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눈만큼 솔직한 것은 없지.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품고 있는 생각을 읽을 수 있거든. 그러니까……그래! 내가 자네의 생각을 한번 읽어볼까? 흠……차가운 빛으로 가득한 걸 보니 살심(殺心)이 일은 모양이군. 누군가를 죽일 눈이라……흘! 날 죽일 생각인가?”
부정할 필요가 없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 노인을 죽여야 한다.
-중략-
쉬쉭!
허공을 날카롭게 찢으며 노인의 검이 성난 이빨을 들이댔다. 무무는 호흡을 멈추며 횡으로 검을 긋는 것으로 대응했다. 하나 그의 검이 노인의 검에 닿기도 전에 그는 뒤로 펄쩍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내민 검이 흐름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그의 표정이 밝지 않은 가장 직접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었다. 무엇 때문인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는 그 이유를 서둘러 찾아야만 했다.
-중략-
투명하리만치 맑았던, 또 부드러웠던 그의 눈이었지만, 내 검으로 인해 사라지는 사람에게 “정말 부드러운 눈을 가졌습니다.” 라고 말할 정도의 위인은 되지 못한다. 나는.
노인이 숨을 거두고 나는 그의 눈을 감겨준다. 그 정도는 할 수 있다.
무언가 텅 비어버린 기분이 들면서 눈물이 왈칵 흘러내린다. 그것은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노인의 눈은 내 머리에, 혹은 가슴에 각인되어 버린다. 너무 깊게 각인되어서 평생을 간직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것은 정말로 어찌할 수 없는 종류인 것이었다.
- <호접지동(胡蝶之冬) 序 中>
아시는 분은 알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는 무협소설, 정규연재란에서 연재 중인 호접지동(胡蝶之冬)을 연재 중인 문창성이라고 합니다. 오랜만에 홍보의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이렇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인을 하던 사람이 개과천선하여 맑은 눈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호접지동에는 아쉽게도 먼치킨 식의 액션은 없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짜릿한 통쾌함은 느낄 수 없습니다. 또 아쉽게도 주인공이 잘 생기지도 무공이 엄청나지도 그렇다고 뒷배경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호접지동에는 사람 냄새가 납니다. 아니, 나도록 할 생각입니다. 호접지동은 제목 그대로 나비의 겨울을 뜻합니다.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뚫고 이겨낼 수 있을 때까지 작가 또한 고난과 역경을 뚫고 완결까지 달릴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물론 지금도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지만요 ^^;;)
다른 분처럼 글자에 포탈을 여는 기술은 할 줄 몰라 투박하게 올려봅니다. 감사합니다 ^^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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