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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작성자
Lv.87 견리
작성
09.12.10 21:06
조회
1,937

작가명 : Stellar

작품명 : 로라시아 연대기

출판사 : 문피아 연재중(정연)

로라시아 연대기(이하 로라시아). 자추로 들어왔기에 별 기대는 하지 않고 봤다. 일단 비평은 써야 하니까 한 번 볼까? 라는 심정으로 봤을 뿐이다. 흠, 저번 비평이 반응이 너무 뜨거웠기에(사실 아직도 열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는 했지만 그래도 공약한 바가 있어서 찾아봤다. 읽다보니 음? 괜찮은데? 라는 느낌이 들었다.

난 추천을 목적으로 비평글을 쓰지는 않는다. 단지, 내가 본 작품 중에서 기대가 되는 작품들에 한해(물론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지만) 장점과 단점을 각각 두세가지 정도 설명하고, 내가 생각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 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 로라시아는 참 재밌는 글이다. 읽기가 재밌는 것 보다는, 장단점을 분석하는 재미가 있다. 물론 소설 자체도 잘 썼지만, 내가 본 이 소설의 특징들을 설명하고 싶다.

언제나 그랬듯이 장점부터 서술하도록 한다.

첫째로, 로라시아의 세계관은 엄청나게 탄탄하다. 작가님은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대충 로라시아에 맞게 편집해서 베껴온 것 이라고 말은 하는데, 간단히 말은 하지만 사실 자신이 쓰려는 시대상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지 않으면 그조차도 힘들다. 캐릭터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닌 소설은 주로 세계관에 의지해서 텍스트를 짜야 하는데, 그 기본이 되는 세계관이 얼마나 탄탄한가에 따라 글의 완성도가 심하게 좌우된다. 그런 의미에서 로라시아는 작가가 글을 망치려고 작정하지 않는 이상 세계관적인 부분에서는 거의 완성되었다고 보인다.

둘째로, 문장의 호흡이 간결하다. 굳이 길게 쓰려면 못쓸 것도 없지만, 간결한 문장을 여러 개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읽힐 수 있도록 하는 배려심이 돋보인다(작가의 스타일 문제라고 생각은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배려다.).

셋째로, 캐릭터의 특성이 잘 살아나면서도 상식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굳이 타 작품과 비교하는 것은 좋아하는 비평 방식이 아니지만, 전에 비평했던 아렌시아:하얀제왕에 관해서는 '아렌시아가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상식 밖의 대화를 하고 있다'라고 평했던 기억이 있다. 로라시아의 주인공 '프레이르 드 세이비어 에인절'은 악마적인 삶을 살 운명을 짊어지고 있고, 아렌시아와 비슷하게 재능도 뛰어나다.(물론 질적인 차이는 있지만.) 소설을 읽어본다면 느낄 수 있겠지만, 프레이르는 사교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그 사교성이라는 것은 귀족적으로 격식을 차리며 획득하는 것이 아닌,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지내면서 친구를 얻어가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행동이라면 이런 것이 더욱 자연스럽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조금 있기는 한데, 뒤에서 설명하도록 한다.

또한 프레이르 이외의 인물들도 그 성격이 확립되어있다. 프레이르라는 축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천동설적' 인간관계가 아니라, 세계라는 태양을 중심으로 행성들이 돌아가듯 '지동설적'인 인간관계를 보여준다. 많은 작가들이 자각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며, 자각하더라도 쉽게 쓰지 못하는 부분이다.

장점을 세개정도 써줬으니 역시 짚고 넘어갈 점을 서술한다.

단점의 첫째는, 서술부에서 세계관에 대한 부분을 서술할때는 특히 너무 여러가지를 서술하느라 조금씩 꼬이는 경향이 나타나며, 그걸 적절히 가지치는 능력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자세히 읽어보면 '굳이 이 서술이 필요할까?' 라는 부분도 느껴지며, 그 서술들을 전부 살리더라도 괄호를 사용하여 서술을 보충하는 것은 꽤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아예 비문학이면 모르겠는데, 문학작품에서 그런 서술방식은 피하는 편이 좋다. 사실 비문학에서도 그다지 본 적이 없는 서술방식이지만.

예시) 본 비평글의 읽다가 괄호쳐서 설명을 보충하는 부분들.

둘째로, 글 자체의 분위기가 심하게 건조하다. 초반 3~4편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인데, 글 자체가 세계관 및 주변 상황을 설명하는 데 지나치게 치중하다보니 괜찮은 묘사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한담란에서 지나치다 작가님이 '난 필력이 부족하다'라고 말하는 자학글을 봐서 별로 지적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역시 확실하게 말해두는 편이 작가님의 발전을 위해 나을 거라 판단해서 짚고 넘어간다.

셋째로, 프레이르의 행동에서 약간의 위화감이 느껴진다. 프레이르가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맞지만, 남자를 대할 때와, '카스티야 에버딘'을 대할 때의 태도를 보면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남정네들은 스스럼없이 대하면서, 여자를 보니까 급존대에 친절한 신사인 척? 차라리 그대로 스스럼없이 대하면서 위로해주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울 것이었다. 흔한 전개라는 상황에서는, 클리셰가 왜 오랫동안 사용되어왔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이 말을 언급하는 이유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몇 편 본다면 과거회상씬으로 신물나게 나오는 상황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곤란해하는 소녀와 위로하는 주인공.)

개인적으로 자추들을 통해 발굴할 수 없었던 보석들을 발굴하는 것은 보람찬 일이다. 전에 비평했던 예담님의 강철나비가 벌써부터 보석이라면, 로라시아는 이제 다듬는다면 빛을 발할 보석의 원석이다. 저 단점들도 시간이 지나며 작가님이 어떻게든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Stellar 작가님의 발전을 기원하며 이 글을 맺는다.

2009. 12. 10

천월 류가 씀

덧// 이 작품을 검색할 때에는 '로라시아연대기' 혹은 'audgus715'로 검색해야 합니다. Stellar로 검색하시면 안뜹니다.


Comment ' 2

  • 작성자
    Lv.1 영약비빔밥
    작성일
    09.12.10 21:16
    No. 1

    잘 보았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Stellar
    작성일
    09.12.10 22:46
    No. 2

    비평글 잘 읽었습니다.

    보잘 것 없는 비평글이라니요? 요점을 잘 잡아주신 훌륭한 글이었습니다.

    제가 걱정했던 부분들을 너무 콕콕 집어주셔서 움찔움찔할 정도였어요^^

    특히 프레이르의 행동에서 위화감이 느껴진다고 하신 부분은 읽으면서 제 속이 들여다보인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귀중한 시간 쪼개서 비평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더욱 좋은 글을 써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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