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 먼치킨? 과연 좋은현상인가.
우선 필자가 이 글을 쓰게된이유를 들자면 지금의 판타지소설들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않기 때문이다. 뭐, 몇몇 작가들이 상당히 자극받을 발언이겠지만 필자가 워낙에 무식한관계로 그냥 대놓고 써 버리겠다.
지금의 판타지소설은 드래곤라자, 세월의돌, 퇴마록, 신비소설 무 등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진전이 없다. 그저 판타지라는 큰 분류에서 세부장르만 늘었을뿐이지 질은 오히려 바닥을 치다못해 더 아래로 파고들고있는 실정이다.
출판사의 무분별한 긁어모으기식 작가고용과 수준낮은 작가들의 이른바 먼치킨 소설의 증가. 덕분에 판타지라는 잠재성이 무한한 장르가 현재는 잡티가 많은 돌로 변해버렸다. 사실 몇년전만해도 판타지소설에서 먼치킨이라는것은 생소한 것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확장과 인터넷세대의 연령하락으로 먼치킨은 일반적인것이 되었다. 소설을 보면서 그 장면을 머릿속으로 연상하며 은유적인 의미를 찾는것이아닌 마치 만화책을 보듯이 눈에 띄는 재미만을 추구하는 저연령층독자들. 그런 독자들로 인해서 소설은 먼치킨으로 나아가고있고, 지금의 판타지소설중에서 옥석을 가려내긴 하늘의 별따기이다. 제아무리 작가들이 개성적인 장르를 만든다해도 그건 '일본식 판타지'의 업그레이드판이거나 '드래곤볼식 판타지'의 또다른 모습일뿐이다. 주인공이 강하고, 오직 주인공만이 모든걸 해결하고, 주인공을 중심으로만 펼쳐지는 주인공만을 위한세계. 지금 이 모습이 판타지라는 장르의 현실이다.
그럼 왜 먼치킨이 성행하는가? 그건 지금 독자의 수준도 문제지만 글을 쓰는 작가의 수준도 문제이다. 지금 판타지를 쓰는 작가들은 대부분 소설쓰기에 익숙하지않다. 대부분이 그저 재미로, 시간때우기로 시작한 것이고, 그로인해 소설의 수준은 형편없다고 볼 수있다. 다양한 이야기와 사건전개에 익숙치않은 작가들은 반전없는 지루한 소설을 쓰고, 개성이없는 작가들은 눈에 뻔히 보이는 내용을 써 내려간다. 심지어는 소설의 필수요소인 상황묘사조차 익숙하지않은 작가들이 상당히 많다. 과연 아무나 글을 쓴다고 작가가되는걸까?
아마 이 글을 보면서 먼치킨이 왜? 재밋잖아? 이런식으로 말하는 분들이 있을것이다. 그렇다. 분명 먼치킨이 무조건 나쁜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것도 아니다. 아래에는 필자 나름대로 먼치킨의 장단점을 정리해보았다.
[먼치킨 소설]
- 장점 -
먼치킨의 장점중 가장 큰 것은 통쾌함과 빠른전개이다. 읽는 독자들의 이해가 가장 쉬운편이며, 단순한 인물구도와 대립구조 또한 저연령층의 선호를 받는 가장 큰 이유이다. 주인공의 화려한 경력과 뒷배경이 읽는 독자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충분히 느끼게한다.
- 단점 -
작가의 센스가 부족하면 쉽게 지루해지며, 비슷비슷한 내용이 겹쳐지거나 반전없는 지루한 전개가 이어지곤한다. 빠른전개와 강한주인공이라는 설정과는 달리 작가의 묘사력이 부족해서 빠른전개라는 장점의 활용이 어렵다. 타 소설과 비교해서 재미만을 주로 추구하기때문에 소설자체의 질이 떨어지며, 복잡한 대립구도나 고도의 심리묘사를 찾기가 어렵다. 마지막으로 쉽게쉽게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할수있다는것도 단점중의 단점.
자, 먼치킨소설의 장단점을 최대한 줄여서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판타지의 한 종류이면서 최근 전통판타지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그 숫자가 늘어나는 게임판타지와 퓨전판타지에대해서 써 보겠다.
게임판타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말 그대로 게임과 판타지라는 두 장르를 섞은것이다. 다만 그 게임이라는게 현실에는 아직 완전한게 없는 가상현실게임이라는것.
게임판타지의 시작은 꽤 오래되었다. 그러나 게임판타지가 처음 나온 몇년전만해도 게임판타지는 거의 취급을 받지 못했다. 허나, 분명 게임판타지는 충분한 가치가있고, 기발한 발상이기도했다. 판타지의 기본적인 굴레를 게임이라는것의 도움으로 풀어버리는것. 이것으로 인해 게임판타지는 표현의 폭이 분명히 정통판타지보다 더 크면서도 쉬워졌다.
그러나 이렇게 기발한 게임판타지도 시간이 흐르면서 규모는 커졌지만 이렇다할 걸작은 그리 나오지않는 상태이다. 마치 봇물터지듯 쏟아져나오는 게임판타지의 상당수가 비슷비슷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분명 정통판타지보다 더 표현이 쉽고 자유로운 게임판타지인데도 왜 단조로운 진행이 이루어질까. 아마 이 글을 보는 대부분의 사람이 의구심을 조금 가지고있을것이다. 바로 게임이라는 굴레때문. 게임판타지는 드래곤라자나 룬의 아이들같은 내용과는 달리 재미에 중심을 둔 먼치킨에 더 맞는것이다. 자, 그럼 먼치킨의 절대적 단점이 무엇인가? 바로 별 반전없는 내용의 단순함과 초반부를 보기만하면 전체적인 내용이 파악되는 그런 단순한 패턴이다. 게임판타지의 문제는 무엇일까?
일단 게임판타지는 정통판타지보다 쓰기가 쉬운편이다. 때문에 인터넷작가 중 글쓰는 실력이나 경험이 다소 부족한 작가들이 선호하는 장르가 되었다. 왜냐? 그건 아주 간단하다.
말이 안되거나 판타지의 설정상 불가능한것은 게임의 설정으로 돌려버리면 되고, 부족한 상황묘사나 내용전개는 마치 게임을 연상캐하는 그런 재미위주의 진행으로 커버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판타지가 아무리 설정을 달리한다해도 전체적인 패턴은 비슷비슷하다. 아래는 그중 일부를 예로 들어본것이다.
- 예 -
- 주인공은 게임을 우연히 처음 시작하거나 초기화후 다시 복귀한다.
- 초반부에서 열심히 사냥도하고 하면서 게임을 익혀가던중에...
- 패턴 1 : 우연찮게 버그를 발견하고, 게임에 직접 관여를 못하는 운영진의 눈을 피해서 마구 써먹는다.
패턴 2 : 억세게 운이 좋아서 최고급아이템을얻거나. 다른 사람은 생각못한 기발한 방법으로 순식간에 고렙이 된다.
패턴 3 : 인연이 있는 사람이 게임에서 엄청 고렙이거나, 우연히 마주친 사람과 어쩌다가 관계를 맺어 도움을 받고 빠른속도로 강해진다.
- 주인공이 이렇게 강해질무렵 이벤트가 일어나거나 공성전이 개최된다.
- 이벤트나 공성전을 진행중이던 주인공과 일행은 악당(이라도 일단 칭하겠다)과 만나서 갖가지 트러블을 일으키고 싸운다.
- 결국 주인공이 악당을 물리치고 게임을 평화롭게 즐긴다.....또는 게임을 그만두고 현실로 돌아간다.....
자, 필자가 상당수의 게임판타지를 보면서 자주 보아온 패턴이다. 이렇듯 눈에 보이는 진행은 독자로 하여금 쉽게 질리게하고, 작가입장에서는 연재의욕을 상실케한다.
무엇보다 게임판타지의 문제점은 정통판타지와는 달리 막바지에 이르렀을때 마무리의 폭이 상당히 좁다는 것이다. 대체로 게임과 관련한 결말을 내거나, 혹은 현실로 돌아간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심지어는 끝편에 다다를 무렵이나 슬슬 소설이 지루해질무렵 더 이상의 연재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다시한번 정말 자극받을 말이겠지만 필자가 무식한 관계로 대놓고 이야기하겠다.
위 사항들은 작가의 역량이 부족하기에 일어난 일이다. 그렇다고 필자가 소설을 잘 쓴다는건 아니다. 다만 독자의 입장에서 이런 단순함과 문제를 보아온걸 정리했을 뿐이다. 단순히 정리했을 뿐인데 이정도로 심각해보인다.
다음으로는 퓨전판타지. 퓨전판타지는 무엇인가? 원래 퓨전판타지란 기존의 판타지에 무협뿐만이 아닌 현실세계의 요소나 또는 기존의 판타지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판타지를 일컬었다. 뭐, 요즘은 대부분이 무협과 판타지를 섞은것이므로 그냥 무협과 판타지를 섞은것이 퓨전판타지다......라는 전제하에 글을 써 내려가겠다.
잡다한 말 빼두고 퓨전판타지에 대해서 결론부터 들자면 지금의 상태는 엉망이다. 대체로 퓨전판타지를 쓰는 경우 무협세계와 판타지세계가 동시에 공존하며 일어나는 일이 아닌 무협세계의 주인공이 판타지세계로 건너간다거나, 판타지세계의 주인공이 무협세계로 넘어간다는게 대부분이다. 말 그대로 현재의 퓨전판타지는 '환생판타지', ' 차원이동판타지'라고 해도 결코 틀린말이 아니다. 문제는 퓨전판타지의 강력한 먼치킨성에 있다. 보통 퓨전판타지를 쓰는 작가는 어느 한쪽에 비중을 두기 마련이다. 근데, 그 비중이란게 이상한쪽으로 흘러서 판타지세계로 온 무협세계의 주인공이 드래곤을 갖고 놀 정도로 사기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가하면 판타지세계에서 온 주인공이 무협세계를 손아귀에 쥐고 흔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하하, 가히 황당한 경쟁(?)구도라 볼 수있다. 이런 퓨전판타지는 여느 다른 판타지보다 그 먼치킨화가 가장 심한 형태이다. 과거, 그러니까 딱히 퓨전판타지라는 구분도 없었던때에는 그런것이 없거나 있어도 약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몇몇 독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드래곤은 애완동물,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미남 미녀에 영생불사'이다. 그래도 나은점은 퓨전판타지는 게임판타지와는 달리 전체적인 패턴이 다양한편에 속한다는것이다.
근데 아마 이글을 보는 사람들중 몇몇이 이렇게 생각할것이다.
'왜 이놈에 필자라는 자식은 패턴을 가지고 이렇게 뭐라고하지? 패턴도 결국은 한정되잖아?'
그렇다. 아무리 작가가 기발한 발상을해도 그건 한정된 패턴에 변화를 주는것이 불과하다. 허나! 그 변화를 단순한 내용의 변화가 아닌 소설자체의 변화라면 어떨까? 필자가 지적하는 부분은 패턴의 단순함도 단순함이지만 무엇보다 색깔없이 그냥 기존 패턴에서 등장인물 이름만 바뀌다시피하는 그런 단순함이다. 패턴을 따르되, 그 패턴을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어라.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필자가 강조하는것 중 하나가 이것이다.
자, 필자스스로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대체로 이정도이다. 아까부터 말하지만 먼치킨의 발달은 판타지라는 장르의 재미를 상당히 부각시키지만 어설픈묘사와 부족한질로 인해서 전체적인 수준은 저하시킨다.
그렇다고 필자는 먼치킨을 무작정 비난하는건 아니다. 먼치킨은 먼치킨만의 특성이 있고, 또한 그것을 존중한다. 일반 전통판타지와는 달리 유쾌하고 통쾌하며 재미를 추구하는 먼치킨. 그러나 지나친 재미를 오히려 독이 된다는것을 말하고싶다.
흥미있는 내용과 손에 땀을 쥐는 스릴감. 머릿속에 연상이되면 될수록 그 뒷내용이 궁금해지면서 독자로 하여금 고도의 심리묘사로 인해 주인공과 주변인물의 생각을 예측하게하는것. 아마도......지금의 판타지독자들 중 대부분은 이런 소설의 진정한 재미를 모를것이다. 고도의 심리묘사는 골치아픈 글로. 느릿느릿하면서 스릴있는 전개는 답답하고 짜증나는 이야기로. 인터넷게임과 만화책에 물든 독자들은 소설읽는 법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한상태에서 무분별하게 판타지를 접하고, 스스로 오염시키고있는 것이다. 여러분은 판타지소설을 보기전에 한번 되돌아보는것도 좋을것이다. 과연 자신이 얼마나 책을 많이 보아왔는지, 혹시 그 책들중 대부분이 만화책같은것이 아닐까 하는지 말이다.
......다소 횡설수설한 글이 되어버렸는데, 이해를 잘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 요점만을 간단히 요약해서 다시한번 정리하겠다.
현재의 판타지소설은 규모만 크고 질이 낮은 그런 장르로 변모해버렸다. 그런 현실을 바꾸려면 무엇보다 작가들의 소설쓰는 방법과 독자들의 눈이 높아져야한다. 단순한 전개에서 다양한 반전을 가미한 흥미진진하면서 스릴있는 소설로, 주인공혼자 모든걸 해결하는게 아닌 다양한 동료들과 함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성공하는 그런 멋진 이야기로, 무엇보다 눈에 보이는 재미만을 추구하는 드래곤볼식 판타지에서 소설에 생명을 부여하는 작가로... 필자는 지금의 판타지소설을 쓰는 작가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싶다.
[판타지는 낙서장이 아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하나하나가 자신의 분신이며, 또한 자신의 친구이다. 소설은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니고, 만화책과 같이 무작정 눈에 보이는 재미만을 추구하는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개인적으로 작가들에게, 인터넷연재자들에게 바라는것이있다.
첫째, 한번 출판을 시작하면 중도에 절대 멈추지말것(비록 출판은 안 하지만 어설프게나마 소설을 꾸준히 쓰는 필자로서는 정말로 화나는 것이다.)
둘째, 한권짜리가 되더라도 읽는 독자에게 공허함과 허무함이 아닌 잔잔한 감동과 아쉬움을 남겨주는 그런 소설을 썻으면한다.
뭐, 이글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읽는 분들의 몫이다. 다만, 필자로서는 지금의 판타지라는 장르가 마음에 안 들었고, 이 구도를 바꾸어야한다는 생각을 이렇게 적었을뿐이다.
<-지식인에서 가져왔습니다. ㅎ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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