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주인공이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썼습니다. 일단 최대한 정성들여 쓰긴 했는데 다 쓰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소설들 중에 가끔 보면 주인공들이 아주 무슨 벼라도 베어내듯 첨부터 사람 막 썰어내는 소설들 많더라고요
물론 중세판타지나 무협 주인공들이라면 시대상 그러니 이해 되지만 퓨전, 혹은 현판 주인공이라면 정말 미친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사람을 그렇게 쉽게 썰수는 없지 않을까요?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오늘 드디어 주인공이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썼습니다. 일단 최대한 정성들여 쓰긴 했는데 다 쓰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소설들 중에 가끔 보면 주인공들이 아주 무슨 벼라도 베어내듯 첨부터 사람 막 썰어내는 소설들 많더라고요
물론 중세판타지나 무협 주인공들이라면 시대상 그러니 이해 되지만 퓨전, 혹은 현판 주인공이라면 정말 미친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사람을 그렇게 쉽게 썰수는 없지 않을까요?
제가 아는 두가지 방법이 있긴 합니다.
하나는 주인공의 멘탈이 이미 정상이 아니므로, 살인따위는 그냥 무덤덤해라는 떡밥을 살인전에 깔아두고 넘겨버리는 겁니다.
그러려면, 앞부분에 이를 위한 복선을 깔아서 미리 뺑뺑이를 좀 굴려줘야 합니다.
아니면, 살인 후 멘탈을 붕괴시켜서 미친짓을 시킨 뒤에,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겁니다.
왜 이런거 있잖아요.
주인공은 하염없이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머리칼을 쥐어 뜯었다.
그리고 어디론가 떠나갔다.
그의 족적을 따라 붉은발자국이 하나둘 새겨지다가 종국에는 사라져 버렸다.
그로부터 14년 하고도 3개월이 흘렀다.....
이런식으로 말이죠...
첫살인 첫살인 하시는데... 현대인이라면 살인이 간접이냐 직접이냐 차이뿐 1회 이상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적어도 30년 이상 살아오신 분이라면 그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물론 당시에는 살인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지나가셨을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학교 폭력을 보시거나 방조하신 적이 있으시다면 간접이 되겠네요. 직접 괴롭히셨다면... 적어도 생물학적 살인이 아닌 정신적 살인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사람으로서 살아는 갑니다만 정상적이지 않게 살아가게 됩니다. 흥분을 잘하는 성격(자기방어적)으로 변화될 수 있고, 단체 생활에서 적응을 잘 하질 못하게 됩니다. 결국 인생이 망가져서 살아가게 됩니다. 적어도 정신적으로는 살인이라고 볼 수 있는 상태로 살아가게 됩니다.
무작정 넘어가기 난감한 문제이지만 어찌보면 쉽게 넘어갈 문제입니다.
생물을 직접 죽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모기나 파리, 개미 등 미미한 것을 죽인 경험이 없으시다면 죄송합니다.) 그 대상이 점점 커지거나 많은 수를 학살수준으로 죽인다면 점점 살해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것이지요.
해부를 처음 해보신다는 분들도 나중에는 적응하게 됩니다.(직업적인 해부를 경험하시는 분들의 경우입니다.) 처음이라는 가치를 두고 있을 때 살인을 하셨다면 충격을 받으시겠지만, 그 충격이 어떨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적응해서 모기나 파리 잡듯이 잡을 수 있는 사람도 계실 꺼고, 정신적 충격으로 오히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자연보호적 인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살인을 하게 된다면 그 당사자가 아닌 이상 누구도 알 수 없는 내면적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속으로는 살인마라도 행동은 자연보호적인 인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 경험 중 하나를 말하자면... 대학 시절 해부를 하게 되었을 때 2가지의 반응 보입니다. 거부하는 자, 용기 내어 시도하는 자. 이렇게 2가지 반응입니다. 하지만 강의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서 한 3번째쯤 해부에 들어가면 어떻게 바뀔까요?
정성을 들여가며 해부하는 자와 난도질하는 자로 바뀌게 된 답니다. 물론 성격적으로는 얌전한 사람일 수록 난도질 하는 자가 될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의 평소 행실이 난폭한 경향을 보는 것은 없었구요. 속으로 쌓아놓고 해부시간에만 폭발한다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결론은 우리가 경험하지 않았고 그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만 할 뿐 당사자가 아니어서 어떤 성격 변화나 충격을 받았을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경험 이후 피를 보게 되었을 때 흥분하게 되는 경우와 오히려 차분해 지는 경우로만 나누어 질 뿐입니다. 그런 대상을 상상하고 어떻게 만들어 갈지도 작가분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을 하게 할 뿐이지요. 적어도 하나는 알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죽인 행위를 잊을 수는 있어도 그에 회복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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