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강유한
작품명 : 열망
출판사 : 스카이미디어
일단 열망은 3권까지 봤습니다. 꽤 오래 전에 본 것이라 기억이 정확하지 못할수도 있습니다.(이하 존대말 안쓰겠습니다. 양해를^^)
열망은 처음 1권은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보았던 글이다.
사실 복수극이란 것, 영화건 소설이건 지금까지 수백년동안 수도 없이 써먹은 고리타분한 내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잔혹한 복수극을 보면 왜인지 가슴이 설레인다.
차마 말로 할수 없는 크나큰 원한을 가진 주인공.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던진다는 설정.
(대체로) 냉혹무비한 성격.
거대한 배경을 지닌 적의 등장.
통쾌한 전개와 복수의 완성.
잘된 복수극들을 보면 멋지다는 느낌이 든다.
열망 역시 1권을 보면서 가슴이 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2권과 3권으로 가면서 점점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주인공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기때문이다.
주인공은 계속해서 뇌까린다. 심지어 다른 이들에게도 거리낌없이 자신의 신조를 말해준다.
내 앞을 가로막는 놈은 적이다. 적은 죽인다. 내게 칼을 먼저 들이대는 놈은 반드시 죽인다. 후환이 있을것 같은 놈은 아예 삭초제근해버린다.
그러면 글을 읽는 독자는 주인공에 대해서 무언의 기대를 가지게 되는것이다.
'아 저놈 거치적 거리는건 뭐든지 썰겠구나. 뭔가 통쾌한 활극을 펼치겠지.'
그런데 이 주인공이 미적거리기 시작한다. 분명히 뒤탈이 있을거 같은 비열한 놈인데 겁만줘서 쫓아버리고, 이리재고 저리재고 하면서 먼저 자신을 죽이려고 대든 놈들을 살려주기 시작한다. 배경을 봐서 아직 저기랑 충돌하기는 곤란하지 하면서 살려주고, 저놈은 좀 써먹어볼까 하면서 살려주고 이리저리 다 살려준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나는 냉혹하다. 내게 칼을 들이댄자는 죽는다.' 하고 계속 중얼거린다.
바로 이점이 문제이다. 사실 주인공의 행동은 합리적이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때는 분명히 옳을수도 있을것이다. 거대한 적을 상대하자니 이리저리 지금 당장은 타협해야할 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것자체가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이다.
차라리 주인공의 성격을 냉정하고 치밀한, 복수를 위해서라면 속에 칼을 물고 있을 지언정 앞에서는 웃는 그런 성격으로 그렸다면 오히려 저런 행동을 보면서 '오, 뭔가 큰 그림을 그리는군.'하는 기대를 보일수도 있었을텐데.
초기에 보이는 언행을 통해 통쾌함을 기대하면서 보는 독자의 입장에선 점점 답답하다는 느낌이 커진다. 글이 진행되면 될수록, 주인공이 치밀하게 무언가를 꾸며갈수록 답답함은 늘어만간다.
처음에 주인공이 말한 그대로 적이라고 생각이 들면 배경같은거 상관없이 싹 쓸어버리는 그런 타협없는 전개가 아니고 이리저리 따지고 하는것 자체가 벌써 피곤하다.
물론 후반부에 가서 무언가 시원한 전개가 기다리고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2권과 3권 즉 책 2권의 답답함을 참고 견디면서 다음권을 볼 독자가 얼마나 될까.
이것은 강유한님의 명백한 실수라고 생각한다.
ps. 사실 이런류의 답답함을 느끼는 글은 꽤 된다. 통쾌한 전개를 은연중에 기대하게 해놓고는 미적거리는 글들, 초반과 중반이후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져서 독자가 적응하지 못하고 지치게 하는 글들, 독자를 배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패작이라고 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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