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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작성자
Lv.42 요개
작성
13.07.24 00:57
조회
3,040

작가명 : 하얀분필

작품명 : 양만춘

출판사 : 문피아 내 연재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소설은 실제 역사대로 흘러가든, 그렇지 않든 고증이라는 것에 얽매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삼국시대 같은 경우 기록이 별로 남아있지 않아, 전문적인 연구조차도 상상력이 많이 가미된다고 들었습니다. 즉,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소설의 소재로서 충분히 매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양만춘이라는 소설은 그런 점을 아주 잘 보여준 소설입니다. 실제 양만춘이라는 사람에 대한 기록이 전무한 가운데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으로 양만춘이라는 인물의 역동적 인생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이야기만 읽었지만요.


1. 필력

우선 지금까지 비평을 위해 읽었던 소설 중 가장 쉽게 읽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무엇이 어떻게 작용해서 쉽게 읽혔는지는 모르겠지만 양만춘이 출판된 소설 못지 않은 수준에 있다 확신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고증이나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비교적 틀이 잘 잡혀있습니다. 이를테면 작중 등장인물인 계백이 의자왕을 의자라고 칭한다는지 하는 사실이 그렇습니다.(의자왕은 시호를 받지 못한 왕으로, 이름 뒤에 그냥 왕을 붙인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2. 실제 역사와의 괴리

양만춘은 완벽히 역사에 부합되지는 않는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지 모르겠지만 소설에서 김춘추는 강력한 무력을 가진 화랑으로 나옵니다. 물론 작가님께서 서두에서 실제 역사에 얽매이지 않는다 하셨지만 저로서는 그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작중 시간대보다 나중 이야기지만, 실제 역사에서 김춘추는 홀로 연개소문에게 병사를 청하러 가는데, 그 용기가 부각되는 이유는 김춘추가 별다른 무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했으니까요.

이처럼 작중 등장인물은 사실로서의 역사만 인식한 이들에게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재창조된 점이 이 소설의 단점 아닌 단점이라 생각합니다. 상상력으로 재창조하는 것도 좋지만 제겐 왠지 이질적이었달까요?


3. 기타

몇몇 부분은 조금 현대에 가까운 어투나 개념이 사용되었습니다. 극히 일부분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분위기가 일그러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부부분은 모 히로인과 사귄는게 어떻다는 대사가 있고요. 친구간에 사귄다는 말이 나왔다면 모르지만 남녀지간에 사귄다는 표현이 나온 건 조금 어색했습니다.

저는 비평신청을 받을 때 주제와 중점적으로 보아야 할 부분을 요청했습니다. 그 대답으로 작가님은 모성(母性)을 주제로 밝히셨습니다. 그렇지만 대체 어느 부분에 모성이 나오는지는 모르겠군요. 외전은 보지 않았지만 본편에 모성이 부각되는 부분이 있었는지 모르겠군요. 제가 볼 땐 우정이 진짜 주제인 것 같습니다.

또 제가 놓친건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고구려인인 주인공이 신라의 무술을 익힌 이유가 무엇인지 부각되지 않습니다. 나오더라도 아주 일부분이었기에 제가 놓쳤을 것이며 그건 좋지 않다고 봅니다. 그 안에 내재된 갈등이나 사건이 등장하지 않으면 당위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미공주라는 인물은 대체 왜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비중이 적습니다. 물론 중간에 주인공을 살려주었다는 점은 좋지만 정작 중요한 연개소문과의 관계에 있어서 있는듯 없는듯 존재감이 흐려집니다. 그 덕에 연개소문의 영웅성이 부각되기는 하지만 인물 하나가 괜히 등장했다는 느낌이 드네요.


4. 정리

글이 점점 어지러워지네요. 정리하자면 양만춘이라는 소설은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인물과 사건을 재창조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고 흥미를 주는 요소도 그것에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따지자면 정통 역사소설이라기보다는 비현실적 요소가 가미된 판타지 역사소설이라 해야 좋겠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큰 갈등인 소소한 역사적 팩트(fact)도 잘 구현되어 있어서 역사를 아시는 분께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리라 믿습니다. 고구려의 관제라든지 사회, 문화적 차원에서 말이지요.

그러나 그런 점이 또한 단점이 될 수 있으며 이건 특히 인물상에서 크게 두드러집니다. 연개소문을 무서운 폭군으로만 인삭하고 있다거나 김춘추, 계백 등의 인물을 위인전에 나온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조금 이질적인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중구난방한 비평을 마칩니다. 감상이 아닌 비평으로 만들기 위해 억지로 짜낸 글이라 트집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만약 정말로 트집에 불과한 비평이라면 그만큼 단점이 적다는 것이 아닐까요? 약간 몽롱한 상태에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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