짜고, 그 설정과 흐름에 맞게 글을 쓸 수도 있습니다.

방법은 본인이 직접 찾아야 하고 본인이 직접 그 방법을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결론은 이겁니다.

설정에 대한 방법은 자유다. 하지만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 설정이다라고요.

덧. 그런데 막상 이렇게 적은 본인은 왜 부실하게 하는 걸까요...

지금 적은 글도 과연 설득성이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역시 정줄놓기 쉬운 새벽에는 글을 쓰지 말아야 하는건가...


Comment ' 2

  • 작성자
    水原
    작성일
    11.05.17 04:20
    No. 1

    소설에서 설정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지만, 기본적인 과정이 있습니다.

    첫째 가장 먼저 할 일은 주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소설 한편의 모든 내용은 결국 주제를 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야 좋은 글이 될 수 있죠.

    둘째 소재를 정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판타지니 무협이니 혹은 로맨스니 역사소설이니 하는 것들이 정해지는 것입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구체화 시키기에 가장 적당한 소재를 결정하는 단계인데,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셋째 소재가 정하여지면, 비로소 각종 설정을 잡고, 세계관을 개략적으로 완성을 시켜야 합니다. 세계관 그러면 흔히 환타지나, 혹은 무협의 세계관만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대소설이든 심지어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일상생활을 소설로 꾸미더라도, 그것에 대한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소설은 허구이므로, 결국 어떤 소설이든 피해 갈 수 없는 부분입니다. 무작정 쓸 수도 있지만, 간혹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세계관 설정에서 놓친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넷째 시놉을 짜는 단계인데, 이건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스타일이 각각이라는 말이지요. 저같은 경우는 일단 전체적인 개략적 시놉을 일단 짜고, 그 다음 각 단락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단락별로 개별 시놉을 다시 짭니다. 물론 그 내용은 주제를 향하여 달리고 있어야 하겠죠. 그렇게 세분화 하다 보면 드디어 글을 쓸 준비가 되는것이죠.

    다섯째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분인데, 이 부분에서 막혀서 사실 좋은 글들이 나쁜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것은 인물설정입니다. 인물설정은 전체적인 인물설정과, 각 단락별로 나오는 인물들을 세부적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환타지물의 어떤 국가가 있으면, 글을 쓰기 전에 이미 그 국가에 필요한 주요등장인물(설령 등장을 못 시킨다 하더라도)을 모두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글을 쓰다가 작명에 엄청 고생하기도 하고, 혹은 중간에 아주 틀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국가에 있어서 행정직책이나 각각의 귀족들의 왕국에서의 직위 등등에 혼선이 올 수 있습니다. 미리 다 짜 놓으면 크게 산으로 갈 일이 없어집니다.

    글을 쓰다가 가끔 스토리의 변화를 주어도, 기존 다섯가지를 잘 짜놓으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왕 쓰는 것 좋은 글을 쓰는것이 낫겠죠.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水原
    작성일
    11.05.17 04:42
    No. 2

    보충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어서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글을 쓸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주제를 잡는 것인데, 예를 들어서 '풋풋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잡았다 치면,

    주제: 상큼하고 풋풋한 사랑

    이렇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이 소재인데, 이를테면 대학생의 사랑이 될 수도 있고, 순진한 성인의 사랑이 될 수도 있고, 고등학생의 사랑, 혹은 황순원님의 '소나기'식의 사랑이 될 수도 있죠. 이 많은 경우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소재를 잡는 것입니다.
    '소나기'식의 소재를 잡았다고 치면,

    소재: 시골의 순박한 아이의 풋사랑 - 이 정도 되겟죠?

    그 다음 단계인 세계관의 설정은 그 마을에 어디에 논이 있고, 시냇물은 어디에 흐르고, 과수원은 어디에 있고, 논두렁은 어디에, 하다못해 마을 어느 부분에 구멍가게가 있고 등등을 다 잡아 놓아야 글을 쓰기 편합니다. 개략적으로라도 잡아 놓아야 하는 것이죠.

    그러면 세계관이 완성 된 것입니다.

    그 다음은 줄거리를 구상하는 것이죠.
    냇가에 빠져서 옷을 말리다 느낀 감정이 될지, '소나기'처럼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맡고 원두막에서 들어가서 생긴 이야기가 될지...... 세부적으로 자세하게 줄거리를 짜야 합니다. 장편의 경우는 여러 장으로 나누어서 각 장별로 주제를 향하도록 스토리를 짜면 되겠죠. 물론 발단이나 전개부분은 전체 이야기를 이끌기 위한 사전 작업이나 복선작업이 필요한 부분이니 반드시 주제를 따라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 이후는 주제의식을 반영 해야 합니다.

    그러면 시놉이 완성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등장인물에 관한 설정입니다. 여기에는 각 등장인물의 성격 행동양식 그의 가계도, 사는 집, 가정환경 등등을 모두 설정해 둔다면 글을 쓰기 무척 편하겠죠. 아마 시골 토박이인 주인공이라면 그 지방의 사투리를 일상적으로 사용해야 맞겠죠. 마음속으로 착하지만 겉으로 퉁명한 성격이라면, 말투도 그런식으로 해야 합니다.

    그럼 모든 것이 준비가 되었습니다.

    글을 쓰기만 하면 되죠. 이런식으로 미리 잘 짜 놓으면 중간에 내용이 산으로 갈 일이 전혀 없고, 자신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할 수 있겠죠. 그것을 독자의 호응을 이끌어 내느냐 아니냐는 글 쏨씨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그리고 많이 써 보는 것. 이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글 쓰다가 막히거나 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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