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고무판에 가입하여 여러 작가님들의 글을 풍성하게 즐기다가 요 며칠 사이 본격적으로(?) 고무판에 빠져버린 활검작약입니다.
제가 글을 남기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우리가 고무판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한 번 점검해보고, 또한 자신이 현재 고무판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돌아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논하여 보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부족한 제 넋두리를 들으시고 '아,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만 여기시면 될 듯 싶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글을 유흥 거리의 일환으로 여깁니다. 독자들에게 있어 고무판에서 다루어지는 글들은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초현실의 세계 자체가 일종의 대리만족과 현실 도피의 기능을 감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고무판은 단지 개인의 원초적인 흥미를 만족시키기 위한 커뮤니티에 불과한 집단이라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곳에 제 졸작을 올리는 과정을 통하여, 그리고 그 이후에 다른 작가분들의 글들을 살펴보며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고무판에는 비록 아마추어에 불과할지언정 기성 작가분들 곁에서 창작열을 불태우는 독자들의 존재가 많습니다. 이 분들은 창작이라는 활동을 통하여 각자가 기대하고 바라는 그 무엇인가를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비록 창작 활동에 임하지는 못하였지만 그것을 격려하며 위로하는 분들도 아주 많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고무판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이룬 일종의 커뮤니티라는 것입니다. 즉 사람이 사는 사회이죠. 단순히 개인의 호기심과 만족을 충족하기 위한 도구적 수단에 불과한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사회라는 것은 양방향의 성격을 지닌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종종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각 종 언론매체를 통하여 보도되는 인터넷 문화의 익명성의 폐해에 있어서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고무판에서 좋은 말만 하고, 좋은 생각만 하는 기계적 대응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 곳 역시 사회의 연장 선상인만큼 최소한 갖추어야 할 예의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언행을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불만이 있을 수도 있고, 안 좋은 일도 생길 수 있지만 그것을 모두 드러내고 사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보다 많은 말을 하고 싶지만 갈 수록 훈계조로 빠지는 것같아서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이 점에 대해서는 여러 회원님들의 깊은 양해를 구합니다.)
우리는 고무판에서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찾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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