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설 있으니 주의하세요)
박신호님의 글을 이번 기회에 접하게 됐습니다.
산동악가는 무협처녀작이라 들었는 데,
청룡장을 보는 듯한 진행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처음 3권 정도는 어색한 문체가 발목을 잡았는 데,
중반 이후에는 필력이 춤을 추더군요.
이 작품의 최고의 의문은 왜 제목이 산동악가냐는 겁니다.
처음에 태을궁을 탈출한 산동악가의 기재들이
산동악가로 돌아 갈 생각은 전혀없이 무림에서 활개를 칩니다.
물론 산동악가에 대한 소속감은 일절 없습니다-_-
주인공은 악삼인 데, 사실 주인공 치고 비중은 적습니다.
딱 청룡장의 소천 수준이랄까요?
악삼이 무식하게 강해지는 수순이 재밌긴 하지만
그 자신의 뛰어남 이외에 대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죠.
중반을 넘어가 후반에 이르면 이 소설의 제목이 산동악가인
이유에 대해 고심하게 됩니다.
결국 극후반에 이르러 한 인물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사실상의 주인공은 산동악가주인 악군청임이 밝혀집니다-_-
마지막 부분에 부하들의 묵념이 있죠.
가문 역사상 최고의 가주였다고;;;
즉 무림을 뒤흔든 사건의 시작과 끝이 악군청에 의해
주도되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의도하지 않았던 미끼들도
산동악가 출신이니 산동악가라는 제목이 타당하고도 남음을
알 수 있죠.
제목가지고 사기치는 면만 봐도 이 글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지막 마무리의
몰살이 안타까웠다는 거죠. 급하게 마무리지은 것 같진
않은 데, 굳이 거기서 등장인물을 죄다 몰살할 필요가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벌려 놓은 것들을 급하게 매장한
기분이 드니까 말이죠. 그래도 후회없는 작품이었습니다.
도편수는 산동악가와 분위기가 전혀 다르더군요.
가벼운 개그물이랄까요? 무협사상 최고의 먼치킨 레이스에
합류할 최강전설 유모의 존재가 작품에서 진지함을 느끼기
어렵게 만듭니다. 애초에 진지한 작품은 아니지만;;;
긴장감이 없는 대로 시원시원한 진행이 마음에 듭니다.
산동악가와는 별로 세계관이 호환되는 것 같지 않더군요.
모순병기나 악무구 등이 약간 관계가 있는 것 같긴 하지만요.
산동악가와 마찬가지로 빠른 시간에 무지막지하게 강해지는
주인공과 내용과 상관없어 보이는 제목이 키포인트입니다.
주인공은 도편수가 목표라면서 전혀 공사판 일꾼 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냥 자기 편한대로 사는
인생이죠.
주인공 스승이라는 도편수 강계의 정체는 끝내 밝혀지지
않더군요. 묵가의 후예인 건 처음부터 알 수 있지만
유모가 궁금해하는 수련법과 무공등은 전혀 밝혀지지 않고
끝나네요;;;
또 한가지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주인공일행이 그림자 없는
탑으로 들어갈 때 합류하는 좌빙입니다. 왜 좌빙을 넣었는지...
짧은 시간 안에 주인공의 베필이 되기에는 당삼채의 그림자가
너무 큽니다. 만마의 세 안내인이 나오는 시점에서 주인공이
당삼채와 좌빙을 가늠질 하는 장면이 나오는 데요.
주인공이 당삼채를 놔두고 좌빙을 좋아할 이유를 알 수 없었죠.
그것도 꼬맹이를(납득 못하는 이유;;)
당삼채 하나에 쩔쩔매다 순식간에 양다리를 걸치는 뻔뻔함은
대체 용서가 안된다는ㅡㅡ+
제목이 도편수인 이유는 끝까지 모르겠더군요. 나중에 적무리를
싹쓸이하는 기관장치를 만들어서 도편수라면;;;
산동악가와는 다르게 아스트랄한 네이밍 센스입니다.
진짜 주인공은 유모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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