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히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만 메아리치는 동혈 안.
마치 허공에 검은 물감을 칠해놓은 것 같은 이상할 정도로 어두운 장소였다. 그곳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스윽-
어둠속에서 더 깊은 어둠이 존재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더욱 검은 사람의 인영처럼 생긴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림자는 어둠에 깃든 몸에 황금색 눈만이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검을 하나 더 강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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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개의 그림자가 일제히 손을 이리저리 움직여 정해진 술의 인을 그려나갔다.
- 지 일 자 화 생 사 수 해 월 천
차원초월술
개벽재인(開闢才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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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구구궁-
마법진의 발광과 동시에 땅이 지진이라도 난듯 들썩거리며 동혈 전체가 흔들렸다.
"......................"
"......................"
"뭐야? 아무것도 안 나오잖아!?"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의 눈이 가늘어지며 그림자들을 둘러보았다.
"술이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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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곽원일은 소년을 어떻게 해야할지 곤란했다.
주위의 기척을 잠시 감지해 보니, 사방 몇 리 안에 사람의 기척이라고는 없었다. 애초에 인적이 드물기에 자신이 자리 잡은 이 근방에 갑자기 다 죽어가는 소년이 쓰러져 있던 것 자체가 이상했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후.. 어쩔 수 없지."
이런 곳에 소년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노인은 타인이라지만 사람을 곤란할 환경에 두고 그대로 지나칠 위인이 아니었다.
그는 잠든 소년을 품에 안아들며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 물음을 던졌다.
"아이야.. 너는 아느냐? 너는 나의 최후의 작품을 네가 잠든 새에 훔쳐 갔다는 것을.."
"....."
애초에 그 말을 듣지도 못한 소년에게서 대답이 있을 턱이 없었다. 그는 당연한 이 사실에 쓴 웃음을 지으며, 소년을 안은 채 신형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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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원일은 약간은 웃음기가 감도는 어조로 제자에게 자신이 속한 문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내가 속해 있기도 하고 이제 네가 속해 있기도 한 우리 문의 이름은 개파문이라고 한다.
"개파문!?"
"그래! 개파문!! 내가 사부에게 들은 바로는 무림이 생겼을 때 개파문이 창시되었다 한다."
"어쨋든.. 그만큼의 역사를 지닌 문이니 만큼 나는 개파문 142대 문주고 네가 이제 143대 문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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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말했다시피, 우리 개파문은 무림이 생길 그 무렵에 창시되었다고 전해지지. 개파조사님은 그 시절을 살던 분으로 무림을 정말 사랑했다고 하는구나."
"개파조사님은 무림이 매우 번영하시기를 바라셨다지. 그래서 한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개파문을 만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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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파문!? 이 아닙니다. 개파조사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무공과 술법이 난무하는 무협.
창천의검님의[경천일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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