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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작성자
Personacon 文pia돌쇠
작성
15.01.22 16:53
조회
2,834

골든타임

현대판타지 골든타임 정용(正龍)

인명을 구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
골든타임.

키워드
   메디컬, 기억상실, 성장


인명이 달린 금쪽같은 시간
   사건, 사고가 터졌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응급처치’다. 중상을 입은 사람도 제대로 된 응급처치를 받으면 그만큼 생존확률이 올라간다. 하지만 조금만 늦어도 효력이 반감되는 게 바로 응급처치.
   골든타임은 응급처치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다. 절체절명의 순간 널브러진 볼펜 하나가 목숨을 좌지우지하기도 하는, 그야말로 ‘기적의 시간’인 것이다.
   이 단어가 가리키는 상황처럼 「골든타임」의 도입부는 강렬하다. 수술대 위를 오가는 밋밋한 대화를 아무 생각 없이 쫓다보면 어느 순간 난데없이 뒤통수를 얻어맞는다. 정신을 차리면 수술대는 오간데 없고 병실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삼 개월간 의식 없이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던 열여섯 살짜리 소년, 이수혁. 의학적으로 ‘사망’이 확실시된 그가 돌연 눈을 뜬 것이다.
   ‘뭐야, 그 수술은 꿈이야? 아니면 전생의 기억?’ 독자들이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정작 수혁은 담담하게 자신의 상태를 점검한다. 도저히 열여섯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차분히 스스로 진단을 내리는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고의 후유증인지 그의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떠오르는 건 오직 꿈같은 수술 장면들뿐.
 「골든타임」은 코마 상태에서 깨어난 기억상실증 소년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유일한 기억인 ‘의학적 지식’으로 의사의 꿈을 그려가는 이야기다. 때문에 의학 드라마가 주는 특유의 긴박감과 감동이 심장을 뛰게 만든다.
   외에도 ‘기억상실’이 야기하는 긴장이 때때로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데, 조금씩 떠오르는 옛 기억 속 자신과 현재의 자신 사이에 놓인 간극이 짜릿한 충격을 준다.
   이처럼 작가는 곳곳에 제세동기를 설치해 두고 끊임없이 독자가 작품 속에서 호흡하도록 유도한다.


인상 깊은 장면
   퇴원수속을 받고 병원을 나올 때 수혁의 어머니가 묻는다.
   “버스 타고 갈까?”
   이에 수혁은 택시든 버스든 상관없다며 웃는다. 하지만 필자는 웃을 수 없었다. 다음에 이어진 ‘평소 버스를 절대로 이용하지 않는 아들이었다.’라는 문장 때문에.
   수혁의 집은 형편이 좋지 않다. 건물 청소를 하는 어머니와 일용직 막노동을 뛰는 아버지만 봐도 그렇다.
   결국 어머니는 ‘평소 아들이 좋아하는 택시’를 선택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열여섯 살 소년이 늘 택시를 고집했다는 사실이.
 「골든타임」은 바로 이러한 일상의 이질감을 통해 예전 이수혁의 모습을 언뜻 보여주며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간을 쫄깃하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초반부에 나오는 이 장면은 앞으로 펼쳐질 ‘스릴’의 프롤로그인 셈이다.


뷰 포인트
   기억상실로 인한 ‘믿음’의 부재. 주변인물과 주인공 사이를 떠도는 기묘한 흐름, 보이지 않는 감정의 줄타기는 피가 솟구치는 의학 드라마의 긴박함과는 다른 ‘스릴’을 선사한다.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는 응급상황이 「골든타임」의 감초라면, 기억상실이 야기하는 스릴은 이 소설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글: 조설빈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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