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항상(확실치 않음)
작품명 : 강호는 아름다워(문피아 연재시 '무남독녀')
출판사 : 북박스
가족이란, 강호란 말의 의미는 무얼까? 분명 유전자의 근접성, 복수 유혈이 난무하는 곳만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25년 경력의 무협애독자로서 여기 이 한편의 글을 저 질문에 관한 답으로 추천드리고자 짧은 솜씨로 감상을 남겨 보고자 한다.
읽고 난 후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난 관계로 정확한 내용을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한가지만은 확실히 말을 할 수 있을것 같다. 이 요즘 추세와 역행하는 길지않은 5권의 글은 무협을, 강호를, 그 속에서의 가족을 보는 다른 시각의 따듯한 글이란 점이다. 가볍고 생각없는 무대포 주인공의 막나가는 깽판치기와 쓰잘데기 없는 언어유희만이 난무하는 글이나 자신만은 다르다며 똑같은 수준의, 모국어인 한국어 조차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소위 자칭작가들의 글이 판치는 한국의 장르문학계에서 이 글속의 두 주인공인 유빈과 연화는 시종일관 따듯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역경에 굴하지 않고 두 사람 나름의 행복을 추구해 나간다. 사파제이(제일도 아니고)의 문파의 소문주로 태어났으나 머리가 모자란 주인공 유빈이는 아버지의 욕심으로 금지됐고 부작용이 심각한 심법을 익혔으며, 연화는 그런 유빈의 엄마를 친엄마로 여기고 남매로 살아간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복수, 배신, 음모로 점철된 전통적인 무협의 주 소재와도, 말장난, 깽판, 어거지 유머를 위한 엉터리 현대어가 짬뽕된 근래 무협의 주 소재와도 근본을 달리한다. 무림도 사람사는 세상이고 세상은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장소란 것을 두 사람은 주위의 험난한 환경속에서 즐겁게 지내며 독자에게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으며, 심지어는 주인공의 하나인 연화의 죽음마저도 그 후 그것을 받아들이는 유빈의 태도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연화란 묘사로 어둡지 않게 표현한다. 문장의 완성도와 글의 내용상에서의 약간의 어설픔 조차도 글 전체를 관통하는 분위기가 우리 독자의 입가에 약간의 미소를 떠오르게 하며 신경 안써도 될 사소함으로 치부할 수 있게 만들고, 표지에 써있는 무협의 말아톤이란 말에 수긍할 수 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새로운 소재란 주인공이 차원의 벽을 넘어서고 그 전까지의 어떤 무인보다도 강해서야 비로소 독자들에게 받아들여 지는것이 아니란 느낌을 내게 준 이 글을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문피아의 여러 제현께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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