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마리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히 그려진 한 장의 화폭(畵幅)을 보며 중년인은 침음을 삼켰다.
구룡승천도(九龍昇天圖)!
어떤 자가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구룡승천도에 얽힌 비밀을 풀면 천하제일의 무공(武功)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던 그것이었다.
중년인은 그림을 보며 소문이 사실임을 어렴풋이 짐작했다.
그림에 담겨져 있는 한 줄기 선기(仙氣)를 중년인은 미약하게나마 감지할 수 있었다.
“탐나는구나! 진정으로…….”
이미 입신지경(入神之境)을 바라보는 그였지만, 구룡승천도는 충분히 탐낼만한 것이었다.
한 절세고수(絶世高手)가 남겼다는 보물은 중년인마저 가슴 떨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중년인은 고개를 저었다.
입신, 선경(仙境)을 바라보는 그에게 탐욕은 하나의 족쇄였으며 피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구룡승천도의 주인은 자신이 아님을 중년인은 또한 알고 있었다.
세상으로 돌려보내야했다.
돌고 돌다 보면 진정한 주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순리였다.
그러나 그냥 돌려보낸다면 한바탕 피바람이 불 터.
중년인이 손을 들어 구룡승천도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그의 손이 영롱한 빛 무리에 휩싸인 것은 거의 동시였다.
빛 무리가 구룡승천도를 한 번씩 쓰다듬을 때마다 힘차게 승천하던 용들이 시들해지고 담겨져 있던 선기가 서서히 그림 안으로 갈무리 되었다.
이윽고 한 장의 평범한 구룡도가 되었다. 조금 전 웅장하기까지 한 그림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중년인이 흡족한 웃음을 만들었다.
“감쪽같구나!”
감탄하며 중년인이 구룡승천도를 조심히 말아 끈으로 단단히 묶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구룡승천도는 진정한 주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중년인은 마을로 향했다.
마을로 향하던 중 우연히 만난 상인의 품에 구룡승천도를 넘겼고, 상인은 중년인이 의도한 대로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그렇게 돌고, 또 돌아 이백 년이 흘렀다.
序章 中
보시면 만족하실 터이기에 더 이상 말은 남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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