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해당 글의 예비이용자를 위한 설명서입니다.
전개에 대한 설명은 흥미를 반감하므로 반쯤 제외합니다.
주관이 매우 많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1. 이 글은 대체역사물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그간 많은 시도가 있었던 삼국지가 배경입니다. 많은 삼국지 배경의 대체역사물들이 나왔었고, 다들 아시다시피 그 중 제대로 완결이 된 글은 몇 없습니다. 그나마 완결 된 글들 중 반절은 이미 삼국지라 부르기 애매한 내용이 되어버렸죠. 제가 기억하는 제대로 된 삼국지 대체역사물은 단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무수한 맹장과 천재들이 나오기에 어지간한 내공으로는 감히 앞에 ‘삼국지’라는 단어를 붙일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분명한 ‘삼국지’ 대체역사물입니다. 네, 제가 보장하지요. 실패하면 서광님을...(후략)
2. 진입장벽이 다소 있습니다. 글의 전개는 다소 예스럽습니다. 요즘의 트렌디한 문장과 전개가 아닌, 굵직한 내용만이 서술되어 있고, 문장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이 다소 걸립니다. 이야기의 흐름 또한 빠르지 않습니다. 가만 생각하면 또 느리지도 않군요. 빠름과 느림의 그 언저리에 걸친 애매한 속도와 위에 언급한 사항이 만나서 빠르고 쉽게 대리만족을 바라는 독자들에게 어필하긴 다소 어렵습니다. 다만 이러한 글에는 그에 맞는 맛이 있기 마련이고, 글쓴이는 이를 잘 버무려냈습니다.
3. 우리가 아는 삼국지와는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작자는 우리가 아는 연의의 인물들을 그대로 들여오는 쉬운 길 대신, 자신만의 견해를 더해 기존 인물들을 새롭게 조명했습니다. 이것이 마음에 들 수도, 나의 ㅇㅇ는 이렇지 않아! 라며 불만을 가질 수도 있으나, 글의 전개와 문장과 대사에서 느껴지는 내공으로 보아 재창조가 나쁜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만듭니다. 아직 주요 인물들이 몇 나오진 않았지만 앞으로 나올 인물들이 어찌 재조명 될 것인가를 기대하며 보는 것도 또 다른 낙이 될 겁니다.
4. 주인공은 무관이 아닙니다. 무쌍난무를 펼친 다음 ‘적장 물리쳤다!’를 외치는 일은 아마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제갈건담이라도 되지 않은 한은 그럴 일은 없겠죠. 이런 진행으로는 앞서 알고 있을 그 작품의 그늘이 늘어져 있기에 우려를 표할 수도 있으나, 이 글과 그 글의 맛은 다릅니다. 주인공이 지자라는 것만 같을 뿐, 글을 읽으며 느껴지는 분위기와 주인공이 걸어갈 방향에 대한 예상은 분명한 차이를 알게 해줍니다. 꿈도 좋은 글이었지만, 개인적으론 이 글이 제 취향엔 더 맞는 듯합니다. 정확히는 글을 풀어내는 방식이 말이죠.
5. 적절한 절단이 있습니다. 개소리 집어치우라며 분기충천하실 분들이 눈에 선합니다. 다만 절단에 분노한다는 건 그만큼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는 것이고,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는 건 글의 몰입감이 높다는 것이며, 이것은 글이 잘 쓰여 졌다는 말이 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의 세계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뻗어나갈지, 다음의 행보는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든다는 데서, 그 절단에 분개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글의 필력에 대한 설명은 다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하다고요? 개소리 집어치워!(부들부들)
6. 주인공의 신분이 장점입니다. 삼국지 대체역사물들의 경우 대부분 주인공이 백지에서 시작합니다. 이 글 역시 백지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시작하지만 그 배경은 다릅니다. 명망 깊은 가문의 후인. 이건 단순히 주인공의 신분을 나타내어 으쓱이게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앞으로 이를 이용한 정치적인 전개가 있음을 나타냅니다. 읽다보면 아시겠지만 이는 대충 쓰일 내용이 아니며, 차후 주인공의 행보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장점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이루어지는 과정 또한 필력을 미루어 흥미진진할 것이 분명하니, 신분이 장점이란 뜬금없는 말부터 던져놓을 충분한 이유가 되겠지요.
7. 잠깐 우려의 말을 토설하자면 주인공이 지자라는 점이 걸립니다. 그간의 필력을 보아 무난히 넘어갈 것 같지만 글이 길게 이어지면 작자도 모르게 혼선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생각이 많은 주인공이 나오는 글들의 특징은 그 고뇌가 글에 드러난다는 겁니다. 그건 좋습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서 수 싸움이 치열해지는 부분부턴 고뇌가 과해져서 정보의 과잉이 될 여지가 있습니다. 딱 필요한 내용을 넘어선 순간 글은 지루해지고, 소수를 제외한 독자들에게 있어 그건 고통입니다. 금쪽같은 활자 수가 인내를 가지고 읽어야 하거나, 휠을 굴려 생략해버리는 사태가 일어나면 재앙이죠. 부디 이 글은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 현재까지를 미루어 보면 쓸데없는 노파심이군요. 위의 말들은 생략하시고, 즐겁게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8. 결론적으로 이 글은 익숙지 않은 분들에게 약간의 수고를 감수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읽어 볼만한 글이라는 겁니다. 고로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삼국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첫 회를 찾아가 보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