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그니시스
작품명 : 리셋라이프
출판사 :
방금 리셋라이프를 다 읽고, 감상 겸 비평(감상이라 생각하지만,
문피아 방침을 고려해 비평란에;;)을 한다.
지나간 삶이 어느 순간부터 다시 시작된다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환상'이다. 이 '환상'은 종종 이색적인
소재로 쓰이곤 하는데, 리셋라이프도 그러한 작품 중에 하나이다.
리셋라이프의 진행은 어찌보면 평이하다. 리셋된 삶, 이전의
기억을 바탕으로 현재를 자신이 원하는데로 조작한다는 이야기
구조. 하지만, 난 리셋라이프에서 작가 이그니시스의 가능성 몇가지를 발견했다.
그 중 가장 눈여겨 봐야 할것은 소재의 활용.
리셋라이프를 다 읽고, 내가 굳이 문피아란 공개적 장소에 이 비평을 올리게된 결정적 이유이자, 이그니시스란 작가의 '가능성'에 대해 논하게된 까닭이다. '리셋라이프'란 소재 자체는 대단히 특별한 소재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재를 사용하는 많은 작품들이 용두사미식 결말을 내보이고 있다. 처음엔 '리셋라이프'이지만, 1권도 채 못가서 '이계영지물'에 가까워지고, 종래엔 일반 영웅물의 흐름을 밟는다. 아니면, 삶을 다 '안다'는 측면때문에 지나치게 유치해지고. 이 두 가지 현상은, 결국 작가의 역량이 소재를 제대로 활용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리셋라이프 역시 기본흐름은 유사하다. 그렇지만, 분명히 다른 측면도 존재한다. '리셋라이프'란 소재 자체가 글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사용된다. 극초반부를 제외한다면, 주인공의 '마음대로' 모든 상황이 흘러가지도 않는다. 주인공 이외의 '리셋'의 존재는 글이 지나치게 비약되고, 유치하게 않게 해주며, 무엇보다 긴장감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는, 이그니시스란 작가가 리셋라이프란 '멋진 소재'를 제대로 살려낼줄 아는 작가란 말이다.
덤으로, 필력이나 문장 역시, 아주 감칠맛이 나는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엔딩 역시 충분히 괜찮다,싶었고.. 적어도 자신의 글에 자신이 끌려다니진 않는다는 점은,
작가로써의 기본 소양은 확실히 갖춘 사람이란 뜻.
다만, 아쉬웠던 점도 존재한다.
초반부, 주인공이 리셋된 직후, 너무 적응이 빠른듯 싶다. 좀더
혼란스러워 하고, 부적응하는 측면을 보여줬어야 하는게 아닐까..
전장에서 단련됐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완전히 수긍하기엔 확실히 지나치게 적응도 빠르고, 글의 전개가 빠르다. 사실 이
부분에서 책을 덮어야 하나, 약간 망설이기도 했다.
두번째, 평행공간 어쩌고,, 이 부분의 설명. 물론 개연성, 논리성을
위해서라는건 알겠지만, 솔직히.. 난 이 부분 건성으로 넘어갔다.
그다지 어려울건 없는 이야기지만, 공들여 읽고 싶은 마음도 안
든다. 친절한 설명이 독이 되는 경우라 할까? 좀 더 줄이고,
쉽게 가도 좋았을꺼라 본다.
끝으로, 간단하게 요점만 말하면, 이그니시스란 작가는 미흡한 점도 제법 있지만, 소재를 '휼륭하게' 다룰줄 아는 작가라고 말하고 싶다. 그게 내가 이그니시스란 필명을 뇌리에 담는 이유이다.
사실, 이그니시스는 최근엔 비평란에선 그다지 좋은 평을 듣지 못하고 있는 작가이다. 물론 아직 네임벨류가 큰 작가는 아니기에, 이그니시스보단 '더 레드'에 대한 비평이지만..
개인적으론 좀 가혹한 평이 아닌가싶다. 말장난이 심하고, 어거지
성이다,,는 건 아직 4권을 못봐서 뭐라 말할수 없는 면이지만,
드래곤 고기의 개연성 문제는.. 그 정도면 충분한 설명이라고
본다. 애초에 '조금 황당한 설정'이 더 레드의 포인트인만큼,
그부분을 인정할수 없다는건,, 비평의 차원이 아닌 취향의 차이가
아닐까?
뭐, 이그니시스뿐만 아니라..비평란에서 씹히는 많은 작품들을
본다면, 개중엔 정말 수준 이하의 작품도 있지만, 가볍거나 상업적인 작품들도 상당히 많다.
물론,, 분명히 '양판소'라 불리우는 작품들은 아무리 특출나게
쓴다고 해도, 특정한 분위기를 가지고, 확실한 주제의식이 있는 '대가'의 작품들과 견줄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러한 작품엔 또 나름의 가치가 존재하는 것이고.. 그 가치와 작가의 의도를 감안해 평가해야지, 하나의 틀에 맞춰서 보는 비평은 의미가 퇴색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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