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토끼
작품명 : 곽가소사
출판사 :
부모님이 죽었다. 아직 어린 누나는 생각한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몸을 파는 일 뿐이다. 그렇게라도 안하면 어린 동생은 굶어 죽을 것이다. 싫다든가 어쩔 수 없다는 말은 필요없다. 그냥 동생을 바라볼 뿐이다.
시간이 흘렀다. 동생은 잘 커준다. 소소한 일상에 동생이 하는 행동이 그녀에겐 위안이다. 다만 그녀가 일하는 곳에 와서 악독한 호화사자놈에게 맞지 않았으면 한다.
어느날 신참 호화사자가 손님을 데리고 왔다. 그날따라 아이는 손님의 호의를 사 만두를 얻어먹고 있다. 그런데 그 악독한 호화사자놈에게 걸렸다.
그 놈은 아이가 거지같다고 싫어했다. 그래서 다시오면 죽인다고 으름장을 놓았었다. 그래서 오지말라고 했던 것인데.....
...
.......아마 그녀는 죽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보다 동생이 걱정이다. 머리를 제대로 맞은 것 같은데.... 떨리는 손으로 동생을 부여잡았다.
그 동안의 회한. 시궁창 같은 삶 속에서도 한 줄기 기쁨이 되었던 동생. 모든것이 뒤죽박죽 떠올라 눈물로 흘러내렸다. 더이상 동생과 같이 있을 수 없는 현실도........
떠돌이 왕삼. 흘러흘러 어느덧 악양까지 이르렀다. 꿈도 없고 이루어 놓은 것도 없지만 능글능글한 성격이 앞으론 잘 될거라는 괜한 자신감을 준다. 객잔에 갔다. 음식을 시키고 이리저리 둘러보니 혼자 자작하는 놈이 보인다. 말을 섞다보니 호화사자란다. 잘 구슬려서 만락원이라는 곳에 갔다. 허름한 모습에 실망했지만 어쩌랴 그나마 회포를 풀 돈도 넉넉치 않은 것을. 기다리다보니 왠 조그만 녀석이 보인다. 조그맣고 지저분한 모습에 왠지 눈길이 간다. 게다가 오늘 같이 지낼 여자의 누이랜다.
눈이 번쩍 뜨인다. 이거야 원 호박도 감지덕지일련만 이런 미인이라니. 게다가 아이를 잘 대해준게 좀 점수를 딴 것 같다. 괜히 웃음이 지어진다.
갑자기 풍경이 어긋나는 것처럼 상황이 급변한다. 순식간에 아이가 기절할 정도로 맞고 여자가 손찌검을 당할 판이다. 괜한 호기. 회포를 못 푼 아쉬움. 같은 것들이 떠 올랐지만 이건 아니었다. 누나앞에서 동생을 패다니. 저 조그마한 놈을. 그래서 나섰다.
문령. 누나와 살고 있는 아이. 세상에서 누나가 가장 이쁜 아이. 세상에서 누나가 가장 좋은 아이. 그런 누나가 자신을 부탁한 아저씨. 절대 헤어질 수 없는 아저씨.
그래서 너무 좋은 아저씨.
저는 곽가소사를 읽으면서-읽은지 꽤 됐지만.- 동화를 보았습니다. 아이의 순수함이 있는 동화. 그리고 무사라고 할 수 없는 사람이 행하는 협에서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아니 협이라고 할수는 없겠군요. 이미 가족이니.
문령과 왕삼은 여러고난을 겪습니다. 하지만 둘은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아파도. 솔직히 말해서 울 뻔 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군요.
이수영님 작품이후로 이렇게 필 받았던 작품은 거의 이게 처음이군요.
순수함에 그리고 인연의 절실함에 빠져 헤어나기 싫으신 분들은 찾아가십시요.
정연란 백토끼님의 곽가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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