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의를 한다더니 여기 다 모여 있었군.’
무언계는 방으로 다가가 말을 걸어 보려고 했다. 그런데 방안에서는 심상치 않은 내용의 말이 들려오는 것이었다.
이 집의 할머니로 보이는 목소리였다.
“난 너의 할머니가 아니다. 네 어미다. 네 할아버지와 사랑해 재혼했지만 사실 그때 할아버지와 전부인 사이의 자식인 네 아버지의 아기를 뱃속에 가지고 있었다. 그게 바로 너다!”
이어 들려오는 것은 자신을 안내해 주었던 첫째의 놀란 목소리였다.
“아니 그럼 제 동생들은 동생이 아니라 조카란 말입니까!?”
무언계는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호기심이 생겨 문틈으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방안에는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첫째와 그의 동생인 아들과 딸, 이렇게 해서 다섯 명이 앉아있었는데, 할머니에 이어 어머니까지 충격 발언을 하는 것이었다.
“아니 둘째는 내가 우리 집에서 일하는 억쇠와의 사이에서 난 자식이다. 그러니 너와는 혈연관계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지.”
첫째의 이어 이번에는 둘째 아들이 놀랄 차례였다.
“아니 너무하십니다! 바람을 피웠다니 어머니께 실망했습니다!
“아니 어쩔 수가 없었다. 왜냐면 네 아버지는 사실 여자였기 때문이다! 나도 결혼하고서야 그 사실을 알았지. 독수공방이 쉬운 일인 줄 아니? 10년을 참았다.”
갑자기 터져 나오는 충격적인 사실에 세 자식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두들 할말을 잊고 입만 벌리고 있은데 셋째 딸이 조심스럽게 물어 보았다.
“그럼 전 어떻게 태어났지요?”
어머니는 또다시 놀라운 대답을 했다.
“넌 내 딸이 아니다. 내 동생이다. 나의 친정어머니가 늦은 나이에 옆집 장 영감님과 눈이 맞아 널 낳았지.”
밖에서 듣고 있던 무언계는 더 이상 듣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이의를 제기했다.
“아니 잠깐! 그럼 할머니는 어떻게 여자인 아버지의 사이에서 첫째를 낳은 겁니까?
가족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무언계를 보고 잠시 놀라다가 그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앞뒤가 안 맞아 모두들 할머니를 주목했다. 해명을 요구하는 가족들의 눈빛에 할머니는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
“아 그럼 뒷집 상민이였나? 아니면 옆 마을 철수? 그것도 아니면 앞집 현민이던가? 아아........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이........”
자식들은 갑작스럽게 터진 기가 막힌 이야기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다가 따져 물었다.
“왜 이제야 그런 사실을 밝히는 겁니까?”
할머니는 태연스럽게 대답했다.
“내가 옆집 장 영감님과 재혼하기로 했거든. 떠나기 전에 확실히 하려고.”
셋째 딸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장 영감님은 제 친아버지 시라면서요.”
그래도 할머니는 여전히 태연했다.
“그럼 넌 이제부터 내 딸이 되는 구나.”
둘째가 이번에는 어머니에게 따져 물었다.
“어머니는 왜 이제야 그걸 밝히는 겁니까!?”
“그건........”
어머니는 첫째를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며 충격적인 사실을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널 아들이 아닌 한 남자로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지. 네가 내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 날 어머니가 아니라 한 여자로 봐주길 원했단다.”
첫째는 기가 막혀 완전히 굳어 버렸고, 둘째는 머리를 부여잡고 절규했다.
“으아악! 그럼 뭐야? 형은 할머니의 자식이니 삼촌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면 새 아버지가 되고, 동생은 동생이 아니라 이모란 말이야!?”
어머니는 여전히 첫째를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아니 넌 억쇠 자식이니 그냥 형을 새 아버지로 부르면 된단다. 여동생은 이모가 되고.”
그런데 이제는 셋째 딸이 끼어들어 또다시 사건을 터트렸다.
“아니 실은 저 억쇠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됐거든요. 그러니 둘째 오빠는 제 아들도 되는 거지요.”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며 한 노인이 나타났다. 무언계는 누군가 했는데 할머니가 그 의문을 풀어주었다.
“장 영감!”
장 영감은 할머니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나서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꺼냈다.
“저기 나도 실은 밝힐 것이 있는데. 사실을 여자였던 너희들의 아버지가 너희 어머니와 결혼하기 전에 나와 물레방앗간에서 그렇고 그런 일이 생겨 태어난 것이 이 집에서 일하는 억쇠야.”
자식들은 이제는 더 이상 놀랄 수도 없다는 듯 아무 말도 없었고, 할머니와 어머니는 태연히 가족 관계를 정리했다.
“그럼 첫째는 내 아들이고, 억쇠도 내 아들이 되니, 둘째만 여전히 내 손자로군. 그리고 셋째는 내 며느리가 되는 거고.”
“그럼 전 첫째와 결혼하면 역시 그대로 어머니의 며느리가 되는 거네요. 그리고 제 여동생인 셋째는 동서지간이 되는 거구요.”
무언계는 허탈해하며 중얼거렸다.
“......잘 정리가 되서 잘 됐구려. 아니 잠깐!”
가족들이 미쳐 생각하고 있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그가 알아차린 것이다.
“그러니까 그게, 할머니는 첫째를 낳았다. 개가한 이 집의 할아버지 딸인 아버지가 장 영감님과 사이에서 억쇠를 낳았고, 이 집 어머니와 억쇠 사이에서 둘째를 낳았다. 셋째는 어머니의 친정어머니가 장 영감님 사이에서 낳았다. 그러면 장 영감님이 셋째 딸과 억쇠의 아버지니 둘은 남매지간이니까 결혼이 안 되잖아!”
그제야 가족들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친오빠였다는 사실에 셋째 딸은 울음을 터트렸다.
“그럼 억쇠와 전 이뤄질 수 없는 사이란 말인 가요!?”
그때 또다시 한 남자가 들이닥쳤다. 바로 이 집에서 일하는 억쇠였다.
“아니 괜찮아! 나는 실은 이집의 첫째 아들이니까! 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 아니 어머니인가? 아무튼지 간에 이집의 돌아가신 아버지가 자기 친 아들이 고생할까봐 나와 첫째를 바꿔치기 했거든! 즉 내가 할머니의 자식이고 첫째가 당신의 오빠인 것이야!”
첫째가 벌떡 일어나 장 영감을 바라보여 외쳤다.
“아니 그럼 장 영감님이 내 친아버지!?”
할머니도 억쇠를 껴안으며 울었다.
“억쇠야! 그럼 네가 내 진짜 아들이었구나!”
감격적인 부모자식간의 상봉에 모두들 박수를 치며 축하해 주었다.
“다 잘 해결됐군.”
그러나 무언계는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아니 잠깐! 그게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되는 거야!”
그는 결국 생각을 포기했다. 머리가 터지거나 미쳐 버릴 것 같아서 여기에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었다. 차라리 길거리에서 자고 말지 이곳은 도저히 그의 정신이 견딜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잘 사쇼. 그만 전 갑니다.”
떠나는 무언계의 뒤에서 억쇠와 할머니의 대화가 들려왔다.
“그런데 할머니, 아니 어머니. 제 친아버지가 누구죠?”
“상민, 철수, 현민, 셋 중 하나야. 아마도.......”
신기(??)해서 타이핑 한번 해봤습니다;;;
이거 억지로 웃기려고 이러는건가;;; 잘 이해가 않가네;;; 누가 해석좀 해주세요;;;
용의 종속자나 다시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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