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 다른 작가분들의 홍보를 돕기 위해 최근 열심히 한담 주제를 생각하고 있는 오르네우입니다. 연중 쪽지 돌렸지만 문피아 접을 생각은 없는 오르네우입니다.
하여튼 오늘 생각났습니다, 라고 해야 하나요. 그간 생각해오던 것인데 결국 궁금증을 참을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다고 해야겠죠.
제가 하고픈 말은 제목에 있는 그대로입니다. 판타지 소설은 대개가 서양 중세 (조금 더 발전해서 초기 르네상스 시기) 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아무리 한국인이 창작했다고 하더라도 한글과 함께 외국어가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예를 들자면 불의 공보단 파이어 볼(Fire Ball)이 더 자주 쓰이는 것처럼요.
그런데 옛날에 (한 2년 전인가 그 때에) 이런 평가를 받아봤습니다. 외국어가 너무 많이 등장해서 약간 잘난 체를 하는 것 같다, 외국어 많이 알아서 좋겠다, 같은 평가였습니다. 그 뒤로 한동안 외국어의 사용을 자제했습니다만, 뭐, 지금은… 甲입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하지만 제게도 나름대로의 변명은 있었습니다. 외국어를 사용하면 특유의 느낌을 줄 수가 있습니다. '도망친 농노'보다 '카자흐'가 더욱 더 러시아 느낌을 준다는 거죠. 또 '생활권'보다 '레벤스라움'이 더욱 더 나치적인 느낌을 주고요. 같은 말을 두고도 어조와 상황, 화자에 따라 각기 다른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 작가의 길일진대 느낌을 살리기 위해 외국어를 쓰는 게 뭐가 나쁘나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물론 한글을 아끼고 사랑해야죠. 일본인처럼 말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에요.
하여튼 2년 전 댓글을 다시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P.S. 토지에서 벗어나 도망친 농노를 뜻하는 러시아어 단어 '카자흐'는 '카자흐스탄'할 때의 카자흐와 어원도 철자도 같지만 의미는 다르다고 합니다. 어제 처음 알았는데, 꽤 신기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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