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이야기지만 글을 쓰다보면 끝을 맺고 결말을 지어야 하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그리고 아닌 경우도 없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장르소설의 경우 결말을 짓는다면 주인공의 관점에서 해피엔딩이 되는 결말을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특히 취미나 사이트로 연재하는 경우라면 몰라도 서점에 책으로 출판되는 경우에는 자의적이던 타의적인 간에 해피엔딩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아, 물론 여기서 말하려는 것은 해피엔딩이 나쁘다던가 식상하다던가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야기의 결말을 내는 거 자체는 작가의 맘이고, 대개 해피엔딩인 게 독자들 맘도 편하게 하며 순수히 즐길 수 있을테니 아무래도 그쪽이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요.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해피엔딩도 좋지만, 무리한 해피엔딩을 위해 개연성이나 이야기의 큰 틀을 확 부수어 무리한 전개를 만들어버리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간혹 완결되는 소설들을 보면 그런 것들이 보입니다. 작가가 쓰다보니 실수로 인해서 몇몇 설정을 잊어먹는 바람에 이야기가 꼬였다 그 정도는 그래도 그렇다 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 이대로라면 해피엔딩은 무리겠는데? 어쩔 수 없지. 다소 설정파괴와 개연성 없는 무리수 전개라 할지라도 이렇게 해서 해피엔딩으로 만들어야지!'라는 식의 의도적인 방향설정이 보이는 엔딩이 존재하는 것은 용납이 안된다고 봅니다.
실수가 아닌 의도적으로 개연성과 설정을 파괴하는 식의 글을 써버리는 건 뭔가 아니라는 느낌을 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소설의 완성도는 둘째치고 독자에게 잘 보이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라는 느낌이어서일까요?
만약 글을 쓰는데 전개상 어쩔 수 없이 해피엔딩으로 갈 수 없다면, 차라리 화끈하게 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하더라도 개연성 있는 배드엔딩으로 결말을 지어버리는 것이 저는 더 나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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