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 판타지'라는 말은 글에서 현실과 환상의 비율이
적절하게 조화되었다는 뜻이죠.
너무 '환상'으로만 치우쳐도 그 글은 가볍고,
붕뜬거 같고 개연성도 없어지니까요.
들풀의 기사는 그런면에서 볼때 요즘 흔해빠진
일반 중세 판타지와는 좀 궤를 달리 합니다.
현재까지 이 소설에선 마법도, 검기, 검강도, 소드마스터도 ...
그 어떠한 이능, 마법의 초자연적인 힘도 나오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9서클의 마법과 오러 블레이드 따위로 떡칠을 해놓은
여타 소설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개연성 있는 묘사와 전개를
보여줍니다.
이런 느낌은 예~전에 '불멸의 기사'에서도 많이 받았죠.
(아는 분은 다 아는 초기 판타지계의 명작 중 하나죠.)
주인공이 오러니 마법이니 쥐뿔도 안쓰고 오직 검과 순수한
신체능력만 가지고 싸우지만 더욱 강렬한 무력과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거 ...
소설의 시대 배경은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넘어가는 정도?
부패할대로 부패한 봉건 왕조와 장원 제도는 뿌리부터 흔들리고
새로운 사상과 혁명의식으로 무장한 세력들이 도처에서 나타납니다. 기사의 시대는 황혼에 접어들었죠.
주인공 탈리온 리드는 매우 높은 지위의 기사였던 아버지가
반역죄로 처형당하자 여동생과 도주합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스승이었던 노검객에서 5년간 검술을 배우고
하산하죠.
리드는 .. 나이답지 않게 총명하고 뛰어나지만
워낙 기사인 아버지를 존경하고 자랐기에 봉건적인 사고에
물들어있죠. 기사가 되는 걸 인생의 목표로 삼구요.
하지만 세상은 이미 리드가 생각하던 것처럼
현명한 군왕도, 신하도, 귀족도 없었고
약자를 지키고 명예를 지키기 위해 검을 휘두르는 기사들도 없었죠. 현실의 벽에 막히면서 점차 마모되가는 리드가
기존의 신념을 포기하고 결국 혁명을 위한 검을 드는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합니다.
개인적으로 부족한 묘사력을 그냥 푸슝이나 콰쾅 같은
효과음과 스킬명 외치기로 떼우는 양산형 판소 보다는
훨씬 소설 같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식상한 판타지에 질려 계신 분이라면 강력 추천!
(제목이 좀 풀냄새 나서 웬지 보기 꺼려지는데 재밌습니다.)
Commen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