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만,
감상이나 비평이 올라올 글은 그래도 올라오긴 합니다.
저 '올라올 글'의 기준은 그 글이 잘났다 못났다를 떠나서, 뭐가 되었든 게시물이 올라갈만한 건덕지를 가졌다는 뜻이죠.
호의적인 감상의 경우에는 독자가 귀찮음을 무릅쓰고 평소 잘 쓰지도 않던 글줄을 끄적이게 만들 무언가를,
비평일 경우에는(...) 이하생략.
아무튼 올라옵니다.
일례로, 제가 이번에 출판하고 완결 본 강철의 기사들은 3권부터는 그야말로 소리없이 나왔다가 소리없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넷 블로그는 물론이거니와 문피아를 비롯한 그 어떤 게시판에서도 감상이나 비평 등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완결권이 나온 후에도 뭐... 네, 그야말로 아무 반응이 없었죠.
반면 강철과 비슷하게 - 적어도 3권까지는 - 팔린 천년검로나 죽어야번다 등은 매권이 나올 때마다 감상문과 비평문 등이 줄기차게 올라왔고 지금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안 팔려도 감상이 올라올 글들은 감상이 올라온다는 거죠.
물론 많이 팔린 글들이 감상이 많이 올라오긴 합니다. 감상이나 비평이 많은 글들은 어찌되었건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는 반증도 됩니다.
하지만 안 팔린 글들도, 올라올 글들은 올라와요 단 한 개가 되었더라도요.
뭔가 감상이나 비평이 올라올 건덕지가 글에 없다면 작자가 아무리 감상문 올려달라고 애원하고 빌어봐야 소용 없습니다.
실제로 저는 출판 이벤트까지 걸어가며 독자분들에게 애원했지만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3권 부터는 그야말로 침묵의 항해를 했죠.
모 작가 분은 제가 한 짓은 애교로 보일 정도로 노골적인 애원을 독자분들에게 보냈지만 반응은 미적지근했습니다.
저는 죽어야 번다나 천년검로의 작가분들이 감상문을 요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습니다. 그래도 감상문과 비평글이 올라옵니다.
감상과 비평이 올라올만한 글을 써야겠지요.
애원해봐야 소용없습니다. 무료 연재 사이트의 인기는 신기루에 불과합니다. 재밌었죠? 재밌었어요하고 덧글을 나누는 정도라면 모를까, 그 이상의 수고를 독자분들에게서 끌어내려면 그에 걸맞는 무언가를 내밀어야 합니다.
문피아는 무료 연재 사이트입니다.
저는 네 질을 완결봤고(그 중에 두 질은 출판했습니다.) 요즘 글 하나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쓴 분량 다 합치면 30권이 넘습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연재 사이트 등에서 제가 본 감상문은 딱 여섯 개에 불과합니다. 블로그 등까지 다 합치면 아홉 개인가 열 개인가 되겠네요.
인기가 많았던 글도 있고, 인기가 없던 글들도 있지만 그래봐야 감상문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일전에 어떤 독자분이 완결나면 꼭 감상문을 쓰겠다고 하셔서 기다렸습니다. 완결난지 몇 달이 지나도 안 올라오더군요. 솔까말 대놓고 여쭈어보니 쓰다보니 귀찮아져서 못 올렸다고 하시더군요.
그런 겁니다.
독자분들에게 올려달라고 애원하고 아우성쳐봐야 소용 없습니다.
독자분들 스스로가 감상이나 비평을 올리고 싶어지는 무언가를 글에 담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덧1)
감상이나 비평을 왜 쓸까요.
저같은 경우는 비평은 여간해선 안 씁니다. 찬양하는 글 올리기도 귀찮은데 까는 글은 더더욱 귀찮으니까요.
감상은 공유하고 싶을 때 씁니다. 나는 이걸 이렇게 재밌게 봤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 와, 난 이 장면이 이래서 좋았는데 와우...
그리고 때때로는 그냥 혼자 너무 기분이 고양되서 머리속에 떠오른 것들을 발산하고 싶어서 씁니다.
가장 최근의 일로 따지면 가즈나이트 R 9권이 그랬군요.
잘 팔렸든 안 팔렸든 독자에게 저런 마음이 생길만한 글을 쓰면 되겠죠.
덧2)
출판해서 소리없이 사라진 글이건, 욕을 대차게 먹고 망한 글이건,
무료 연재 사이트에서 연재할 때는 다들 인기 좋았습니다. 인기가 좋았으니 출판이 됐죠.
그런 겁니다.
덧3)
노파심에 말하지만 독자분들 욕하는 글 아닙니다.
소비자인 독자에게 바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덧4) 혹시나 해서 한 줄 더 남기자면, 감상문을 써야 진짜 독자다 뭐다 이런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저 본문에 밝혔듯이 독자의 행동을 끌어내려면 그에 걸맞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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