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스승님이 빚쟁이라는 건 사실 새삼스레 말할 필요도 없이 유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말이다.
"……스승님."
"왜 그러나?"
"어째서 저를 밧줄로 칭칭 묶은 다음 입까지 막고 트렁크에 처넣으려 하시는 겁니까?"
"음, 그렇구먼. 좋은 질문일세, 태석 군."
노인은 입에 붙이려는 박스테이프를 내가 피하자 아쉬운 듯 혀를 찼다가, 이내 눈을 지그시 감고는 면벽이라도 하는 수도사같은 표정을 지었다. 한참 뒤 그는 눈을 번쩍 뜨고는 말했다.
"사실, 내 빚이 한계를 넘어버렸네. 이제 자네 보조금이나 근근히 만들어서 경매에 내놓는 마법물품만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할 정도가 되어버렸어."
"그래서요?"
"그래서 자네를 네크로맨서들에게 팔아버릴까 하네. 내 제자라는 꼬리표를 붙이면 100만 달러는 나오겠지,"
"과연, 그렇군요! 그것 참 멋진 방법이네요. 단번에 거의 모든 빚을 탕감할 수 있겠군요."
"그렇지?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으허허허."
"하하하하 그냥 뒈지시죠."
나는 공기를 뭉쳐 그의 뒤통수를 후려쳐 기절시켰다. 그리고 쓰러져 꿈틀거리는 노인을 공방 한 쪽 구석에 눈에 띄지 않게 잘 치워놓았다. 한숨이 다 튀어나온다.
청소나 하자.
빚쟁이인지 대마법사인지 정체성을 알 수 없는 그레고리우스가 당신에게 묻습니다.
"자네, 세상이 비할 바 없이 유쾌함을 알고 있는가?"
당신은 어떤 행동을 취하시겠습니까?
1. 벤다
2. 기절시킨다
3. 폭탄투척
"이럴 수가! 어째서 예나 아니오같은 평범한 선택지가 없는 겐가!"
"그거야 스승님의 넓고도 깊으며 훌륭하신 인격 탓이겠죠. 감당할 수 없는 빚도 한 몫 할 테고."
"말도 안 돼! 이건 모함일세! 중상모략이라고!"
유쾌하게 이루어지리니! 이제 정규 연재란으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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