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의 수많은 영호英豪 가운데 네크로드란 네 자는 제법 유명합니다. 아마 그것은 그가 제법 꾸준한 활동을 해 온 때문일 것입니다. 그는 한담과 정담 등을 오가며 상당수의 강호동도들과 폭 넓은 교류를 해왔을 뿐더러, 이곳 문피아에서 오랫동안 연재를 해 온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지닌 진정한 매력과 가치는 조금 더 본질적인 곳에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럴수가. 그는 소위 '실천하는 설덕후'였던 것입니다! 저와 같은 보통의 설덕후들은 그저 허구헌날 방구석에서 설정하는 것으로 소일거리를 하는데 반해, 그는 그 설정을 구체화시키는 정도를 넘어 맛깔난 이야기로 슥삭슥삭 버무리는 재주를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그의 문학적 소양은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닙니다. 그의 문장은 유려, 섬세, 쾌도난마 등의 미학적 용어들과는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의 글은 대게 설명체가 위주고, 하여 때론 지루하거나 식상하거나, 여튼 글의 재미를 반감시킬 때가 잦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재밌습니다. 왜일까요?
첫째, 우선 그의 글은 직관적이고 논리적입니다. 모든 것이 명약관화하여 독자들이 시점의 흐름을 따라가는데 별반 어려움이 없어 쉬이 읽힙니다.(간혹 몇몇 부분은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미처 문장을 다듬지 못한 탓이지 그의 평소 스타일이 난해한 것은 아닙니다.)
둘째, 그의 글에는 묘하게 덕심을 자극하는 묘덕력이 있습니다. 단언컨대 그는 작가이기 전에 훌륭한 덕후입니다. 덕후의 로망은 덕후가 아는 법. 고로 그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덕후들의 민감한 후각을 자극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셋째, 그는 밀당을 잘 합니다. 사실 이야기꾼이 갖춰야 할 최대의 요소는 바로 이것, 밀당입니다. 그런 면에서 네크로드는 매우 합격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명료히 설명하되 밝힐 건 밝히고 숨길 건 숨깁니다. 하여 독자의 숨을 깔딱깔딱 넘어가게 합니다.
그리고 <잊혀진 신의 세계>는 그런 네크로드식 소설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엘프, 드워프, 수인족, 마법이 등장하고 여기에 총기부터 항공모함까지의 밀리터리적 요소가 첨가되었으며, 블러드라인이라는 게임을 주축으로 한 게임 판타지적 요소와 파워드 슈트를 입고 싸우는 미소녀들을 주축으로 하는 현대 이능 배틀물의 요소까지.
읽는 독자마저도 불안해질만큼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요소들의 결집체인 이 소설. 과연 작가 네크로드는 이 이야기를 어찌 끌고 나아갈까요? 전 참 궁금한데. 혹시, 여러분도 그렇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당장 보러오세요.
네크로드의 <잊혀진 신의 세계>입니다.
※ 이 글은 5월 20일 현재 179화까지 연재되었으며, 153화를 이후로 조회수 5000을 넘은 적이 없는 바. 이상으로 이번 추천 이벤트의 요건을 모두 만족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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