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서 두 가지의 화두가 있습니다.
하나는 '작가와 글은 별개다'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글은 곧 사람이다'라는 말입니다.
이 두 상반된 시각을 하나로 묶는 화두가 있습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말하는 작품은 어떤 것일까요?
문학과 그 작자의 인간과는 일단 별개의 것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인간성과 그 인격이 탁월한 사람이라도 글을 쓰는 재주가 젬병이라면 그의 작품은 수준이하가 도리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으로 아무리 글을 쓰는 재주가 탁월하다고 해도 그 사상이 대중과 호흡하지 않는다면 그 역시 별 볼일 없는 작가에 불과할 뿐입니다.
문제는 두 가지 면에서 나타납니다.
어차피 글쓰는 재주가 없다면 본인도 중도 하차할 것이고, 설혹 글을 계속 써 간다고 할지라도 자연 도태될 수박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작품에 대한 문제에서 이는 열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뭘까요?
소위,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작가의 글, 그리고 보편적인 관념을 벗어난 글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먼저, 보편적인 관념, 사회 의식을 벗어난 글입니다.
이런 글들은 그 시대에 부응하지 못하다보니 그 시대엔 인기를 받지 못하다가 후대에 인정받은 분들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안톤 체홉 같이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는 삶을 살았지만 그의 사후, 100여 년이 다 된 지금에야 어느 정도 평가받는 분들도 있습니다.
인터넷이 활발해지면서 소위 상업성에 치중해서 오감만을 자극하는 글, 의식도 없고, 심지어 악을 조장하는 글까지 나타나는 현상들을 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그런 글에 빠져드는 사람(독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사회현상의 한 부분일 수 있습니다. 병리적인 부분일 수도 있을 것이고, 다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시험적이고, 선구자적인 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설혹 천재는 외로울 수도 있다는 것을 감내하는 희생이 필요하겠지요.
진실로 문제는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글입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고로 작품은 그 사람 자신입니다. 그렇기에 글쓰는 일을 산고의 고통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간혹, 작품과 인간성이 판이한 사람들을 봅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어느 분의 말처럼 글은 그 사람 자신입니다. 헌데, 자신의 작품과는 판이한 행동을 보인다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시다시피 고무판은 다른 소설 사이트들과는 다릅니다.
이 곳은 한 사람의 희생과 그에 동조하는 이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곳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이곳의 정신은 제가 아는 한, '바른 작가'입니다. 비록 많은 습작하는 분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목표는 바른 작가입니다. 상업성 있는 글을 써서 작가로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바른 작가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최소한 그렇다고 뛰어난 인격자를 요구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작가들의 모임인 연무지회 같은 곳에선 자율 속에 갖춘 질서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 정신에 동의할 수 없다면 자리를 떠야 합니다.
일반 독자라면 고무판의 운영정신에 반하겠다는 생각이라면 다른 곳에 가셔서 소설을 봐야합니다. 이곳이 아니더라도 소설 볼 곳은 많으니 소설 보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말을 하고 싶은 대로하고 사십시오.
하지만 작가라면 고무판의 성립과 지속되어야 하는 정신에 반한다면 들어와선 안됩니다. 혹시 모르고 들어왔다면 조용히 탈퇴하는 것이 피아에 피곤치 않을 것입니다. 이곳은 그저 원하는 대로 글만 올리고 자기 맘대로 행동하는 그런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곳에서는 간혹 작가들이 한 목소리 내는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것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고무판의 정신을 동조하고 따르기에 가능한 일들이었습니다. 본인이 지켜본 바로는 누구의 선동도, 누가 시켜서도 아니지요.
'독재'와 비슷한 용어들을 사용하는 글들을 봅니다.
직장이나 학교, 모든 단체엔 내규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내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그 단체의 정체성입니다. 정체성이 사라진다면 그 모임의 지속이유가 없어지는 것이지요.
특히 고무판의 정체성은 탁월합니다.
'작가' 그것이 고무판의 정신입니다. 사족을 달면 '좋은 작가', 인기도 있고, 시장성도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른 작가가 고무판의 정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아무런 소득도 없는 일에 매달리는 분이 있고, 또 그것을 따르는 운영진들이 계십니다. 사실 우리가 글을 편안하게 접할 수 잇는 배경에 그 분들의 수고가 있습니다. 그 수고를 다 설명 못하지만 한 가지, 그 분들로선 대단한 희생을 하고 계신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분들 역시 인간이기에 최선은 아닐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차선이라도 그것이 최선이 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이 거듭되었음을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로 '독재'나 그에 비슷한 용어로 매도하지 마십시오. 짧은 소견이랍시고 올린 말 한 마디가 그분들의 의욕을 끊고, 이 고무판을 변질시키는 것이 염려스럽습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합니다. 그리고 그 작품은 그 사람입니다. 언행이 일치되지 못한 분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작가는 최소한 언행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래 안타까운 논의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에....
동숙 拜上
* 연담에 불가한 글이면 올겨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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