뻑하면 열리는 게이트. 틈만 나면 튀어나오는 괴물들. 반쯤 망한 세계. 덕분에 박살난 치안과 심심하면 서로를 노리는 괴물보다 더 한 인간들.
주인공은 그런 세계의 평범한 주민으로서 튀지 않는 삶을 살던 소시민입니다.
느닷없이 즐겨하던 게임 보스와 똑같은 능력 각성에 성공한 주인공. 그 이후로 이 암울한 세계에서 점점 성공에 성공을 연이어 거듭하게 되죠.
물론 세계가 세계이니만큼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위협이 연이어 닥쳐옵니다만, 그때마다 주인공 본인이 주도적으로 판을 짜고 극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볼 만 합니다.
참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소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은, 세상에 국밥집 많다고 국밥 싫어하는 사람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많이 본 소재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계속해서 나오는 거니까요. 다만 흔하게 본 소재이니만큼 어떻게 요리하는지도 중요하겠죠.
그 점에서 해당 글이 가장 커다란 장점을 가지는 부분은 ‘디테일’입니다.
게임 빙의물도 지금까지 여러 개 있었고, 반대로 게임이 현실로 뛰쳐나오는 작품도 여러 가지 있었지만, 사실 그 중에서 정말로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주민’을 사실적으로 잘 그려낸 작품은 별로 없었던 느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작품은 디테일한 부분에서 특히 그런 부분을 잘 했다고 여겨져서 굉장히 인상 깊게 봤습니다. 실존하는 지명, 어딘가에서 분명히 한번 본 것 같은 인물상, 실제로 있을 것 같은 집단과 세력들.
현실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노련한 배치 덕분에, 결론적으로 독자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장면이 연이어 제시됩니다. 사소하다고 놓칠 수 있는 조형을 가닥가닥 그러모아 엮어낸 솜씨가 그야말로 감탄할만한 느낌이죠.
똑같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조리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누린내가 가득할 수도, 절로 한 그릇 더 부르는 깊은 맛이 될 수도 있는 법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글은 한우 척척 썰어 넣은 국밥이라는 표현이 제일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익숙한 맛이니만큼 불편한 점 하나 없이 읽을 수 있지만, 개중에서 또 깊은 맛이 계속 배어 나온다는 점이 그러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작가님. 가끔 씩은 연참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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